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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마을에서 본 FRP조선소 모습
 신근마을에서 본 FRP조선소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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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 40%가 환자예요. FRP가루와 분진이 날아오고 화학약품 냄새도 정말 독해요. 거의 아침마다 쓰레기를 태워 시커먼 연기가 나요. 사람들을 무시를 해도..."

지난 24일 전남 여수시 신월동 신근마을 경로당에 모여든 주민들이 털어놓은 얘기다.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조선소에 둘러싸인 마을 주민들은 "이대로는 도저히 못살겠다"면서 "마을 한 집 걸러 암환자가 발생해 죽어나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주민 40%가 암환자... 삶 180도 바꾼 FRP조선소
 
▲ 주민 40%가 암환자...FRP조선소 옆 신근마을은 지금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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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마을 주민들이 FRP조선소에서 날아든 FRP 분진가루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마을에 있는 FRP조선소가 주민들의 삶을 180도 바꿔놨다고 말했다.

여수시 신월로 448-21번지 신근경로당 마을 동쪽과 서쪽에는 300m 사이를 두고 FRP 조선소 두 군데가 가동되고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한국조선마린'과 맞은편 '삼창에프알피조선소'가 마을을 둘러싼 형국이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신월동에 한국화약 공장이 들어서면서 강제로 쫓겨오다시피 이주해 현재의 자연부락을 이뤄 50여 년을 살아왔다"면서 "주민들은 바닷가에서 조개류(반지락 등)와 게, 낙지 등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식들을 키우며 어렵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금은 젊은이들이 모두 도심으로 떠나버리고, 힘없고 큰소리도 못하는 고령자들만이 사는 마을로 변해버려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180도 바뀌어 버렸다"라고 한탄했다.
 
여수시 신월동에 위치한 FRP조선소에서 흘러나온 FRP 분진가루가 바다에 뿌옇게 쌓인 모습
 여수시 신월동에 위치한 FRP조선소에서 흘러나온 FRP 분진가루가 바다에 뿌옇게 쌓인 모습
ⓒ 주민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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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일찍부터 늦은 시간까지 FRP선박을 건조 또는 수리하면서 소음이 발생합니다. FRP로 선박을 만들면서 분진도 발생합니다. 서풍이나 북서풍이 불 때면 서쪽 삼창조선소에서, 동풍과 남동풍이 불 때면 동쪽 한국조선마린에서 FRP 분진이 마을로 날아들어요. 텃밭에 심어놓은 채소조차도 먹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요.

그러나 관계기관과 업체 측이 주민을 무시합니다.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주민들뿐입니다."

50여 가구가 모여사는 이곳 주민들은 "암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사람들이 26명이고, 6명이 피부질환 등의 질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암과 더불어 FRP분진가루에 의한 해양오염이 발생하는 건 FRP비산먼지와 기름찌꺼기 등의 방치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60대 초중반에 각종 암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이 16명이나 된다고 한다. 주민 50여 명 중 40%에 달하는 주민들이 피부질환, 천식 등 건강과 관련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 FRP조선소로 둘러쌓인 신월동 신근마을 주민들이 암과 질병에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현황 자료
  ▲ FRP조선소로 둘러쌓인 신월동 신근마을 주민들이 암과 질병에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현황 자료
ⓒ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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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민은 "조선소가 생긴 이후로 FRP 작업, 도색작업 등으로 발생하는 오염원 때문에 바닥은 온통 기름 색깔로 시커매졌다. FRP의 절단 및 그라운딩 작업시 발생하는 분진 비산 먼지가 바닥에 쌓여 비만 오면 오염원이 바다로 그냥 흘러 들어간다. 인근 해양오염의 주범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설비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이들 두 곳의 조선소에는 폐오일 찌꺼기 등도 지표면으로 스며들면서 20여 년 전부터 우리 마을 사람들은 마을 갯가에서 생산되는 건 먹지도 않는다. 게다가 갯가에선 (먹을 게) 잡히지도 않을 만큼 해안가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FRP 선박 건조 및 수리시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집진기를 통해 유독성 미세먼지를 포집해 작업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우리 마을에 있는 조선소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다. 공터에서 울타리만 쳐 놓고 수십 년 동안 뻥 뚫린 공간에서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 또는 수리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관계기관에서는 그 실태를 아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같은 실태에 대해 여수시 기후생태과 환경지도팀 담당자는 "상반기에 민원이 접수돼 해당 마을 방문했다. FRP비산먼지가 날려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면서 "(업체가) 지난 5월 이동식 집진시설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야외 연마작업을 해서 여수시가 고발조치를 했다. 앞으로 수시로 꾸준히 현장 단속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FRP조선소 이전하라! 분진가루 때문에 못 살겠다!"... 생존권 투쟁 예고
 
신근마을 경로당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
 신근마을 경로당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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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마을 주민들은 조선소 이전 민원을 제기 중이다. 주민들의 4대 요구사항은 ▲2곳의 조선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이주 조치 ▲이전 시까지 공장의 집진시설을 규정에 맞게 설치 운영 및 불이행에 대한 강력한 행정명령 조치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종합건강검진 실시(조선소와 인과성 있는 병은 치료비 전액 지원) ▲공유지 및 공해지 점사용기간 연장 절대 불가 등이다. 특히 주민들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에 대한 불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FRP조선소 이전촉구 대책위원장은 "탄원서를 접수 이후 공무원들이 현장실사를 두 차례 나왔고 간담회도 한 차례 실시해 시정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주민과 소통이 없는 것을 보니 (민정 8기 출범 이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된 건지 의심스럽다. 행정의 지속성이 없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조선소 측은 시설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고 아직도 핑계로 일관한다"면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0월 이후 생존권 투쟁에 돌입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여수시 해양항만레저과 연안관리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허가 기간이 끝나면 허가 이전 상태로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 내년 5월이 만기인데 기간 연장 신청이 들어올 때 모든 것을 종합해 검토하고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수시 신월동에 위치한 FRP조선소에서 흘러나온 FRP 분진가루가 바다에 뿌옇게 쌓인 모습
 여수시 신월동에 위치한 FRP조선소에서 흘러나온 FRP 분진가루가 바다에 뿌옇게 쌓인 모습
ⓒ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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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삼창조선소 관계자에게 FRP분진가루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 관계자는 "공장 분진시설 민원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고 공장을 보수하고 있다"면서 "시청 관계자와 주민들과 자리를 만들어 일을 다봤다"라고 말했다. 이전 요구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묻자 "어떻게 이전을 하겠나? 그 돈을 주실 수 있나? 이전 비용은 누가 대주나? 이곳은 사유지다"라며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한국조선마린 측은 "주민들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우린 시에서 지적한 분진용 집진시설을 설치했고, 차광막을 준비해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선소 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집단화 시설을 해서 옮긴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 추진과정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FRP는 유리섬유와 스티렌 모노머 등 불포화 폴리에틸렌수지 및 경화제, 안료, 파라핀 왁스 등으로 만드는 소재다. 여기서 발생하는 미세한 유리섬유 분진에 노출되면 피부, 눈, 호흡기 등에 해를 끼친다. 스티렌증기를 흡입할 경우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의식불명, 신체허약, 피부홍반, 결막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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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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