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가 적지에서 GS칼텍스를 완파하고 1라운드를 4위로 마쳤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25-20,25-20)으로 승리했다.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부상으로 1세트 중반에 교체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게 2-3으로 패했던 인삼공사는 GS칼텍스를 상대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6위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3승3패).

인삼공사는 이날 이소영이 54.17%의 성공률로 13득점을 올렸고 박혜민과 한송이가 각각 57.14%와 66.67%의 성공률로 나란히 6득점을 기록하는 등 58.97%의 팀 공격성공률로 GS칼텍스를 압도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현대건설전에서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3위 기록인 56득점을 퍼붓고도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는 이날 58.97%의 성공률로 26득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50득점 23회 기록 중 인삼공사가 11번
 
 지난 시즌 AI페퍼스에서 활약했던 엘리자벳은 이번 시즌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AI페퍼스에서 활약했던 엘리자벳은 이번 시즌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됐다. ⓒ 한국배구연맹

 
역대 V리그 여자부에서 한 선수가 50득점 이상을 기록했던 경기는 지금까지 총 23번 나왔다. 역대 토종선수의 한 경기 최다득점이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양효진(현대건설)이 함께 가지고 있는 40득점이니 50득점 이상의 기록은 모두 외국인 선수가 세웠다는 뜻이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지금까지 한 경기에서 50득점 이상 기록했던 23번 중에서 45.8%에 해당하는 11번을 인삼공사 선수가 달성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인삼공사는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공격비중이 상당히 높은 팀으로 꼽힌다. 실제로 역대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들 중 50득점 이상 기록했던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의 명단을 보면 V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몰빵' 또는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선수들이다.

지난 2011년 2월 24일 흥국생명전에서 53득점을 기록하며 인삼공사에서 처음으로 50득점의 포문을 열었던 콜롬비아 출신의 거포 마델레이네 몬타뇨는 인삼공사에서 세 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4번이나 50득점 경기를 만들었다. 인삼공사는 몬타뇨가 활약하던 시절에 V2와 V3를 달성했지만 2011-2012 시즌의 세 번째 우승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삼공사의 마지막 챔프전 우승으로 남아있다.

몬타뇨 이후에는 두 시즌 동안 활약했던 조이스 고메즈 다 실바가 또 다시 엄청난 혹사에 시달리며 4번에 걸쳐 50득점 경기를 만들었다. 2015년 10월 14일 흥국생명전에서는 왼손잡이 공격수 헤일리 스펠만이 51득점을 기록했고 헤일리는 2015-2016 시즌 27경기에서 776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2015-2016 시즌 7승23패로 최하위에 머물며 헤일리의 고생이 보람을 찾지 못했다.

2018년 1월 13일 도로공사전에서는 알레나 버그스마가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56득점을 기록하는 엄청난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2017-2018 시즌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고 2018-2019 시즌엔 최하위로 추락했다.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에 활약하며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발렌티나 디우프(부스토 아르시치오) 역시 작년 2월 26일 현대건설전에서 54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인삼공사 이적 후 1라운드 득점1위 질주
 
 엘리자벳은 최근 2경기에서 무려 82득점을 폭발하며 득점 부문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엘리자벳은 최근 2경기에서 무려 82득점을 폭발하며 득점 부문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 한국배구연맹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헝가리와 루마니아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엘리자벳은 10대 시절이던 2018년부터 헝가리 대표팀에서 활약한 아포짓 스파이커다. 192cm의 좋은 신장에 310cm의 스파이크 높이를 자랑할 정도로 운동능력이 좋아 V리그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신청할 때부터 일찌감치 1순위 후보로 꼽혔다. 그리고 신생구단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망설임 없이 전체 1순위로 엘리자벳을 지명했다.

하지만 AI페퍼스에서 엘리자벳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격을 전담하다 보니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신생구단인 만큼 동료들이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점도 아쉬웠다. 여기에 엘리자벳도 시즌 중 무릎과 팔꿈치에 부상을 당하면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결국 엘리자벳은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적은 득점(598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AI페퍼스를 떠나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은 엘리자벳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많은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인삼공사의 주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2승3패로 6위에 머무르며 하위권으로 밀렸다. 특히 지난 11일 현대건설전에는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 3위에 해당하는 56득점을 올리고도 야스민이 거의 뛰지 못한 현대건설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자칫 체력적인 부담이 오거나 사기가 꺾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엘리자벳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엘리자벳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15일 GS칼텍스전에서 무려 50%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58.97%의 성공률과 함께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2개를 곁들이며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6득점을 기록했다. 엘리자벳은 1라운드가 끝난 현재 193득점으로 2위 야스민(133득점)에게 무려 60점 차이로 앞선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엘리자벳은 1라운드 6경기에서 388회의 공격을 시도해 무려 47.0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7개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 1라운드에서 300회 이상 공격을 시도한 선수는 AI페퍼스의 니아 리드(301회)와 엘리자벳 뿐이다. 물론 엘리자벳에게 집중된 공격을 분산하는 것은 고희진 감독과 염혜선 세터가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V리그 2년 차를 맞은 엘리자벳은 시즌 초반 그 어떤 선수보다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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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KGC 인삼공사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 득점 1위 26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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