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은 키움 히어로즈, 2차전은 kt 위즈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준플레이오프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를 치른 두 팀은 장소를 이동해 19일과 20일 이틀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3~4차전을 소화한다.

2차전에서 나란히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던 키움과 kt는 각각 타일러 애플러,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 키움은 한현희와 최원태가 불펜서 대기하고 kt는 1, 2차전 선발이었던 엄상백과 웨스 벤자민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수원 원정을 떠난 키움이든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다시 홈으로 돌아온 kt든 3차전을 잡게 되는 팀은 2승을 선점하면서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경기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한 경기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왼쪽부터) 송성문-박병호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왼쪽부터) 송성문-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선취점=승리 공식 여전히 유효한 올해 가을야구

13일에 열린 KIA 타이거즈와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1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선취점'을 뽑은 팀이 그날 경기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한 경기 만에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kt는 13일 KIA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3회말 3점을 획득했다. 이후 4회초와 5회초 한 점씩 내주기는 했지만 한순간에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KIA의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서도 경기 초반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1회말부터 3이닝 연속으로 차곡차곡 1점씩 쌓은 키움이 3점 차로 달아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8회말 '4득점 빅이닝'이 결정적이었으나 키움 타선이 상대 선발 엄상백을 공략함으로써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대로 이튿날 열린 2차전에서는 kt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1회초 박병호와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선발 벤자민이 부담을 덜었다. 이전 두 경기에서는 선취점을 빼앗긴 팀이 추격에 나선 반면 키움은 줄곧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는 단기전의 특성상 시시각각 흐름이 변하는 만큼 언제든지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 그러나 올가을에는 리드를 잡은 팀이 승리를 차지했다. 3경기 중에서 잠시라도 균형이 맞춰진 경기도 1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출격하는 투수들, (왼쪽부터) 타일러 애플러-고영표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출격하는 투수들, (왼쪽부터) 타일러 애플러-고영표 ⓒ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하는 애플러와 고영표

선발투수가 실점을 최소화하는 팀이 승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이번 시리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순간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3차전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애플러와 고영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애플러 0.308, 104타수 32안타 2홈런 / 고영표 0.361, 119타수 43안타 2홈런) 모두 올 시즌 1회 피안타율이 다소 높은 편이었다. 애플러는 전체적으로 이닝별 피안타율이 높았다고 해도 고영표의 경우 1~7회 중에서 1회 피안타율이 가장 높았다.

고영표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1일 LG 트윈스전도 1회가 문제였다. 타선이 1회초에만 대거 4점을 뽑았음에도 1회말 3실점으로 두 팀의 격차가 단숨에 1점 차까지 좁혀졌다. 결국 LG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지 못한 kt는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승리가 절실한 두 팀은 때에 따라서 일찍 불펜을 가동할 수 있다. 다만 앞선 3경기처럼 선발투수가 첫 실점을 허용한 팀이 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제 몫을 다해주는 게 키움과 kt가 꿈꾸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3차전 패배 이후 1승 2패로 몰리는 것은 그 어느 팀도 원치 않는다. 홍원기 감독과 이강철 감독 모두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4차전을 맞이하길 바란다.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위에서 기다리는 LG, SSG 랜더스는 미소를 짓는다. 되도록이면 수원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두 팀이 어떤 표정으로 3차전을 마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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