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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성 여성농민들의 축제에서는 뻥튀기에 음식을 담아 쓰레기를 발생시키기 않았다.
 최근 홍성 여성농민들의 축제에서는 뻥튀기에 음식을 담아 쓰레기를 발생시키기 않았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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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인이 많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 최근 진행된 쓰레기와 설거지 없는 마을 축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홍동에서는 쓰레기없는 축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열린유기농업 가을걷이 나눔 축제도 축제 참가자들이 텀블러와 물컵 등을 준비해 쓰레기 없는 축제로 진행됐다. 이어진 홍성 여성 농민들 축제에서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았다. 홍동면은 요즘 쓰레기 없는 축제의 성지가 되고 있다.

물론 쓰레기 없는 축제 문화는 여전히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비 효과처럼 사소한 날개짓 하나가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홍동의 쓰레기 없는 축제가 전국으로 퍼질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홍동의 쓰레기 없는 축제에 주목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난 15일 홍동에서 열린 홍성여성농업인센터(아래 홍성여농센터) 축제에서는 축제 참가자들이 뻥튀기에 음식을 담아 먹었다. 당연히 축제장에서 흔히 나오는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쓰레기도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접시까지 맛있게... 쓰레기, 설거지 없는 축제 http://omn.kr/216jq)

축제 후일담도 나오고 있다. 물기와 기름기가 없는 비건 채식도 쓰레기 없는 축제에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뻥튀기는 특성상 물기가 있는 음식을 만나면 녹아 버리거나 부서진다. 하지만 이날 축제에서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영희 홍성여농센터장은 "축제 당일 나온 쓰레기가 10kg이 안 됐다. 그나마 배출된 쓰레기도 귤 껍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의지만 조금 있어도 쓰레기 없는 축제가 가능하다. 물기가 없는 비건 채식이기 때문에 뻥튀기에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었다"며 "특히 비건 음식은 기름기가 없고 설거지도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의 반응도 좋았다. 정 센터장은 "축제 음향을 설치한 분도 '많은 축제를 다녀봤지만 쓰레기 없는 축제는 처음'이라며 신기해 했다"며 "쓰레기 없는 축제가 전국적으로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홍성여농센터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한 축제에서는 설거특공대가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2017년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한 축제에서는 설거특공대가 맹활약을 펼쳤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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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의 쓰레기없는 축제는 지난 2016년 조직된 '홍동 설거지 특공대'가 한몫했다. 당시 홍동 거리축제는 일회용품이 아닌 일반 접시와 식기를 사용했다. 당연히 설거지가 필요했다.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홍동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설거지 특공대를 조직하고 쓰레기 없는 축제를 이끌었다. (관련 기사 : 축제 투입된 설거지 특공대, 무슨 일이죠? http://omn.kr/okyx)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없는 축제는 진행되지 못했다. 한동안 축제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관공서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그렇게 쓰레기 없는 축제 문화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홍동 주민들은 쓰레기 없는 마을 축제를 잊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뻥튀기를 식기로 활용해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참신한 아이디어까지 들고 나왔다.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 사무국장은 "과거 축제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여농센터의 축제처럼 애초에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아이이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일 홍동 문당리에서 열린 유기농업 가을걷이 축제에서는 1천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 절반이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챙겨왔다"며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시민들도 쓰레기 없는 축제가 준비되면 기꺼이 호응하고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신 사무국장은 "축제를 기획할 때부터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태그:#설거지 특공대 , #쓰레기 없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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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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