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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과 16일 강원지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강원도 내 A 고등학교 B 교사가 최근 급식 봉사 담당 학생 30여 명에게 학교 중앙 현관 앞에서 이른바 '엎드려뻗쳐'라는 체벌을 가했다. 언론들은 체벌을 받는 학생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체벌 장면을 지켜보던 학생들이 학교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사진을 올렸고, 국민신문고에도 고발했다. 논란이 일자 학교는 해당 교사를 시청과 경찰에 아동 학대로 신고했으며, 교육청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교육과 폭력 구분 안 하고 양비론?
 
강원도 내 A 고등학교 B 교사가 급식 봉사 담당 학생 30여 명을 학교 중앙 현관 앞에서 이른바 ‘엎드려뻗쳐’라는 체벌을 했다.
위는 11월 16일 강원도민일보 관련 기사 제목이다.
아래는 11월 16일 강원일보 관련 기사 제목이다.
▲ 교사의 학생 체벌을 다룬 강원 지역 일간지 기사 강원도 내 A 고등학교 B 교사가 급식 봉사 담당 학생 30여 명을 학교 중앙 현관 앞에서 이른바 ‘엎드려뻗쳐’라는 체벌을 했다. 위는 11월 16일 강원도민일보 관련 기사 제목이다. 아래는 11월 16일 강원일보 관련 기사 제목이다.
ⓒ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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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8항은 "지도를 할 때에는 …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 즉 체벌은 '지도'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지도'라는 표현이 교육적으로 적절하지는 않지만, 법령에서 '지도'는 '교육'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8항은 체벌을 '지도', 즉 교육이 아니므로 학교에서 할 수 없는 행위라는 규정한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⑧
"학교의 장은 … 지도를 할 때에는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ㆍ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강원도민일보 11월 16일 기사는 제목 "얼차려 지시한 교사·신문고 고발한 학생"에서 알 수 있듯이 명백한 교사의 법령 위반 행위를 교사와 학생 모두의 잘못이라는 '양비론'으로 접근했다.

제목 앞에 붙어 있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표현은 양비론을 강화하며 이 사안을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고 있다. "교육현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라는 문장 다음에 나오는 아래 기사 내용은 오히려 교사 행위를 두둔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얼차려를 두고 "시대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지만 "교육차원에서 훈육은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원도민일보 11월 16일 기사 일부)

무엇보다 강원도민일보는 양비론을 택하면서도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를 공평하게 싣지 않았다. 이 기사에 나오는 인터뷰 대상자는 강원교총 회장,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 해당 교사 세 명이다. 학생의 직접 목소리는 사라졌다.

강원교총 회장은 "교사들의 지도권과 교육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활지도법'이 입법절차를 통과할 필요가 있다"라고 교사 편을 들었다.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의 아래 인터뷰는 언뜻 보면 객관적인 견해를 밝힌 것처럼 보이지만, 잘못된 사실에 기초한 교사 편들기다.
 
"얼차려를 준 것이 시대착오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교사의 지도행위를 형사대상으로 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11월 16일 기사 일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 ⑧항은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지도'라고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도행위를 형사대상으로 고발하는 것"이라는 말은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기사에서 인용된 해당 교사가 사용한 '지도'나 '벌'이라는 말도 법령의 취지나 내용과 매우 거리가 멀다.
 
"학생들의 중심이 되는 반 대표들 조차 지시를 듣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아이들이 교사 지도를 따르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다같이 잘하자는 취지로 엎드려뻗쳐를 1분 정도 시켰다 … 벌을 주려던 것은 아니었다." (강원도민일보 11월 16일 기사 일부)
 
하루 전인 11월 15일 강원도민일보 관련 기사 제목은 "강원지역 A고교 '급식봉사 미흡' 이유로 학생 집단 얼차려 물의"였다. 학교장과 교육청 관계자의 '교권'에 대한 걱정이 담긴 인터뷰도 있었지만, 해당 A고 학생의 인터뷰도 실렸다. 그런데 하루만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기사가 지면을 채웠다.
 
"A 고교의 한 학생은 "학교 분위기가 강압적이고 일방적이며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얼차려를 실시한 교사는 학교생활에 많이 관여한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학교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11월 15일 기사 일부)

강원지역 양대 유력 종합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강원일보 기사가 이 사건을 대하는 방식도 강원도민일보와 다르지 않다. "'과하다' VS '아동학대'…강원지역 고교 '얼차려' 논란"이라는 제목은 드러내놓고 양비론을 내세웠다.

이 기사는 관련 법령 내용을 소개하며 "법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이다"라고 규정하기는 했다. 그러나 기사의 주 내용은 제목과 같이 양측의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기사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확산되자 지역사회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교사의 행위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 비교적 교사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원일보 11월 16일 기사 일부)
"A고교에는 이날 "이 정도도 못하면 학교가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느냐" 학부모들의 격려 전화가 온종일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교권 침해 사례가 빈번해지고 그 강도도 높아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원일보 11월 16일 기사 일부)
 
또 다른 문제, 학생들이 왜 급식 당번을?

언론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다. 교사 체벌 과정이다. 30여 명의 학급 반장과 부반장 학생들이 급식 당번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왜 급식 당번을 학생들, 더구나 학급 대표로 학생들이 뽑은 반장과 부반장이 해야 하는가? 대체로 고등학교에서는 급식 시간 학생 질서 유지를 위한 특별한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만약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왜 학생들에게 '봉사'라는 이름으로 하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학생은 배우는 사람이지만, 사람이다. 학생을 포함한 학교 안 구성원 모두는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여야 한다. 학생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참아야 하고,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은 없다.

더구나 학교는 서로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더 많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도'하고 '통제'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덧붙이면, 교육 관련 법령과 학교 현장에서 '지도'라는 말 대신 '교육'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언론이나 사회에서도 '얼차려', '군기' 등 없어도 될 말은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말과 함께 그 말이 가리키던 행위도 바뀌거나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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