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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0월 4일 오후 4시 4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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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치를 하겠다." - 문화체육관광부
"웃자고 그렸는데 죽자고 달려들면 더 우스워진다." -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고등학생의 미술 작품이 경연대회에서 수상하자, 이를 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에 나선 데 대한 반발이다. 고등학생의 그림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이다.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 제25회 부천국제문화축제의 일환으로, 한국만화박물관에는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됐다. 논란이 된 것은 해당 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였다. 고등학생이 그린 이 작품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한 기차를 김건희 여사가 조종하고 있고, 그 뒤로는 법복을 입고 칼을 든 검사들이 타고 있다. 달리는 기차에 놀란 아이들이 도망가는 모습도 함께였다.

해당 작품이 전시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란이 불거지자 문체부가 직접 나섰다. 문체부는 4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문체부는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록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나,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 원이 지원되고 있고, 이 공모전의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라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교부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교부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 인터넷커뮤티니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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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체부 후원 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 제9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소관부서는 승인사항을 취소하고 그때부터 3년간 후원 명칭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명시된 점을 언급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고등학생에게는 현직 대통령을 만화로 풍자할 자유가 없나? 아니면 현직 대통령이나 영부인, 검찰을 풍자한 작품은 수상작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나?"라며 "윤석열 정부의 금과옥조 '자유'는 역시나 말뿐이었던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문체부에 묻는다.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왜 그 자체로 만화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행사 취지에 어긋나는 일인가?"라며 "문체부가 무슨 근거로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역풍을 맞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혹여나 대통령실은 이번 일로 문체부 팔 비틀 생각 말고 그냥 허허 웃고 지나가시기 바란다"라며 "최고권력자로서 비판의 목소리에도 눈과 귀를 여는 여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언론 탄압도 부족해 문화 탄압에까지 나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내고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입만 열면 말하는 자유에 속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문화예술 공모전과 수상작을 문제 삼는 것은 권력을 동원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막겠다는 반문화적,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마저 문제 삼겠다니 한심하다. 풍자화도 국민의 목소리이다"라고 강조했다.

태그:#풍자, #대통령, #윤석열차, #문화체육관광부,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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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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