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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세상에서 잠시 기분전환 할 수 있는 재미난 곤충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 맞춘 흥미로운 이야기이므로 얘깃거리로 좋습니다. [기자말]
1987년 FOX 뉴스에서 첫 방영된 애니메이션 심슨가족(The Simpsons)은 블랙 유머를 곁들여서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을 풍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33시즌이 방영된 미국인의 국민 만화이며 대한민국에서도 전파를 탄 적이 있으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글쓴이는 호머 심슨의 무책임하면서도 무심한 삶이 부럽기도 해서 재밌게 봤다.

심슨 가족에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마이클 잭슨 등등 당대를 살아가는 미국의 유명인사들이 등장한다. 또한, 세계 각국의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풍자를 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하고 토니 블레어다. 캐릭터 중 한명인 몽고메리 번즈는 원자력 발전소의 주인으로서 탐욕스런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심슨가족의 배경이 되는 스프링필드의 최대 자본가이자 와스프(WASP)로서 보수적인 공화당을 지지한다. WASP는 전통적인 미국의 주류 지배층을 말한다. 앵글로-색슨 계열의 백인으로서 개신교를 믿는다는 'White Anglo-Saxon Protestants'의 머릿글자다.
 
땅벌류에 쏘이면 하루 정도 아픔이 지속된다.
▲ 참땅벌. 땅벌류에 쏘이면 하루 정도 아픔이 지속된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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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의미로 와스프는 말벌을 뜻하기도 한다. 여러 번역서를 읽다 보면 역자가 곤충에 관한 지식이 빈약하여 엉뚱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서 혼동이 되고는 한다. 이 기회에 알아두자. 영어권에서 두루 통용되는 말벌의 일반명이 wasp인데 주로 몸집이 작은 땅벌류를 지칭하고 덩치가 큰 말벌은 따로 호넷(Hornet)이라고 부른다.

뒤영벌과에 속한 꿀벌 종류는 'bee'라고 칭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법학교 교장인 덤블도어(Dumbledore)는 호박벌의 옛 이름이다. 변신 로봇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Bumble bee)도 뒤영벌속 호박벌을 뜻한다. 어리호박벌은 목수벌(carpenter bee)인데 죽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집을 짓기 때문이다.

쌍살벌은 종이처럼 얇고 가벼운 벌집을 만들기에 paper wasp(종이집벌) 라고 한다. 거미를 잡는 대모벌은 spider wasp(거미잡이벌), 호리병벌은 potter wasp(옹기장이벌). 땅굴을 파고 둥지를 꾸미는 나나니벌은 sand wasp(모래파기벌). 그 외에 인간하고 관련이 많은 종은 따로 이름을 붙인다. 땅벌은 yellow jacket(노랑줄무늬벌), 가위벌은 식물의 잎을 잘라서 보금자리를 지으므로 leafcutter(잎베기벌). 화려한 금속성 외관을 가진 청벌류는 jewel 혹은 emerald wasp(보석벌) 라고 칭한다.

장수말벌은 오직 땅굴 속에만 집을 짓는다

사람은 잘 모르는 대상에 관해서는 숭배 아니면 공포로 반응한다. 보통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말벌이 그렇다. 건물의 처마 밑에 흔하게 집을 짓는 벌이 쌍살벌 종류로서 말벌로 착각한다. 119에 신고되어 제거되는 벌집의 상당수가 쌍살벌류다.
 
드물지만 침에 쏘이면 20분 정도 아픔이 지속된다.
▲ 왕바다리(쌍살벌의 순우리말로서 "뻗은다리"를 뜻함). 드물지만 침에 쏘이면 20분 정도 아픔이 지속된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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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바다리를 포함한 쌍살벌은 사람에게 위협적인 종이 아니다. 가까이 접근해도 건드리지만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없으니 필요 이상으로 겁먹지 않아도 된다. 설사 침에 쏘였더라도 20분 정도면 통증이 사라진다.

주의해야 할 대상은 말벌이며 한 방 쏘이면 삼일 정도 아픔이 지속된다. 말벌류(등검은말벌, 장수말벌, 땅벌 등)는 대개 땅 속이나 건물의 지붕 밑에 집을 짓는다. 어둡고 사방이 막힌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수액을 마시며 다른 곤충을 쫓아내고 있다.
▲ 장수말벌. 수액을 마시며 다른 곤충을 쫓아내고 있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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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벌은 썩어 가는 나무 속이나 빗물과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바위 아래, 수풀이나 나뭇가지 밑에 둥지를 만든다. 보통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장수말벌은 오로지 땅굴 안에 보금자리를 잡으며 추석을 전후로 가장 공격성이 강해진다.

한편, 2019년에 환경부에 의해서 생태계교란종으로 등록된 등검은말벌은 중국 남부 저장성 일대가 원산지다. 양봉꿀벌을 잡아먹기 때문에 사람에게 간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종이다. 벌집 안으로 침입하지는 않고 입구 주위를 맴돌며 꿀벌을 한 마리씩 낚아챈다.

녹지공간이 점점 줄어들면 토종 말벌류는 감소하고 도심 적응력이 뛰어난 등검은말벌이 늘어날 수 있어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2003년에 부산에서 첫 보고가 되었고 이후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되며 일본으로도 넘어갔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스페인에 이어 터키와 발칸반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119에 신고되어 제거되는 말벌집의 대다수가 등검은말벌이다.
 
꿀벌 주위를 날아다니며 한 마리씩 낚아 채 잡아먹는다.
▲ 등검은말벌. 꿀벌 주위를 날아다니며 한 마리씩 낚아 채 잡아먹는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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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말벌 중에서 등검은말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49%에서 지난해 72%로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같은 기간 말벌은 19%에서 5%로, 장수말벌은 11%에서 8%로 줄었다.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면 미국으로 간 우리나라의 장수말벌은 양봉농가의 골치아픈 존재로 등극해버렸다. 2019년에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장수말벌은 현지에서 '아시아거인말벌(Asian giant hornet)'로 불리우며 천적이 없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한국우취연합의 월간 우표에도 같이 등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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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를 펴냈다. 컨택은 O|O.3EE5.28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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