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가 개막전에서 카타르에게 월드컵이 어떠한 무대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에콰도르가 21일 새벽(한국시각)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2022 카타르 A조 조별리그 1차전 카타르와의 개막전에서 2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에콰도르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향후 일정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내내 주도한 에콰도르, 주인공이 된 에네르 발렌시아
에콰도르의 일방적인 경기흐름이 진행됐다. 전반 5분을 기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에콰도르는 강한 전방압박과 짜임새 있는 경기운영, 속도감있는 역습을 펼치면서 카타르에게 한 수 가르쳐줬다.
여기서 주인공은 에네르 발렌시아였다. 전반 4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면서 아쉬움을 남긴 그는 전반 15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득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0분 상대 패스를 차단시킨 뒤 진행된 에콰도르의 공격기회에서 프레시아도의 크로스를 받아 그대로 헤더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에 2골차 리드를 안겨줬다.
발렌시아의 득점은 에콰도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전까지 3골로 아구스틴 델가도와 함께 에콰도르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을 갖고있었던 그는 이날 멀티골에 힘입어 5골로 최다득점 기록 1위로 올라서게 됐다.
무엇보다 발렌시아는 부상을 안고서도 후반 25분까지 활약을 펼쳤다. 전반 막판 상대 수비와의 볼 경합과정에서 무릎이 꺾이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던 그는 후반전에도 투입되어 활약하는 투지를 선보이면서 팀이 승리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실망감 안긴 카타르, 월드컵의 중압감 극복 못해
개최국 카타르는 2022 월드컵을 앞두고 적극적인 귀화 정책과 60여 차례가 넘는 A매치를 소화하며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면서 이번 월드컵에 대한 준비를 완벽하게 해나갔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카타르는 기대가 아닌 실망감을 가득 안겨줬다. 역대 첫 번째 월드컵을 치른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카타르는 경기 내내 에콰도르의 강한 전방압박과 기동력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그간 손발을 맞춰왔던 조직력도 문제를 드러냈다. 잦은 패스미스로 인해 쉽게 볼 소유권을 내준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을 들였던 수비조직력 역시 에콰도르의 빠른 역습 속에 쉽게 와해되면서 허무하게 2골을 내주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카타르 입장에선 그나마 후반전 문타리와 아피프가 위협적인 슈팅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단 한 번도 유효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실속이 떨어지는 공격을 펼쳤다. 에콰도르전 패배는 카타르의 향후 일정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에콰도르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세네갈, 네덜란드를 상대해야 하는 카타르는 전력차이를 유감없이 보인 가운데 선수들의 자신감까지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보단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
한편 카타르의 패배로 지금까지 이어져오던 개최국의 첫 경기 무패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안 좋은 의미에서 카타르 월드컵은 개막전부터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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