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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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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다 나오게 되면 다 파악을 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민께 사과드릴 일이 있으면 사과와 함께 정말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보겠습니다."

2년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은 '라임'이라는 두 글자가 뜨겁게 달궜다. 그중에서도 현직 검사들이 라임 사태의 '전주(錢主)'로 불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여러 번 난처하게 했다.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 드리겠다"는 예고까지 했을 정도다. 이후 정치에 입문한 윤 대통령은 관련 사건에 대한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536만원 나누기 5이냐, 6이냐... 판사는 '최소 6명'으로 봤다

지난 9월 30일, 논란에 대한 사법부(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의 첫 판단이 나왔다. 결론은 '무죄'였다. 100만 원을 초과해 접대받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계산한 피고인들의 '향유 금액'은 93만9167원. 유죄로 인정되기엔 6만 원 남짓 모자랐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사실로 인정한 그 날의 접대 내역은 아래와 같다. 
 
- 술값 : 190만 원(기본 술값 120만 원, 추가 70만 원), 맥주 30만 원, 음료 20만원.
- 추가 요금 : 여종업원 비용 96만 원(8명 곱하기 12만 원), 새끼마담 및 웨이터 비용 25만 원, 여성접객원 3명 비용 140만 원(10분 단위로 1명씩 교체, 3시간에 40만 원, 시간 초과 시 시간당 10만 원씩 추가), 밴드 비용 35만원.

 

무죄 판단을 가른 것은 술값과 여성 접객원 등 서비스 비용을 나눈 '머릿 수'였다. 접대자인 김봉현 전 회장, 술자리를 주선한 검사들의 '특수통' 선배 이주형 변호사, 문제의 나아무개 검사, 1시간가량 일찍 자리를 떠나 기소를 면한 두 검사까지. 검찰은 영수증에 적힌 2019년 7월 18일 문제의 '1호실' 요금 536만 원을 5인 기준으로 자리를 떠난 두 검사의 몫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나 검사에게 할당된 돈은 약 114만 원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금액이 산출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술자리에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은 더 있었다고 봤다.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도 같은 방에서 서비스를 즐겼다고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날 술자리 최종 참석자는 총 6명이 된다. 김봉현 전 회장과 주선자인 이 변호사, 참석 검사들의 진술도 같은 주장이었다. 다만 김 전 행정관은 지난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 줄곧 문제의 방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내내 증언했다. 
 
6개의 술잔.
 6개의 술잔.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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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프로식 할인'은 안 먹혔지만... '근본 대책 필요성'은 남았다

재판부는 김 전 행정관이 이미 이 사건 전부터 김 전 회장으로부터 골프비용과 룸살롱 비용 등을 접대 받은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돼 형이 가중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반적인 술자리 문화"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와 김 전 행정관이 깊은 친분이 있는 상황에서, "(술자리) 사실을 알고 인사도 안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역시 증인신문 과정에서 "알콜 알레르기가 있어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고 했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증언도 유죄 판단에 인용되지 않았다. 이 전 부사장은 술자리 초반 10분, 후반 15분 내지 20분 참석, 도합 30분 정도 참석한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주대 등 기본 술값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경우에도 부과되고, 향응 참석자들이 개별적으로 마신 술과 음료의 양은 특정할 수 없으며 마담과 여성종업원 등도 함께 술과 음료를 마시는 사정에 비춰보면 주대는 참석자들에게 평등하게 분할해 산정해야 한다"면서 "이종필은 약 25분 내지 30분 참석했으므로, 이종필이 향유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향응가액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재판 내내 피고인 측에서 주장했던 '할인 가능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주형 변호사 측은 지난 공판 당시 "상당 수 손님들에게 술값을 할인해준다는 증언이 있었다"면서 실제 금액은 536만 원 아래일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재판부는 룸살롱 마담의 증언을 인용 "텐프로 유흥주점들의 술값 계산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하다"면서 "유흥주점 술값에 일률적이거나 통상적인 할인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은 향응을 제공하고,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한다. 다만, 1회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판결문 서두에 적힌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의 주장 요지'다. 수사 초기 '접대 사실' 자체를 부인했던 논란의 당사자들은 공판 시작 후 치열한 '술값 계산'에 매달렸다. 접대 사실은 인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공판 마지막까지 김 전 행정관과 이 전 부사장이 내놓은 '그 방에서 마시지 않았다'는 증언을 증거로 증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의자들의 계산법에 손을 들어줬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안의 내용은 자세히 모르지만, 그런 비판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런 지적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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