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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남준기 기자가 낙동강물과 금호강물을 나란히 들고 섰다. 과연 우리는 어느 강물을 선택할 것인가?
 내일신문 남준기 기자가 낙동강물과 금호강물을 나란히 들고 섰다. 과연 우리는 어느 강물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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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님, 어느 강물을 원하시나요?"

위 사진 속 물 중 하나는 지난 15일 오후 2시 무렵 금호강 안으로 들어가 직접 뜬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9월 말 낙동강에서 뜬 것입니다. 이날 기자와 함께 현장 동행취재에 나선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는 마치 홍 시장에게 유리병에 담긴 두 강물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듯 둘을 나란히 들고 섰다. 

두 유리병에 담긴 강물만큼이나 현재 두 강이 처한 상황의 차이는 극명하다. 낙동강의 제1지천인 국가하천 금호강은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하중도가 있는 노곡교 아래는 큰 여울목이라, 물살이 세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펄펄 살아 흐르는 금호강의 평화

가슴 장화를 입고 직접 들어가 본 금호강은 바깥에서 볼 때보다 더 맑고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강바닥이 훤히 보였고, 그 안에서 유영하는 수많은 물고기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 물의 흐름에 따라 줄기를 길게 늘어뜨린 수초까지 선명하게 목격됐다. 
 
누치로 보이는 물고기 두 마리가 바로 앞에서 놀고 있는모습이 훤히 보이는 금호강
 누치로 보이는 물고기 두 마리가 바로 앞에서 놀고 있는모습이 훤히 보이는 금호강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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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바닥에 붙어 자라는 수초인 말도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금호강
 금호강 바닥에 붙어 자라는 수초인 말도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금호강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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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절 자취를 감춰었던 조개들이 지천으로 널렸다. 조개들이 훤히 보일 정도로 금호강물은 맑았다.
 산업화 시절 자취를 감춰었던 조개들이 지천으로 널렸다. 조개들이 훤히 보일 정도로 금호강물은 맑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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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강 바닥에는 산업화 시절 자취를 감추었던 강 조개가 그대로 박혀 있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상류 쪽으로 조금 걸어갔더니 바로 앞에서 피라미, 모래무지, 누치와 잉어 같이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 무리가 혼비백산 흩어지며 낯선 이방인을 경계한다. 

저 멀리에서는 백로와 왜가리가 사냥을 하고 있었고, 모래톱 위에 앉아 졸고 있는 오리 무리들의 모습도 보였다. 
 
백로들은 사냥을 하고 오리들은 졸고 있는 금호강의 평화로운 모습
 백로들은 사냥을 하고 오리들은 졸고 있는 금호강의 평화로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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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는 사냥하고 오리들은 졸고 있는 금호강의 평화로운 모습.
 백로는 사냥하고 오리들은 졸고 있는 금호강의 평화로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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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 단어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그렇다. 평화란 단어는 이런 때 쓰여야 한다. 건강한 금호강과 그 안의 뭇 생명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금호강이다. 

그 모습을 보고 옆에서 남준기 기자가 금호강 르네상스를 하겠다는 홍준표 시장에게 한 마디 했다. 

"금호강은 이미 르네상스 된 것 같은데, 왜 홍준표 시장은 금호강을 르네상스한다고 하지? 과거 금호강은 BOD가 100ppm이 넘을 정도로 썩은 강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청정 계곡수 같다. 그야말로 금호강 르네상스가 이루어졌는데 웬 철지난 르네상스 타령인지 모르겠네."    

남 기자 말처럼 산업화 시절 거의 시궁창과도 같았던 금호강이 지금은 2급수의 깨끗한 강으로 살아돌아왔는데, 홍준표 시장은 이런 금호강에 르네상스란 이름으로 다시 '삽질'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 사업이 지금 대구지역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져 공동대책위원회까지 꾸려진 '금호강 르네상스'다. 

홍준표식 금호강 르네상스는, 이날 우리가 서서 강을 살펴본 곳에서 불과 1km 하류 부근에 거대한 수중보를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홍 시장은 이 곳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유람선과 모터보트, 제트스키 같은 수상레저단지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레포츠밸리에서 카약을 타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100% 녹조 독에 피폭됐다. 과연 이런 금호강을 만든 심산인가?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레포츠밸리에서 카약을 타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100% 녹조 독에 피폭됐다. 과연 이런 금호강을 만든 심산인가?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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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의 바람대로 될까? 현실은 아니올시다 이다. 그의 바람대로 진행했을 때 금호강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지금의 낙동강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보로 막힌 낙동강은 올 여름 극심한 녹조 현상을 겪었다. 강 전체가 녹조 곤죽 상태였다. 

녹조에는 독이 들어 있다. 지난달 21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등은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들은 "공기 중 남세균은 낙동강에서 1.1k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검출됐다. 앞선 조사에서는 1.5km 거리의 가정집에서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녹조 핀 강에서 레저활동을 하다가 '발암물질'이라는 녹조 독을 에어로졸 형태로 마시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관련기사 : 낙동강 1km 밖 주택가 공기중에서도 '남세균 독소' 검출 http://omn.kr/20sxt). 

게다가 낙동강 녹조 독은 낙동강 물고기에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는 사실도 지난 13일 대구MBC 시사프로그램 <빅벙커>가 밝혀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8월 낙동강에서 잡은 어류를 부경대와 경북대에 조사해달라고 의뢰했고, "동자개와 메기 등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치를 초과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홍준표 시장은 저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물고기 몸 속으로 기어이 녹조 독을 집어넣으려고 하는가? 

가쁜 숨 몰아쉬는 낙동강의 잉어가 전하는 말 
 
용존산소가 부족한 낙동강에서 수면 위로 올라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낙동강 잉어
 용존산소가 부족한 낙동강에서 수면 위로 올라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낙동강 잉어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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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창녕보에서 올려다 본 낙동강. 간장색 강물만 가득한 죽음의 강이다.
 합천창녕보에서 올려다 본 낙동강. 간장색 강물만 가득한 죽음의 강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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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과 수초가 훤히 보이는 금호강을 뒤로 하고 낙동강으로 향했다. 합천창녕보에서 올려다 본 낙동강은 물만 가득했고 색은 '간장'과 비슷했다. 한여름처럼 녹색은 아니었지만 이젠 규조류가 우점하면서 간장색을 띠었는데, 여전히 건강해 보이지는 않는 색이었다. 부유물마저 둥둥 떠있었다. 한눈에 봐도 건강하지 않은 강의 모습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잉어떼가 수면으로 얼굴을 내밀어 입을 벌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 아닌가. 바로 앞서 금호강에서 본 잉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급선회하면서 활기차게 유영하는 금호강 잉어와 용존산소가 부족해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낙동강 잉어의 모습에서 두 강의 본질적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산 강과 죽은 강, 아니 펄펄 살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강과 서서히 죽어가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강의 모습으로 말이다.  

과연 우리는 어느 강을 선택해야 하는가? 금호강인가 낙동강인가? 이제 겨우 살아돌아온 대구의 상징이자 자식과도 같은 강인 금호강을 다시 죽음의 그림자 짙게 드리운 작금의 낙동강처럼 만들려고 하는 시도를 과연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금호강과 낙동강 현장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5년간 우리강을 탐사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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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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