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은 2022 준플레이오프는 고척 2연전에서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1차전은 키움이 에이스 안우진의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지만 2차전은 반대로 kt 외국인 투수 벤자민이 가을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준PO 시작 전부터 다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막상막하의 접전으로 흘러가는 구도다. 양팀의 정규리그 성적은 80승 2무 62패(승률 0.563)로 정확히 같았다. 상대전적에서 1승을 더 거둔 키움이 3위를 차지했을 뿐 양팀 간 전력 차는 종이 한장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3차전이 승부처가 됐다. kt는 홈 구장인 수원으로 이동해 치르는 3차전 경기의 선발투수로 국가대표 잠수함 투수 고영표를 내세웠다. 
 
올시즌 커리어하이인 13승을 거두며 kt 선발진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한 고영표지만 시즌 막판인 10월 이후 2경기 연속 부진(8이닝 9실점)으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초반에 무너지며 다잡은 3위 자리를 키움에 내주는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 kt 고영표의 최근 4시즌 주요 투구 기록
 
당시 kt 타선은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1회 대거 4득점을 하며 고영표를 지원했다. 하지만 믿었던 고영표가 3이닝 4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후 조기 교체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패함으로써 kt는 정규리그 마지막날 4위로 순위가 내려앉아 5위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만 했다.

자신의 부진으로 팀의 최종 순위 하락을 지켜봐야만 했던 고영표 입장에서는 팀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부담감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3차전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시즌 키움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모두 패하긴 했지만 지난 5월 23일 5.2이닝 6실점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2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했다. 시즌 막판 구위가 떨어졌던 고영표가 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통해 투구 컨디션을 회복했다면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kt 입장에서도 고영표의 구위 회복이 간절하다. 3차전에서 상대할 키움 외국인 선발인 애플러가 크게 부담스러운 상대는 아니지만 현재 kt의 타선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걱정이다.

리드오프로 나서던 조용호가 허리 부상으로 시리즈에서 빠진 상황이고, 유격수 심우준도 경기 출장이 미지수다. 또한 2번타자 역할을 맡고 있는 황재균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영표가 부진할 경우 초반부터 끌려가는 경기를 할 공산이 크다. 키움의 경우 이정후와 푸이그, 송성문, 김혜성 등 주요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살아있어 타격전으로 전개될 경우 kt가 힘에서 밀릴 수 있다.
   
지난해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획득한 고영표의 경우, 한국시리즈에선 원래 보직인 선발이 아니라 불펜으로만 기용되었기에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 대한 갈증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종전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고영표는 에이스다운 호투로 kt 벤치의 신뢰를 굳게 다질 수 있을까? 디펜딩 챔피언 kt가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서는 '핵잠수함' 고영표가 13승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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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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