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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광장 태권도 공연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송판 조각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광장 태권도 공연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송판 조각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 피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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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지난 15일 주말을 맞아 광화문광장을 찾은 20대 여성 A씨는 서울시가 주최한 태권도 공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길을 지나다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는 A씨 얼굴을 향해 갑자기 송판 파편이 날아들었다.

안전선 밖 사람들 틈에 서 있던 A씨는 당연히 순간적인 대응이 어려웠고 격파로 발생한 송판 조각은 A씨의 코를 강타했다. 많은 양의 피가 A씨의 옷과 바닥에 흘렀고 응급실에서 봉합 조치가 이뤄졌지만 부상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코뼈가 부러진 A씨는 다음 주 중 진행될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A씨의 진단서에는 "안면부 외상에 의해 안면 비골 골절이 발생함. 폐쇄적 비골정복술 시행 예정이며 수술 후 3주간 안정가료 기간 필요함. 향후 치료 경과에 따라 (성형외과적 영역에서) 진단명의 추가 및 치료기간의 연장이 있을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서울시, 사과 해왔지만..."
 
지난 15일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광장 태권도 공연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송판 조각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시 안전선(사진의 빨간 네모 부분) 밖에서 여러 사람들 틈에 있었음에도 갑자기 날아든 송판 조각에 맞았다.
 지난 15일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광화문광장 태권도 공연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송판 조각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시 안전선(사진의 빨간 네모 부분) 밖에서 여러 사람들 틈에 있었음에도 갑자기 날아든 송판 조각에 맞았다.
ⓒ 피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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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병원 진료 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A씨는 "음식을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당시 피범벅이 되었던 기억 그리고 영구적으로 얼굴에 상처가 남거나 코 모양에 변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또 A씨는 "주말 이후 서울시 측이 사과를 해왔지만 사과 원인이나 책임 여부와 관련해선 '(A씨가 서 있던 공연장) 옆쪽은 원래 관람을 못하는 곳인데 통제가 안 됐다'는 취지의 말만 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관람을 해선 안 되는 곳에 안전선을 쳐놓고 관람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선 바깥에 저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있었고 특히 제 앞엔 유모차에 탄 아이와 어린이들도 있었다"며 "안전조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위험에 노출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배상과 관련된 문의에 서울시는 '대행사를 통해 지침에 맞게 조치하겠다'는 말만 하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측 "진심으로 사과... 안전 점검 해왔어"
 
지난 15일 시민이 송판 파편에 맞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주최 '2022 태권도 상설공연'은 지난 9월 16일부터 매주 금~일요일 진행돼 왔다. 사진은 사고 발생 약 2주 전인 지난 2일 공연 모습.
 지난 15일 시민이 송판 파편에 맞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주최 "2022 태권도 상설공연"은 지난 9월 16일부터 매주 금~일요일 진행돼 왔다. 사진은 사고 발생 약 2주 전인 지난 2일 공연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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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공연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새 단장 후 기획한 '2022 태권도 상설공연'으로 지난 9월 16일부터 매주 금~일요일 하루 2회씩 열리고 있다(오는 30일까지 예정). 서울시는 수의계약을 통해 이 공연을 대행사에 맡겨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연이 있는) 주말마다 서울시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안내 방송도 해왔다"며 "국기원 측에도 문의해 충분히 거리를 두고 안전선을 설치했다고 생각했는데 4m 높이의 송판을 격파하는 과정에서 멀리 조각이 날아가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좋은 취지로 공연을 준비했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피해자 분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며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남은 공연에선 나무 송판과 같이 여러 조각이 튀지 않는 연습용 플라스틱 송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상과 관련해선 피해자와 대행사가 잘 협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서울시, #태권도, #공연,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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