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송민규가 아이슬란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송민규 송민규가 아이슬란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정식을 겸하여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A매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조규성-송민규, 아이슬란드 상대로 완벽한 합작골

한국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스리백은 박지수-김영권-권경원이 포진했다. 미드필더는 윤종규-백승호-정우영-홍철, 전방은 권창훈-조규성-송민규가 배치됐다.

경기 초반 한국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웠다. 수비부터 공격까지 간격이 넓게 벌어졌고, 서로 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 12분에는 위험 지역에서 세 차례 어이 없는 패스 실수로 공격 기회를 허용했다. 공을 이어받은 다니엘 쥬리치의 슈팅을 김승규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19분 모처럼 윤종규의 크로스와 조규성, 송민규를 거쳐 홍철에게 전달됐으나 오른발 슈팅은 크게 빗맞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몸이 풀리기라도 한 듯 아이슬란드 진영에서 기회를 창출해나갔다. 전반 27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조규성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지수의 헤더는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33분 비로소 포문을 열었다. 오른쪽에서 권창훈의 절묘한 스루패스가 빛났다.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든 조규성이 접어놓은 뒤 왼발로 올렸고, 파 포스트에서 송민규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송민규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불운이 찾아왔다. 박지수가 상대 공격수와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불안하게 착지하며 쓰러졌다.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전반 44분 조유민과 교체됐다. 전반은 1-0 리드로 종료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백승호, 권창훈 대신 나상호, 손준호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초반 나상호가 빠른 측면 돌파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15분 윤종규를 불러들이고 김태환을 넣으며 오른쪽 풀백 자리를 실험했다. 김태환은 들어온 지 4분 뒤 오른쪽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조규성에게 배달했다. 조규성의 마지막 헤더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은 하프라인 위에 많은 숫자를 배치해 전방압박을 가하며 소유권을 빼앗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공격 작업에서의 디테일과 세밀함이 떨어졌다. 벤투 감독은 후반 27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조규성, 홍철 대신 오현규, 김문환을 꺼내들었다. 김문환의 왼쪽 풀백 배치가 포인트였다. 

후반 40분 정우영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교체 6장을 소진한 탓에 10명으로 아이슬란드를 상대해야 했다. 김문환을 중앙 미드필더, 권경원을 왼쪽 풀백으로 벌리는 4-4-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이후 한국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 마지막 평가전서 의미 있는 전술 실험
 
이번 아이슬란드전은 오는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상대 우루과이전을 앞둔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정우영, 이재성 등 유럽파를 소집하지 못했다. 대신 K리그를 비롯한 일본, 중국, 중동과 같은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최종 점검을 갖는다는 데 의미가 컸다. 

한국은 지난 1월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당시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5-1로 승리한 바 있다. 당시에도 비유럽파들로 구성된 대표팀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10개월 만의 리턴 매치에서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이날 벤투 감독은 평상시와 다르게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 4년 동안 포백을 위주로 가동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스리백으로 경기에 나선 것은 5차례에 불과하다. 5경기 모두 평가전이었으며,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에서는 포백을 운용했다.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에서 유사 상황을 대비한 실험이었다.

후반에도 부분적인 점검을 이어갔다.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정우영 조합을 가동했으며, 이번 아이슬란드전을 앞두고 선발한 오른쪽 풀백 자원 김태환, 김문환을 모두 그라운드로 들여보냈다. 김태환은 윤종규의 자리를 대신한 반면 김문환은 본 포지션이 아닌 왼쪽 풀백에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주전 왼쪽 풀백 김진수의 햄스트링 부상이 길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밖에 K리그 후반기에 눈부신 활약을 선보인 오현규에게 데뷔전 기회를 부여하며, 전방에서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경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등 유럽파들의 결장으로 인해 공격 파괴력은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조규성과 송민규의 활약이다. 장신들로 구성된 아이슬란드의 두터운 수비진을 뚫어내는 데 앞장섰다. 올 시즌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은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 그리고 전반 33분 재치 있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90분 풀타임을 뛴 송민규는 의미있는 A매치 데뷔골을 쏘아올리며 카타르행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다.

한편 벤투 감독은 12일 오후 1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출전할 26명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오는 14일 카타르로 출국한다.
 
2022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 2022년 11월 11일)

대한민국 1 - 송민규(도움:조규성) 33'
아이슬란드 0
 
선수명단

대한민국 3-4-3 : 김승규 - 박지수(44'조유민), 김영권, 권경원 - 윤종규(60'김태환), 백승호(46'손준호), 정우영, 홍철(72'김문환) - 권창훈(46'나상호), 조규성, 송민규(72'오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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