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탄생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SSG 랜더스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위 LG 트윈스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5위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3-8로 패배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두 팀의 맞대결을 지켜본 SSG는 남아있던 매직넘버를 지우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홈 최종전이 끝날 때까지 1위가 결정되지 않았고 2위 한화 이글스전서 패배해 대전 원정을 찾은 팬들과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 쉬는 날에 순위가 결정되는 바람에 다소 싱겁게 선두 경쟁이 마무리되긴 했어도 선수단과 팬들 모두 한숨을 돌리게 됐다.

우승 확정 이후 김원형 감독은 구단을 통해 "랜더스의 우승은 구단, 선수단, 팬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결과이다. 개막전부터 1위를 지킨다는 것이 선수단에게는 큰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하나가 되어 이겨냈고, 경기장에서 열광적으로 응원해준 팬 분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구단주님을 비롯해 그룹 구성원들의 세심한 지원과 격려로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키움과 정규시즌 홈 최종전에서 승리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SSG 랜더스 선수단

키움과 정규시즌 홈 최종전에서 승리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SSG 랜더스 선수단 ⓒ SSG 랜더스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와 타선, 선두 지킨 원동력

위태로운 순간을 몇 차례 맞이하고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SG의 정규시즌 우승 요인은 역시나 크게 두 가지다. 윌머 폰트-김광현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와 언제든지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타선이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O리그서 활약 중인 폰트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28경기 184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2.69 피안타율 0.20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5로 지난해보다 훨씬 투구 내용을 남겼다.

4년 총액 151억원에 도장을 찍은 김광현의 가세가 결정적이었다.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온 김광현은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까지 다양하게 섞어 던져 타자들을 요리했다.

현재 27경기 167⅓이닝 13승 2패 ERA 1.99 피안타율 0.220 WHIP 1.07을 기록 중인 김광현은 내친김에 개인 기록에도 도전한다. 5일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서 개인 통산 150승 도전 및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에 나선다. 이날 호투를 펼치면서 1점대를 유지할 경우 김광현은 2010년 류현진 이후 KBO리그서 12년 만의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가 된다.

투수들을 도와준 타선의 지원도 빠질 수 없다. 한층 성장한 최지훈은 규정타석 진입과 함께 데뷔 첫 3할 타율을 정조준한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최정(26개), 한유섬(21개), 추신수(16개) 등도 팀에 기여한 바가 크다.

이밖에 뒤늦게 합류한 대체 외국인 선수 숀 모리만도와 후안 라가레스의 활약, '1982년생 베테랑 듀오' 추신수-김강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의 신구조화 등도 SSG가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호성적과 적극적인 마케팅까지 더해진 덕분에 SSG(981,546명)는 팀 순위뿐만 아니라 홈 관중 순위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제 몫을 해 줘야 하는 투수 중 한 명인 SSG 서진용

한국시리즈에서 제 몫을 해 줘야 하는 투수 중 한 명인 SSG 서진용 ⓒ SSG 랜더스


다소 불안한 불펜은 옥에티... 기존 투수들 분발해야

다만 시즌 내내 기복이 컸던 불펜의 부진은 여전히 SSG의 불안요소다. 특히 5월(5.47)과 6월(6.29)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로 추락한 SSG는 9월 이후에도 김택형과 서진용 등 주축 투수들의 부진으로 2위 LG의 거센 추격을 좀처럼 뿌리치지 못했다. '베테랑' 노경은이 떠안는 부담감은 점점 커져갔다. SSG의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7.95로 리그 최하위다.

잔여 경기 일정에 돌입하고 선발진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기자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과 이태양을 불펜으로 전환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아무리 많아야 4선발로도 시리즈를 소화할 수 있어 이를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결정이었다.

현재로선 김광현과 폰트, 모리만도, 박종훈까지 4명의 투수가 한국시리즈서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규시즌서 4선발 혹은 5선발로 나온 투수들을 불펜으로 기용할 수 있고 준비 기간이 길어 힘을 충분히 비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기존에 불펜을 지킨 구원투수들이 반등해야 김원형 감독이 생각했던대로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다. 더구나 시즌 막바지에 박종훈이 부진하는 등 선발진에서의 변수도 어느 정도 대비해야 한다. 타선과 원투펀치만 믿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실전감각'은 한 타석 혹은 두 타석 정도 서다보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미 많은 팀이 보여주었다. 그만큼 현행 포스트시즌 제도상 정규시즌 1위 팀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SSG가 12년 만의 통합 우승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 김광현 추신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