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사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다이너마이트 군단' 덴마크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는다.

그런 덴마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다크호스를 넘어 강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유로 2020 이후 지속되는 덴마크의 상승세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다크호스가 아닌 강호로 거듭나려 하는 덴마크.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다크호스가 아닌 강호로 거듭나려 하는 덴마크.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우리에게 덴마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으로 친숙하다. 세계 최고의 동화 작가 중 한 명인 그는 동화뿐 아니라 소설, 희곡, 시 등을 썼고 작품들이 가슴속 깊이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중 <미운오리새끼>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는 지금도 회자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그런 덴마크가 축구로 세계에 알려진 것은 지난 유로 1992 때였다. 당초 출전팀이었던 유고 슬라비아가 내전으로 인해 실격처리되어 어부지리로 출전하게 된 덴마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니 네덜란드(준결승), 독일(결승전)을 차례로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다. 이 기세를 탄 덴마크는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 2002 한일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등 계속되는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그런 기적이 지난 유로 2020에서 또 한 번 재현됐다. 핀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팀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가운데 핀란드의 메이저대회 첫 승 제물이 된 덴마크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 마저 패해 탈락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위기에서 다시 한번 저력이 발휘됐다. 에릭센을 위한다는 확고한 동기부여속에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덴마크는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기적같은 4대 1 대승을 통해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전환점을 맞이했고 이후 웨일즈(16강, 4대 0승), 체코(8강 2대 1승)를 연달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한다. 비록 4강에서 연장승부끝에 잉글랜드에게 아쉽게 패해 우승에 실패했지만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축구와 선수들의 놀라운 투혼은 자국팬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에게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도 덴마크는 빛났다. 8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8연승을 내달리는등 엄청난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최종 9승 1패, 30득점에 3실점이라는 공수에서 완벽한 짜임새를 선보이면서 독일과 함께 유럽에선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여기에 최근 열린 UEFA 네이션스리그에선 본선에서 만날 프랑스를 상대로 2번 모두 승리를 거두는 등 덴마크의 상승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에릭센 중심으로 뭉친 덴마크, 16강 이상 위해 필요한 것은?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덴마크의 가장 큰 장점은 2년째 지휘봉을 잡고있는 카스퍼 휼만 감독의 강한 압박축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가운데 유로 2020의 기적을 이끈 선수들의 기량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이다. 이번 월드컵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이유다.

이런 덴마크의 핵심선수는 단연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급성 심정지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그라운드로 복귀한 그는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한 준수한 득점력과 양질의 패스 공급을 통한 찬스메이킹으로 공격의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활약으로 에릭센은 덴마크 선수로는 A매치 최다 공격포인트(65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117경기 39골 26도움)

무엇보다 에릭센의 가장 큰 장점은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응집력이다. 유로 2020과 이후 열린 월드컵 유럽예선 당시에도 심정지로 쓰러진 그로 인해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결과를 가져다주면서 유로 4강과 월드컵 예선 쾌속질주를 하게 되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덴마크는 에릭센이라는 확고한 동기부여 속에 나서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덴마크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Christian Eriksen)이 2022년 9월 22일 목요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UEFA 네이션스리그 축구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Christian Eriksen)이 2022년 9월 22일 목요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UEFA 네이션스리그 축구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다. ⓒ AP Photo/ 연합뉴스

 
에릭센의 지원을 받는 공격진에는 192cm의 장신임에도 뛰어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스트라이커 유수프 폴센을 중심으로 캐스퍼 돌베리, 유로 2020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미켈 담스고르, 월드컵 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5골을 터뜨린 안드레아스 스코프-올슨이 포진한다. 이들을 앞세운 다이렉트한 공격을 통해 덴마크는 지난 유럽예선에서 30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화력을 선보였다.

중원에는 넘치는 투쟁심을 바탕으로 월등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토트넘 핫스퍼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공격과 수비에서 넘나들며 존재감을 선보이는 세비야의 토마스 델라이니가 있는데 두 선수 모두 왕성한 활동량으로 덴마크에 많은 에너지를 공급한다. 휼만 감독 축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측면 수비에는 요아킴 말레와 다니엘 바스가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말레는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 5골을 기록해 스코프-올슨과 팀내 최다득점 공동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까지 갖춰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될 만하다.

수비에는 베테랑들의 존재가 눈에 띈다. 아버지(피터 슈마이켈)의 뒤를 이어 덴마크 최고의 골키퍼가 된 캐스퍼 슈마이켈을 비롯해 덴마크 역대 A매치 최다출전 3위(121경기)에 올라있는 캡틴 시몬 키예르가 중심을 잡는다. 키예르의 파트너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예닉 바스티코, 요아킴 안데르센 역시 출전 기회를 노린다.

선수층이 좋은 가운데 최근 2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덴마크에게 그 어느때보다 기대가 큰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네이션스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프랑스를 상대로 두 번 모두 이겼다는 것 역시 팀에 큰 자신감을 심어다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덴마크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최전방 공격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해보인다. 덴마크는 지난 예선에서 30골을 넣었지만 최다득점자가 측면 자원인 요아킴 말레와 안드레아스 스코프-올슨이었고 최전방 공격수인 유수프 폴센은 1골, 캐스퍼 돌베리는 2골에 그쳤다.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대회에서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 유무가 승패를 가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활약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 1위를 차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상 D조 2위 가능성이 높은 덴마크인데 이렇게 된다면 16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만나게 되어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덴마크는 조 1위를 차지해야 하는데 지난 네이션스리그에서 프랑스를 이긴 경험이 월드컵 본선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키 포인트다.

덴마크는 지난 5번의 월드컵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제외하곤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한 번 기세를 타면 멈추지 않는 그들의 '다이너마이트'가 카타르에서 터질 수 있을까? 이번 월드컵을 통해 다크호스를 넘어 진정한 강호로 거듭나려 하는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덴마크(Denmark)
FIFA 랭킹: 10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6회(1986, 1998, 2002, 2010,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8강(1998)
역대 월드컵 전적: 9승 5무 6패
감독: 카스퍼 휼만(덴마크, 1972. 04. 09)

*덴마크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2일 22:00 튀니지,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1월 27일 01:00 프랑스, 도하 스타디움 974
12월 1일 00:00 호주,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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