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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충남 서산에서 운영하던 가게 모습.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충남 서산에서 운영하던 가게 모습.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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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생전인 약 한 달 전에도 피를 흘릴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특수상해 혐의로 남편을 입건했지만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지역사회에서는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피해 여성은 9월 1일과 6일, 26일 등 네 차례에 걸쳐 가정폭력으로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 접수 때 둘을 분리조치했다고 밝혔지만, 남편은 닷새 뒤인 6일 새벽 아내의 가게에 찾아가 폭행을 저질렀다. 아내 신고로 현장에 온 경찰은 피의자를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으며, 변호사 선임, 심문 일정 조율 등으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 달 16일 법원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다.

피해 여성과 가까운 사이였다고 밝힌 이웃 주민 A씨는 기자에게 "한달 전 그날 오전 가게에 가 보니 바닥에 피가 낭자했다. 피해자는 얼굴에 상처를 입었을 정도로 심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쩐 일인지 남편은 구속되지 않았다. 그날 구속만 됐어도 이렇게 처참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가 죽기 전 '경찰은 내가 죽어야 저 사람을 구속시킬 모양인가 봐'라고 하소연했다. 그 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일부 언론에서 피해자가 사건이 벌어진 날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건 당일 스마트워치는 충전 중이었다"며 "그 전에는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계속 차고 있던 걸 봤다. 내가 증인이다"라고 했다.

피해 여성의 동창이라고 밝힌 B씨도 폭행사건 당일 오전 가게를 방문해 친구를 만났다면서 "심각한 폭력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하다. 경찰이 초기 대처만 잘 했어도 친구가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서산경찰서 관계자는 "(9월 6일 폭행사건으로)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피해자와 피의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했고 도주 우려도 없다고 봐서 체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가정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됐을 가능성도 있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찰도 비판 받을 부분이 있다면 수용하겠다. 다만 경찰 입장에서도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살인사건을 목격한 이웃 주민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여성의 가게 옆에서 자영업을 하는 C씨는 "밤에 잠도 오지 않는다"며 "지금도 사고 당일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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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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