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년 총액 120억 원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삼성 구자욱

지난 2월 5년 총액 120억 원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삼성 구자욱 ⓒ 삼성라이온즈

 
지난해 스토브리그 이후 KBO리그에는 새로운 계약 방식이 유행처럼 번졌다. 각 구단의 젊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FA 자격 취득 전에 원소속 구단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난 10월 26일에는 롯데 자이언츠가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의 계약을 체결해 2년 연속으로 큰 규모의 비 FA 다년 계약 선수가 탄생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에 앞서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몸값'을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년 동안 비 FA 다년 계약 선수 중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2월 초 삼성과 5년 총액 120억 원의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100억 원이 넘는 비 FA 다년 계약 사례는 구자욱이 유일하다. 계약 당시에 1993년생으로 만 29세 시즌을 앞둔 젊은 나이는 물론 양준혁과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후계자라는 점을 삼성 구단이 높이 평가했다고 풀이된다.

※ 삼성 구자욱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삼성 구자욱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구자욱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해 구자욱은 타율 0.293 5홈런 38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41에 그쳤다. 3할 타율, 두 자릿수 홈런, OPS 0.8 중 어느 것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충격적이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49로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았다. 한 마디로 올해가 커리어로우 시즌이 되고 말았다. 

구자욱은 84삼진을 당하는 동안 27볼넷을 얻었다.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32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저조했다. 선구 능력부터 흔들려 타격 부진으로 직결되었다.

구자욱은 부상자 명단 등재 3회를 포함해 합계 53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99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100경기 미만으로 출전한 시즌은 2015년 1군 데뷔 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 2위, 최종 순위 3위였던 삼성은 올해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8월 1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박진만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 어느 정도는 반등했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 시절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인 13연패 수렁에 빠지며 9위까지 추락했던 부담을 끝내 극복하지는 못했다. 
 
 5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에 처음으로 실패한 삼성 구자욱

5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에 처음으로 실패한 삼성 구자욱 ⓒ 삼성라이온즈

 
구자욱을 비롯해 구단과 장기 계약을 맺은 주축 선수들의 부진은 삼성 추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구자욱의 올해 연봉은 25억 원이었는데 산술적으로 WAR 1.0을 올리는 데 대략 16억 원이 소요되었다고 계산할 수 있다. 연봉 대비 효율을 따지면 낙제점이 아닐 수 없다. 만일 구자욱이 올 시즌을 앞두고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했다면 개인 성적이 어땠을지 궁금해하는 시선마저 있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켜 왕조 복원을 도모하고 있다. 구자욱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내년에 만 30세 시즌을 맞이하는 구자욱이 삼성 왕조 복원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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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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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인턴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12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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