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 이후 오랜만에 호주프로야구(ABL)로 돌아온 질롱코리아가 시즌 개막전서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질롱코리아는 11일 오후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멜버른 볼파크서 열린 2022-2023 호주프로야구 멜버른 에이시스와 개막전서 3-0 영봉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결과도 결과이지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는 게 의미가 있었다.

질롱코리아는 유상빈(한화 이글스, 우익수)-서호철(NC 다이노스, 3루수)-오장한(NC 다이노스, 좌익수)-송찬의(LG 트윈스, 2루수)-김석환(KIA 타이거즈, 1루수)-박주홍(키움 히어로즈, 지명타자)-박정현(한화 이글스, 유격수)-장진혁(한화 이글스, 중견수)-박상언(한화 이글스, 포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김재영(한화 이글스)이었다.
 
 11일 멜버른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호투를 펼친 김재영

11일 멜버른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호투를 펼친 김재영 ⓒ 한화 이글스


위기에도 버틴 김재영, 투런포로 쐐기 박은 송찬의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투수 김재영이었다. 홀로 6이닝을 책임졌고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멜버른 타선을 꽁꽁 묶었다. 첫 경기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경기 내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1회말과 2회말을 깔끔하게 막은 김재영에게 3회말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1사 이후 웨이드 맥코넌에게 볼넷을 내줬고 에이단 윌리스와 제이콥 롭슨의 연속 내야안타로 1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김재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JD 오스본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라이언 데일도 삼진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유리한 볼카운트서 자신의 주무기인 패스트볼을 활용해 위기를 모면했다.

4회말에는 행운이 따랐다. 무사 1루서 제러드 크루즈의 땅볼 타구를 잡은 포수 박상언의 송구가 1루수 옆으로 벗어났는데, 무리한 주루를 선보인 1루주자 닉 버두치가 3루서 태그아웃됐다. 기민한 움직임으로 커버를 들어온 송찬의의 수비가 돋보였다.

침묵을 이어가던 타자들도 분발했다. 5회초 볼넷으로 걸어나간 선두타자 장진혁이 후속타자 박상언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했는데, 포수의 송구가 외야로 빠져나갔다. 멈추지 않은 장진혁은 중견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사이에 3루까지 도달했다. 결과적으로 박상언의 중견수 플라이로 홈을 밟은 장진혁의 발이 0-0의 균형을 깼다.

8회초에는 2사 이후의 집중력이 빛났다. 오장한의 안타에 이어 송찬의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홈런 한 방으로 3점 차까지 달아난 질롱코리아는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김재영에 이어 차례로 등판한 한선태-김태현(NC 다이노스)-하준수(NC 다이노스)는 1이닝씩 도맡아 무실점 투구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쐐기 투런포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송찬의

쐐기 투런포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송찬의 ⓒ LG 트윈스


1군에서 봤던 그 선수들... 호주서도 실력 입증

이날 라인업에 포진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1군서 경기를 뛰어본 경험이 있다. 유망주라고 해도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이 별로 없을 정도로 각 팀에서 많은 기대를 받는 선수들이 질롱코리아에 합류했다.

타선에서 유일하게 3안타 경기를 펼친 오장한(4타수 3안타)이 제 역할을 다해줬고 쐐기 투런포의 주인공인 송찬의(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소속팀에서 김재영과 호흡을 맞춰봤던 포수 박상언의 안정적인 수비 역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투수들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이 아쉬웠고 1루 접전 시 오심이 의심되는 상황이 몇 차례 있었지만 마운드에 오른 네 명의 투수 모두 이러한 변수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2019-2020, 2020-2021시즌 모두 정상에 올랐던 멜버른은 리그서 강팀으로 평가 받는 팀이다. 리그 수준에 격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이었기에 내용,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 이전 두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낼 준비를 마친 질롱코리아의 개막전이었다.

질롱코리아는 12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간 기준) 멜버른과 2차전을 갖는다. 3차전(13일)은 오전 11시, 4차전(14일)은 오전 8시 30분부터 경기가 시작된다. 남은 경기도 스포츠 전문채널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서 생중계되며 질롱코리아 공식 유튜브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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