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통영 연대도, 학림도 일대에서 플라스틱 없는 섬을 위한 '뿔난섬음악회'가 열렸다.
▲ 뿔난섬음악회 단체사진 지난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통영 연대도, 학림도 일대에서 플라스틱 없는 섬을 위한 '뿔난섬음악회'가 열렸다.
ⓒ 삼인행

관련사진보기

 
"죽어가는 뭇섬을 노래하라"는 부제를 달고, 헤아릴 수 없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섬에서 해양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음악회가 진행됐다.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통영시 연대도와 만지도, 학림도를 오가면서다.

이번 기후·환경 음악회를 주최한 ㈜삼인행 이동열 대표는 이번 행사를 '뿔난섬 음악회'라 이름 붙였다. 각종 쓰레기로 화가 난 섬에서 '플라스틱 없는 섬'을 지향함과 동시에 행사 과정서도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서울과 부산, 수원 등 외지에서 온 여러 참가자들과 통영 한산도, 추도 등 주변 섬주민들, 멀리 전남 신안 도초도에서 참가한 십 여명의 주민들은 통영 달아항에서 출발해 연대도에 닿았다.

'뿔난섬 음악회'의 주 무대인 통영 연대도는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통해 섬마을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방문자센터와 마을 경로당, 학림초등학교 조양분교를 리모델링한 통영에코파크 등 섬의 주요 건물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패시브 건축물로 유명한 생태섬이다.

연대도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자연과 생태를 노래하는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이 참가자들을 맞이하며 '뿔난섬 음악회'의 시작을 알렸다. 예술단은 '모두가 꽃이야', '갈치 사이소', '우리 엄마 된장찌개', '풍선' 등을 율동과 청아한 소리로 연대도의 모든 주민과 청중들을 음악회의 관객이자 참여자로 이끌었다.

버려질 운명이던 플라스틱과 대나무로 만든 악기... 음악가도 "교감하고 싶다" 
 
▲ 뿔난섬 음악회 하이라이트 영상
ⓒ 삼인행

관련영상보기

 
해가 바다 너머로 지기 시작하자,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에서 인도 악기인 반수리 연주가 시작됐다. 섬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해를 바라보며 듣는 반수리 소리는 참가자들로 하여금 바다와 나를 번갈아 비추며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이어진 인도 악기 '시타르'로 '두루가'라는 곡을 통해서는 참가자들에게 봄의 새싹, 꽃과 나비들의 움직임, 여름의 천둥과 가을 낙엽의 흩날림 등을 연상케하는 연주를 들려주며 참가자들과 함께 대자연과 바다의 소리를 공유했다.

김지환 인도음악가는 "버려지는 자투리 플라스틱 파이프와 태풍에 쓰러진 대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 업사이클링 반수리 플룻을 선물로 준비해 왔다"면서 "버려질 물건이 악기로 바뀌듯 생태,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교감하고 싶다"고 음악회 참가 소감을 전했다.

뿔난섬음악회 둘째날은 학림도 해변에서 각종 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플로깅 활동으로 시작됐다. 30여명의 참가자들은 연대도에서 학림도로 이동 한 후 학림선착장부터 학림마을생태체험장까지 이어지는 도로와 주변 해안가에서 버려진 부표와 각종 쓰레기들을 수거했다.

이 날 저녁은 섬의 유무형의 가치에 호응하고, 해양 환경 이슈에 공감하는 예술가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기후와 환경 문제 속에서 자신이 할 일을 실천하고 있다'는 '이효정 밴드'는 청중들에게 친숙한 '빗속에서'와 늦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고엽(Autumn Leaves)'을 노래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발매 예정인 미공개곡 '인어의 꿈'을 처음으로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친환경적 노래 듣고, 함께 쓰레기 줍는 시간... 참가자 "환경 문제 고민하게 돼" 

따뜻하고 포근한 목소리와 기타 연주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시와siwa'는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새 이름을 갖고 싶어', '숨', '나무의 말' 등을 노래하며 음악회에 참석한 이들과 주민들을 가을 섬의 풍경 속으로 빠뜨렸다. 이어진 연극놀이터 '쉼' 배우 홍승이의 섬을 은유한 퍼포먼스와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의 강렬한 밴드 음악으로 연대와 희망의 노래를 함께 했다.

뜨거운 밤의 노래를 뒤로하고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연대도 북쪽 해안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수 많은 플라스틱 부유물과 각종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동안 해변 한켠에서는 치유음악가 봄눈별이 '북아메리카 원주민 피리'와 '칼림바', '행드럼'을 연주했다.

수원에서 참가한 이은희 씨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섬'이라는 공간에서 열리는 음악회라 새로웠다. 특히 해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통해 환경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이번 뿔난섬음악회를 기획한 ㈜삼인행 이동열 대표는 "기후 위기는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기에 내가 당사자라는 적극적인 인식과 행동이 절실하다"고 말하면서, "향후 뿔난섬음악회가 통영의 섬만이 아니라 연대와 행동이 필요한 이 땅의 모든 섬과 섬 주민들에게 점차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뿔, #통영, #연대도, #학림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