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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권 작가가 펴낸 책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북루덴스).
 백승권 작가가 펴낸 책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북루덴스).
ⓒ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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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을 때 목차와 서문을 먼저 유심히 살펴본다. 책에 따라서는 본문을 읽기 전에 후기(에필로그)를 먼저 보기도 한다. 그건 나의 습관이기도 하고, 취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루틴에 변화가 생겼다. 흔히 출판계에서 '표4'라고 얘기하는 책의 맨 뒤쪽에 실린 추천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건 저자는 물론 추천인들과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다른 이유는 책을 읽고 난 뒤 다시금 추천사를 보고 전후의 느낌을 비교해보고 싶어서다. 역시, 전후의 느낌이 다르지 않았다.

"백승권 작가는 말과 글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다. 농부에서 대통령의 글을 쓰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두 딸의 말과 글을 가르치는 아빠에서 우리나라 직장인의 대표 글쓰기 코치로 자신의 삶을 일궈왔다. 이 책은 10년 넘게 글쓰기 강의를 해오며 터득한 읽기, 쓰기, 말하기의 방법과 지도 요령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강원국 (작가) 

"아이들의 독서와 글쓰기 지도에는 오랜 관행이 있다. 관행은 어른의 선입견에서 비롯된 잘못된 부분도 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부분도 있다. 이 책의 참신함은 과감한 배제에 있다. 실용 글쓰기의 대가답게 저자는 어린이의 독서와 글쓰기 교육에서도 이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철저히 무시한다."|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는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거나 멋진 말로 근사한 주장을 하는 대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생활하면서 주도적으로 독서하고 글을 명확하고 재밌게 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자녀교육 지침서라고만 하기에는 아깝다. 나를 위한 책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녀가 있는 부모와 교사에게 강권한다."|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고정관념을 철저히 무시한 참신함"

백승권 작가의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북루덴스)를 읽고 난 뒤 내 소감도 그랬다. "말과 글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 백승권의 경험", "어린이의 독서와 글쓰기 교육에서도 이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철저히 무시한 참신함", "자녀교육 지침서라고만 하기에는 아까운 나를 위한 책"이라는 추천사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의 2/3쯤 되는 163p까지 정독했고, 나머지 1/3은 대충 훑어봤다. 그리고 이 글을 쓴다. 내게 이런 자신감을 준 건 '독서의 역발상 - 다독, 완독, 순차독에서 벗어나기'라는 작가의 조언에 힘입어서다. 서평이라는 것도 반드시 정독, 완독을 한 뒤에야만이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하나의 강박이고, 여기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오랜 기간 실용 글쓰기 강의를 통해 단단하게 다져진 백승권의 실전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이다. 실전 경험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빛을 발했다. 본인의 자녀교육 성공·실패담을 이야기할 때는 바로 앞에 앉아서 듣는 듯 친근했다. 알맹이 없이 겉만 빤지르르한 실용서와의 달랐다.

이 책의 매력은 틀에 박혀 있거나 고리타분한 계몽의 덫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드시'라는 강박이 없는 대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 해보니 좋았다'며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기도 있다.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 마침표(.)가 아닌 쉼표(,)의 가치를 더 존중하는 방식이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목차와 내용도 '실용적'이다. 다섯 개의 장이나 각 장의 소주제 항목별로 관심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큰 무리가 없다. 반드시 순차적으로 진도를 빼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는 구성이다. 이는 저자의 다양한 독서 방법 지론과도 맞닿아 있다. 

게다가 각 항목 맨 앞(리드)에는 핵심 포인트를 한 문단으로 정리해놔서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이책을 절반 가량 읽고난 뒤 각 항목별 서두에 있는 핵심 포인트만을 따로 읽고 정리해봤다. 본문을 읽기 전에 그 부분을 먼저 곱씹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 설계도면 같이 이 책의 아우트라인을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딸은 이렇게 천천히 읽으니 언제 이 책을 다 읽을까 하는 강박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넓게, 깊게 가지를 뻗어가며 책을 읽으니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고 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주로 SNS를 할 때 사용했는데, 이렇게 독서를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보조 수단으로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다는 반응이었습니다." (53p, 주도성 독서1-슬로리딩, 이야기 바꾸기)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최대한 Showing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상적인 의견보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말하고, 평가하기보다는 관찰한 정보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예, 아니오'로 답을 할 수밖에 없는 닫힌 질문을 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 육하원칙으로 묻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합니다." (126p,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백승권+유재석 "좋은 글은 질서가 있다"

백승권 작가는 지난해 6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문서의 신' 편에 출연했다. 그는 진행자 유재석 씨에 대해 "상대방의 작은 이야기를 받아 아주 크게 되돌려주는 놀라운 재주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승권+유재석의 합작품으로 나온 게 "좋은 글은 질서가 있다"는 카피였다. 그걸 오마주한다면 "좋은 책에는 화두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다.

글쓰기와 말하기는 '동전의 양면'이다. 이 둘은 '소통'과 '설득'이라는 공통된 열쇠말을 갖고 있다. '소통'과 '설득'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관찰'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 바탕에 애정이 깔려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게 없다. 그건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어야 한다.  

백승권 작가의 전작 글쓰기 책들을 읽어보면, 아낌없이 '영업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전에 한번 그에게 농반진반 물어봤다. '그렇게 영업 노하우를 다 공개하면 정작 본인의 장사 밑천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그가 웃으면서 답했다. "사람들이 글쓰기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 잘 쓰게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냐"고. 그리고 "그것에 자극받아서 내가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고. 이 책도 그런 책이다.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 -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백승권 (지은이), 북루덴스(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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