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개막전에서는 전반 30분 만에 멀티골을 기록한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바흐체 SK)의 대활약에 힘입어 에콰도르가 2-0으로 승리했다. 한편 이번 대회 전까지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카타르는 개막전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패하면서 92년 동안 이어진 개최국 첫 경기 무패행진이 깨지게 됐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조별리그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저녁 7시와 10시, 그리고 다음날 오전 0시와 4시에 편성돼 있다. 오전 0시와 4시 경기가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카타르와 한국의 시차가 6시간이기 때문에 한국의 축구팬들이 월드컵을 시청하기엔 크게 부담이 없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새벽 시간은 물론이고 출근이나 등교를 해야 하는 아침과 오전시간까지 빼앗기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큰 국제대회가 열리면 각 지상파 방송국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중계진을 구성해 현장에 파견한다. 특히 월드컵은 축구라는 단일 종목만 치러지고 경기마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은 채널에는 높은 단가의 광고가 붙게 마련이다. 그리고 각 방송국들의 월드컵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르는 재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BS] 벤투호 경험했던 구자철 해설위원
 
 KBS 월드컵 방송 중계진

KBS 월드컵 방송 중계진 ⓒ 화면캡쳐

 
KB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월드컵 3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초롱이' 이영표를 해설위원으로 초빙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MBC의 안정환과 송종국, SBS의 차범근 해설위원이 비해 지명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스페인의 몰락과 브라질의 대패 등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문어영표'로 이름을 날렸다. KBS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 했지만 2021년 강원FC의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해설위원 자리를 떠났다.

이에 KBS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제주 유나이티드FC의 구차철을 새로운 메인 해설위원으로 영입했다. 구자철은 지상파 3사의 월드컵 메인 해설위원 중 유일한 현역선수이면서 가장 나이(만33세)가 젊다. 또한 지난 2019년 UAE에서 열린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손흥민(토트넘 핫스퍼FC)을 비롯한 대표팀의 핵심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봤다. 현재 한국팀의 느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해설위원이라는 뜻이다.

'초보 해설위원' 구자철의 부족한 경험은 2006년부터 KBS와 KBS N 스포츠 채널에서 10년 넘게 해외축구 해설을 맡고 있는 한준희 해설위원과 작년 도쿄 올림픽의 메인 해설위원을 경험했던 조원희 해설위원이 나선다. 해외축구에 대한 한준희 해설위원의 해박한 지식과 30만 유튜버이기도 한 조원희 해설위원의 친근한 해설은 마니아 팬들과 라이트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S는 TV매체와 친하지 않은 젊은 층을 겨냥해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이스타TV'와 콜라보를 해 월드컵의 다양한 정보와 이야깃거리들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FC의 오랜 팬이자 20만 유튜버인 '이수날' 정이수가 KBS의 리포터로 현지에 파견돼 카타르 월드컵의 생생한 열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MBC] 김성주-안정환 콤비의 마지막(?) 월드컵 
 
 MBC 월드컵 방송 중계진

MBC 월드컵 방송 중계진 ⓒ 화면캡쳐

 
MBC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중계콤비이자 <아빠,어디가?>와 <냉장고를 부탁해> <뭉쳐야 찬다> 등 여러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을 함께 했던 김성주-안정환 콤비가 8년 만에 월드컵 중계를 맡았다. 특히 김성주 캐스터는 MBC아나운서 시절이던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프리랜서로 참여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통산 4번째로 월드컵 중계에 참여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지난 2014년부터 햇수로 9년째 MBC해설위원을 역임하며 여러 국제대회를 중계했던 안정환 해설위원의 마지막 월드컵 중계가 될 전망이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면 내년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실제로 안정환 해설위원은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P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할 25명에 포함됐다(P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으면 프로구단과 대표팀 감독을 모두 맡을 수 있다).

2006년까지 MBC ESPN 채널에서 해외축구를 해설하다가 SBS와 TV조선,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서 해설을 이어오던 박문성 해설위원도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친정' MBC에 복귀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미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안정환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했고 대회기간 동안 주요경기들을 중계할 예정이다. 여러 종목을 넘나들며 주요경기를 중계해 온 MBC의 터줏대감 김나진 캐스터도 이번 월드컵 중계에 참여한다. 

KBS가 유튜브 채널 '이스타TV'와 콜라보를 하는 것처럼 MBC 역시 박문성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달수네 라이브' 채널과 콜라보를 하면서 월드컵 기간 동안 열리는 주요경기들의 분석과 함께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110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여행유튜버 곽튜브도 카타르월드컵에서 MBC의 공식리포터로 활동하며 월드컵의 다양한 재미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SBS] 배성재-박지성 콤비의 두 번째 월드컵
 
 SBS 월드컵 방송 중계진

SBS 월드컵 방송 중계진 ⓒ 화면캡쳐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SBS의 월드컵 메인 캐스터로 활약했던 배성재 아나운서는 작년 2월 SBS에서 퇴사하며 프리를 선언했다. 흔히 아나운서가 퇴사를 하면 해당 방송국에 2~3년간 출연정지를 당하는 게 방송계의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스포츠 중계에서 워낙 비중이 컸던 배성재 아나운서는 퇴사 후에도 계속 SBS에서 주요 대회의 중계를 맡았고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메인캐스터로 참여한다.

SBS는 지난 월드컵에 이어 '해버지' 박지성 해설위원이 메인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초보 해설위원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독일전 승리를 예측하는 등 날카로운 시각을 보였던 박지성 해설위원은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더욱 노련하고 여유로운 해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SBS 축구해설의 터줏대감 장지현 해설위원과 JTBC에서 세 시즌 동안 해설을 맡았던 현영민 해설위원이 참여한다.

SBS가 내세운 이번 월드컵의 히든카드는 바로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다. 올 시즌 K리그에서 35경기에 출전해 14골 3도움으로 부활을 알렸던 이승우는 대표팀 탈락의 아쉬움을 털고 이번 월드컵에서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뛰어난 실력 만큼이나 거침없는 입담으로도 유명한 이승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어록을 남길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가 이광용과 이재후, MBC가 김성주와 신승대, 김나진 등 베테랑 캐스터들을 대거 투입하는 데 비해 SBS는 배성재 캐스터를 제외하면 중계에 특화된 캐스터가 부족한 편이다. 이에 해외축구팬들에게 익숙한 SBS스포츠의 이재형 캐스터가 합류하면서 부족한 경험을 메울 예정이다. 여기에 e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리포팅 경험이 풍부한 곽민선 아나운서가 월드컵 기간 동안 SBS의 리포터로 활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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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시청률 경쟁 구자철 안정환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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