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기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기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정치권 내 몇몇 독자가 필자에게 문의하는 주제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률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그에 비하면 낮은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내용이다.

국정 부정이 민주당 지지도로 연계되지 못하는 현실이 궁금하다는 것인데,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사실 대책이 무엇인지를 묻는 분께 마땅히 실천적 과제를 제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실마리를 찾은 것도 같아 이를 풀어 보고자 한다. 

민주당 지지율의 상승... 민주당 38% vs. 국민의힘 32%  

이번 정부 들어 민주당의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의 변동이기는 하지만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처럼 보인다. 한국갤럽이 10월 14일 금요일에 발표한 10월 2주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직전 조사보다 6%P 더 높아진 38%, 국민의힘은 1%P 낮아진 32%로 나타났다. 엄밀하게 말하면 두 정당의 변동과 두 당 사이의 격차(6%P)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어서 큰 변동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상승세로는 가장 큰 폭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6%P 높아져 38%였다. 국민의힘은 횡보했다. (9월 2주는 추석이라 조사 쉼)
▲ 한국갤럽 10월 11~13일 정당 지지도 지난 14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6%P 높아져 38%였다. 국민의힘은 횡보했다. (9월 2주는 추석이라 조사 쉼)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만일 민주당의 지지도가 10월 3주에도 높아진다면, 상승세를 탄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당인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어서, 박근혜 및 문재인 전직 두 대통령 집권 시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게 될 수도 있겠다.

필자의 글(여권 심장부에서 시작된 데드크로스... 지지율 25%가 마지노선 http://omn.kr/1zx6i)에서 언급했 듯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이 오차범위 정도로 따라 붙게 된 데까지 3년 이상 걸렸고,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당 새누리당의 지지도를 오차범위까지 따라 붙는 데 3년 넘게 걸렸다. 이번 정부에서는 출범 후 불과 5개월 지나 야당이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우세를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민주당 지지도, 국정 부정 평가자 중 의미 있는 상승

다음의 표를 보자. 민주당 지지도 기준 10월 1주와 2주를 비교했을 때, 두 자릿수 혹은 오차범위를 넘는 수준으로 오른 인구집단을 살펴봤다(표본수에 따라 오차범위 변동).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승폭이 두 자릿수이거나 오차범위를 넘는 변동을 확인했다. (편집은 필자)
▲ 양대 정당 지지도 변화(10월 1주 - 2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승폭이 두 자릿수이거나 오차범위를 넘는 변동을 확인했다. (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국민의힘 지지도는 충청권에서 변하지 않았는데, 민주당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지만 11%P 상승했다. 18~29세 중에서는 국민의힘도 8%P 상승, 민주당도 10%P 상승했다.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도는 9%P 하락, 민주당은 15%P 상승했다. 생활수준이 하(下)라는 응답자 중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12%P 하락했고 민주당은 11%P 상승했다. 이들 인구집단에서의 변동은 뒤에서 좀 더 살펴보자.

위의 인구집단 표본수를 통해 오차범위를 산출해서 본다면 각 집단 내 변동은 모두 오차범위 이내라서 사실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그런데, 필자가 조금 주의해서 본 부분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자들 중에서의 변동이다. 민주당 지지도가 9%P 올라갔는데, 표본수가 600명대로 많아 오차범위는 상대적으로 좁고(7.9%P) 그래서 오차범위 밖으로 판정됐다. 즉 다른 집단 내 변동 대비 조금 더 분명한 변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정 부정 평가자 중 민주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지지도 대비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래의 표로 확인할 수 있듯이 최근 3개월 동안 민주당 지지도가 오차범위를 넘는 변동을 보인 건 처음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자 중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표로 정리했다.(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국정 부정 평가자 중 정당 지지도 변화 지난 3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자 중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표로 정리했다.(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이를 토대로 글 도입부에서 언급한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것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즉, 서두에 국정 부정률(60%대)은 상당히 높은데 민주당 지지도는 30%대에 고착된 이유와 타개책을 문의하시는 독자가 여럿 있다고 했다. 바로 위 표로 정리한 결과를 볼 때,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동인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의욕을 자극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조심스레 해석해 볼 수 있겠다.

[현안 점검①] 여가부 폐지 vs. 확대, 팽팽하게 갈려

얼마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와 민주당부터 '반사이익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보여주는 실수와 실책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반사이익을 얻으려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데, 그렇다면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위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까, 아니면 '잘하기 경쟁'으로 얻은 것일까?

필자는 이 궁금함을 풀어보기 위해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설문한 몇 가지 현안에 대한 여론을 살펴봤다. 먼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다.
 
10월 2주 한국갤럽의 보고서에는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좋게 보는지 좋지 않게 보는지 물었다. 오차범위 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여가부 폐지안 인식 10월 2주 한국갤럽의 보고서에는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좋게 보는지 좋지 않게 보는지 물었다. 오차범위 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결과를 보면 여가부 폐지안에 대해 좋게 본다는 응답이 42% vs. 좋지 않게 본다는 응답이 38%로 오차범위 내 팽팽하다. 민주당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이지만 두 자릿수로 상승한 18~29세 중에서는 폐지안을 좋게 본다는 긍정이 50% vs. 부정 34%다. 그런데, 18~29세에선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8%P 상승했다는 점을 기억하자. 20대 청년은 여가부 이슈에 자극받아 양극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생활수준 하' 응답자 중에서는 좋게 본다는 긍정 응답이 평균 대비 적다. 모르겠다는 응답자가 28%로 평균 대비 많다. 여가부 폐지안에 대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렇지만 국정 긍정 평가자 중 긍정 응답 비율이 76%, 부정 평가자 중 부정 응답이 56%로 결집 정도는 긍정 평가자 중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여가부 폐지안은 더 강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 폐지안이 더 강하게 추진된다면,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는 팽팽해도, 민주당 지지도가 올라간 계층에서는 양쪽으로의 결집도가 강해지거나 혹은 폐지안보다는 의견 유보로 분산될 수 있겠다.

[현안 점검②]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오차범위 내 대등

지난주에는 특히 한미일 3국의 동해상 연합군사훈련 관련 찬반 양론이 뜨거웠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필요성 찬반부터, 친일파에 대한 태도까지 정치권을 달군 메시지가 많았다. 아래는 같은 조사에서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의 필요성을 물어본 문항의 결과다.
 
10월 2주 한국갤럽 보고서에는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필요성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필요 vs. 불필요 응답이 오차범위 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필요성 인식 10월 2주 한국갤럽 보고서에는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필요성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필요 vs. 불필요 응답이 오차범위 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은 필자)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전체에서는 필요하다 49% vs. 필요하지 않다 44%로 오차범위 내 대등했다. 그런데, 국정 긍정 평가자 중에서는 83%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부정 평가자 중에서는 62%만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해 긍정 평가자 중 쏠림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아마도 3국 연합군사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이 메시지에 더 강하게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같은 이슈에 결집력을 더 발휘할 것 같은 70대 이상에서는 23%가 모르겠다고 했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주장하는 측에서 메시지 도달률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할 대목일 수도 있지만, 70대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오차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15%P 높아졌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충청권에선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의 비율이 다른 권역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역시 충청권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11%P 상승해 주목된다. 충청권은 정치권 내 도덕성 이슈나 국격 논란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 대비 민감하게 여론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충청권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해볼 대목이다.

[현안 점검③] 북한 미사일 대응 기조, '평화/외교 노력' 우세

필자는 위의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인식이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 방향을 묻는 문항의 결과와 함께 보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 '평화/외교 노력을 계속'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3명 중 2명에게서 나타나 우세했다. '군사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년 전 대비 줄어든 25%에 그쳤다.
 
같은 10월 2주 보고서에 한국갤럽은 북한 미사일 도발에 어떤 기조로 대응해야 하는지 설문한 결과를 담았다. '평화와 외교' 기조 응답이 우세했다.
▲ 한국갤럽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 방향 인식 같은 10월 2주 보고서에 한국갤럽은 북한 미사일 도발에 어떤 기조로 대응해야 하는지 설문한 결과를 담았다. "평화와 외교" 기조 응답이 우세했다.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또한 충청권에서 '평화/외교 노력 계속' 응답이 호남권과 함께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평화/외교 노력 계속' 응답은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평화/외교 노력 계속' 응답이 과반이었다.

더군다나 국정 긍정 평가자 중에서도 '평화/외교 노력'과 '군사적 해결책'은 대등했다. 부정 평가자 중 80%가 '평화/외교 노력'을 선택해 대비됐다. 중도 성향자 중에서도 '평화/외교 노력'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국민적 욕구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반응할 경우 생기는 일 

윤석열 대통령 부정 평가자 중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상승 기류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최근 주요 현안에서 민주당의 입장과 메시지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국민의 정치적 욕구에 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반사이익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① 여성가족부의 폐지가 아닌 확대 주장
②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반대, 대일 외교 관련 논란
③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평화/외교 노력 주장


이러한 입장이 민주당 지지 표명을 주저하던 일부 국정 부정 평가자를 움직였다고 볼 수 있겠고, 그래서 전체적인 정당 지지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풀이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천명했듯 '반사이익 정치'를 하지 않고, 국민 정서와 민생에 근거한 '잘하기 경쟁'을 어떻게 펼쳐 나갈지 주목된다. '잘하기 경쟁'이 지지도를 견인할 때에만 의미 있는 골든크로스가 가능할 수 있다. 

[한국갤럽(10월 2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0월 11 ~ 13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1.2%

더 자세한 사항은 언론사/조사기관 및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 참조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태그:#정당지지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반사이익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메타보이스(주) 이사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정량조사뿐 아니라 정성조사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소셜빅데이터 분석과 서베이의 접목, 온라인 정성 분석의 고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