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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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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랐습니다.

대통령과 순방단을 태운 1호기에는 대통령실로부터 탑승불허 통보를 받은 MBC 취재진이나 '특정언론사(MBC)에 대한 취재 제한'에 항의하기 위해 탑승을 거부한 <한겨레>·<경향신문> 기자는 없었을 겁니다. 그들은 이미 전날 오후 다른 민항기를 타고 캄보디아로 떠났으니까요. 

<오마이뉴스> 대통령실 출입기자인 저는 용산 대통령실 1기자실에서 대통령 내외가 프놈펜으로 떠나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봤습니다.

스페인 순방 비용 920만 원, 영국-북미 순방 때는 2700만 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불허된 MBC 기자들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 전용기 탑승불허 MBC 기자들, 민항기 타고 취재일정 시작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불허된 MBC 기자들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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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대통령 전용기 보이콧 안 하는 거냐?"

이틀 전부터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동남아 순방기자단에 애초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1호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할 선택지가 없었던 셈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초 기준,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언론사는 128개사, 230여 명 정도 됩니다. 대통령을 근접 취재할 수 있는 중앙기자실 풀(Pool·대표취재) 기자단 49개사와 지역기자단 39개사, 그리고 대통령 근접 취재가 허용되지 않는 비(非)풀사 기자들을 모두 합친 숫자입니다.

여기서,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취재할 수 있는 언론사는 중앙 풀기자단 49개사와 지역기자단뿐입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모든 해외순방에 다 참여하는 시스템도 아닙니다. 순방이 이뤄질 당시의 상황, 이슈, 비용 등을 감안해 각 언론사들이 순방 참여 여부를 선택하는 구조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순방이었던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땐 동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 등을 위한 북미 순방 때와 이번 동남아 순방 때는 준비단계에서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실, 해외순방 참여 여부를 결정할 때 '비용' 문제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1호기 탑승 비용에는 항공료뿐 아니라, 현지 호텔 숙박비와 이동 차량 교통비, 현지에 마련하는 프레스센터 임차료, 인터넷 등 통신망 설치 및 사용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첫 번째 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순방(6.27~7.1) 땐 기자 1인당 약 920만 원의 비용을 내야 했습니다. 두 번째 순방인 런던-미국-캐나다 순방(9.18~9.23)은 당시 유가 및 달러화 상승으로 무려 1인당 약 2700만원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소형승용차 1대 정도의 비용이었죠. 그리고 이번 동남아 순방 땐 약 1000만 원의 비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이 'MBC 1호기 탑승 불허' 조치를 설명하면서 마치 순방에 동행하는 언론사에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서 취재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설명할 땐 정말 황당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 후 첫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 후 첫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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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통령실이 'MBC 1호기 탑승 불허'를 결정한 이후 순방 취재를 계획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보이콧'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대통령실 중앙 풀기자단은 지난 10일 특별총회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방식의 '대통령 취재 보이콧' 논의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수가 찬성했지만, 취재 보이콧의 특성과 효과를 고려할 때 '전원 참여'가 아니면 그 효과가 떨어져 결국 '공동입장문' 발표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때 대통령실 중앙 풀기자단 소속 49개사 기자들은 대통령실의 MBC 1호기 탑승불허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이 순방 취재단에게 막대한 세금을 써가며 마치 특혜를 베푸는 것처럼 취재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번 사안에 접근하는 데 대해 공분을 표했습니다(관련 기사 :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MBC 탑승 불허, 조속히 철회하라" http://omn.kr/21kcq).

'자유의 확대와 공정한 규칙', 윤 대통령의 취임사였다

이번 사태가 터졌을 때 대통령실 출입기자로서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혈세' 운운하면서 국익을 위한 결정이란 취지의 설명을 내놨을 땐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장, 대통령실의 조치가 지난 9월 뉴욕 순방 당시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보도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국익을 훼손할 정도로 왜곡·편파보도가 반복됐다면 구체적인 물증을 공개해서 논박하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판단을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논란의 음성분석 파일을 '해당 업체에서 비공개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국회에 제출하지도 않았습니다. 비속어 논란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 역시 이미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기자단과 논의해 해당 언론사에 대한 '페널티(불이익) 조치'를 결정하는 것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순방 출발을 이틀 앞두고 특정 언론사에 취재 불이익을 주고, 그것에 대한 논란이 되자 '가짜뉴스' 핑계를 대면서 '국익'을 운운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옹졸하다'는 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MBC 1호기 탑승 불허'를 처음 아이디어로 제시한 대통령실 참모가 있다면 반성해야 합니다. 취임사에서 "자유의 확대와 공정한 규칙"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을 면구스럽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MBC 1호기 탑승 불허' 조치 다음 날, 대통령실 내에선 '이번 순방 때 출입기자단이 벼르고 있다. 전 직원 긴장하라'는 내용의 메모가 돌았다는 말도 들립니다. 이 말이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통령실에 한 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기자들이나 언론 말고 국민들을 보고 긴장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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