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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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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자율형사립고 도입이나 일제고사 추진 등으로 대표되는 무한경쟁 교육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에 더해, 그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도 우려를 사고 있다. 이는 '교육감 직선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그의 논리에서 엿볼 수 있다.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가 만족스러운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제도의 최대 의의가 교육과 정권의 분리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육감 인선이 정권의 수중에 놓이게 되면, 교육이 정치에 예속됐던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될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장관을 지낸 이주호 후보자는 올해 6.1 지방선거 때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했었다.

"정부 간섭 줄이기 위해서 '교육감 직선제' 문제 해결해야"

과거 그는 교육감 직선제를 비판하면서 정치적 중립 문제를 거론한 일이 있다. 그렇지만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직선제를 비판하는 그의 논리가 실제로는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직선제 실시 2년 뒤부터 교과부 차관과 교과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17년에 <철학과 현실> 제112호에 실린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교육 대전환'이란 논문에서  '교육부 개혁'을 서술하며 "지나치게 강한 정부의 간섭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최근 들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교육감 직선제를 비롯하여 지방교육자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감 선출 방식을 각 시도 조례로 결정하도록 위임하는 것도 좋은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감 선출 방식을 반드시 전국적으로 획일화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도가 선택 가능한 방식으로 러닝메이트, 간선제, 임명제, 직선제 등을 제시하고 이 중에서 각 시도가 결정하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론 부분에서 교육감 직선제 재검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007년에 직선제가 실시되면서 교육감 후보들의 정치적 성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정 후보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주목을 받게 됐다. 이처럼 후보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이 언뜻 보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현대사에서 논의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교육 종사자의 정치 이념이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교육 종사자가 정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율성을 갖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 의미의 정치적 중립을 달성하는 데는 교육감 직선제만큼 용이한 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이주호 후보자는 정부 간섭을 줄이기 위해 직선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정부 간섭을 줄일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 직선제인데도 정반대 주장을 편 것이다. 이는 그가 교육감 직선제 재검토라는 결론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논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 합리적 근거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직선제를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인상도 준다.

이유는 '분리·운영에 따른 비효율'?

정부 간섭을 줄이기 위해 직선제를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그는 바로 뒷 문장에서 모순된 서술을 남겼다. 직선제를 재검토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교육자치단체와 일반자치단체가 분리·운영됨에 따른 비효율"을 언급했다.

그는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이 병존하는 것에 대해 비효율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 인식을 표시했다. 중앙정부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직선제를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뒤, 지방정부와 교육감의 분리로 인한 비효율을 줄일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중앙정부가 교육에 간섭하는 것이 옳지 않듯이 지방정부가 그렇게 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그는 지방 정치와 지방 교육의 분리를 비효율로 인식했다.

정부 간섭을 줄이기 위해 직선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상하지만, 중앙정부의 교육 개입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지방정부의 교육 개입은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2007년에 처음 시행된 교육감 직선제가 문제점들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 제도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교육이 정치 권력에 휘둘릴 때의 부작용이 이미 충분히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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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정치의 입김에 노출됐을 때 벌어진 일들

이승만 정권 몰락의 계기가 된 1960년 3.15 부정선거 때도 교육공무원들이 불법선거에 동원됐다. 1960년 6월 6일 <조선일보> 2면 우단에 전문 그대로 인용된 검찰 공소장은 "교육공무원을 자유당 입후보자의 선거운동에 이용할 목적으로" 운동자금이 지급된 사실을 적시한다. 이 공소장에는 "교육감에 30만 원씩"이라는 대목이 들어 있다. 1960년대 물가로 환산하면, 이승만 정권이 교육감들에게 지급한 선거자금은 유권자 1만 명에게 자장면(그릇당 30원)을 사줄 수 있는 금액이었다.

사례는 또 있다. 1992년 대통령선거 일주일 전인 12월 11일, 부산 지역 기관장들이 초원복집에서 비밀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두 달 전까지 법무부장관이었던 김기춘은 이 자리에서 유명한 한마디를 남겼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다. 이는 노태우 정권이 내세운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를 부산 지역 기관장들이 단합해 지원해야 한다는 독려였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장, 부산경찰청장,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부산지부장, 기무사 부산부대장, 부산지검장, 부산상공회의소장과 더불어 부산시교육감도 동석했다. 교육감이 교육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회합에 등장했던 것이다.

대통령이 교육감을 임명했던 시절에는 교육감뿐 아니라 일선 교사들도 중앙 정부에 쉽게 휘둘렸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서울 선린상업고등학교(지금의 선린인터넷고등학교) 교사가 백령도로 발령을 받은 사건이다.

6월항쟁 4개월 전인 1987년 2월, 노웅희 선린상고 교사는 교육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백령도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백령도가 싫어서가 아니라 이 인사조치 자체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전근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해임되고 말았다.

이 일로 인해 문교부는 6월항쟁 직후에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 그러자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해 7월 14일 <동아일보> 기사 '민주화의 길 (8): 교육자치제'에 따르면, 문교부 장학편수실장은 "현행법상 엄연히 인사권자가 시도교육감인데, 문교부가 어떻게 노 교사의 인사 문제에 개입할 수 있겠느냐?"며 서울시교육감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러자 최열곤 서울시교육감은 법률상의 인사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라는 표현을 써가며 교육감이 그런 인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문교부가 이 일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감이 정권에 휘둘리고 이로 인해 일선 교육 지위까지 불안정했던 독재정권 시절의 폐습을 고치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그런데 이주호 후보자는 교육에 대한 정부 간섭을 줄이려면 직선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위 논문에서도 나타나듯이 그는 직선제 재검토를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해 보인다.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이주호 후보자의 주장은 직선제 자체보다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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