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0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사실상 예약한 LG 마무리 고우석

시즌 40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사실상 예약한 LG 마무리 고우석 ⓒ LG트윈스

 
2022 KBO리그에서 28년 만의 대권에 도전하는 LG 트윈스는 29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3-5로 패했다. 선발 이민호가 1이닝 5피안타 1피홈런 4사사구 5실점의 극도의 난조로 조기 강판당해 패전 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송은범, 이우찬, 백승현, 김진성, 최동환으로 이어진 5명의 불펜 투수는 합계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LG가 경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했다. 놀라운 것은 이날 등판한 5명의 불펜 투수는 엄밀히 분류하면 필승조가 아니라 추격조라는 점이었다. 

정규 시즌 2위 확보를 눈앞에 둔 LG는 1994년의 81승을 넘어 83승을 거둬 구단 역사상 최다승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29일 기준으로 0.624의 6할대 승률로 '사상 최강의 2위'로 불리고 있다. 올해 LG가 받아들 최종 성적표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는 매우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33홀드로 첫 홀드왕 타이틀 획득이 유력한 LG 정우영

33홀드로 첫 홀드왕 타이틀 획득이 유력한 LG 정우영 ⓒ LG트윈스

 
LG의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불펜이다.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2.93으로 리그 유일의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위다.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651로 2위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40세이브, 셋업맨 정우영이 33홀드로 각각 세이브왕과 홀드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40세이브 마무리, 30홀드 셋업맨이 탄생했다. 

LG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초 1사 후 등판한 진해수가 홀드를 수확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100홀드를 기록한 팀이 되었다. 팀 100홀드는 두어 명의 셋업맨만으로는 절대로 수립할 수 없는 대기록이다. 두터움을 자랑하는 LG 불펜진이 '전원 필승조'라고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LG 불펜의 탄탄함은 류지현 감독의 철두철미한 관리에서 비롯되었다. 시즌이 막바지임에도 LG 불펜에는 아직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가 없다. 타 팀 대부분이 이미 6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를 한두 명 보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류지현 감독이 3일 연투나 멀티 이닝 소화를 최대한 피하기 때문이다. 
 
 LG의 2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류지현 감독

LG의 2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류지현 감독 ⓒ LG트윈스

 
만일 이틀 연투나 멀티 이닝 소화가 불가피하면 이후 충분한 휴식을 부여한다. 덕분에 LG 불펜에는 특별한 부상자 없이 거의 모든 선수가 풀타임 활약을 하고 있다. LG가 시즌 막판 팀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유가 관리를 받은 불펜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8일 한화전에서는 LG가 4-1로 앞선 9회초 세이브 상황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등판하지 않았다. 전날 경기까지 최근 3일 중 이틀에 걸쳐 등판하며 투구 수가 많았던 고우석이 휴식을 부여받은 것이다. LG는 이정용이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하며 승리를 지켰다. 1위 SSG 랜더스를 따라잡기 위해 1승이 급할 수 있는 류지현 감독의 인내심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KBO리그에는 팀 성적을 내기 위해 감독의 불펜 투수 혹사를 당연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최대한 불펜을 쏟아부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시즌 막판 각 팀의 감독이 언급하는 '총력전'이라는 단어는 '불펜 혹사'라는 단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총력전'이라는 단어를 정규 시즌 135경기를 치를 때까지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만일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다면 불펜 혹사 없이 우승하는 선진적인 모델로 각광받을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이 '혹사 없는 우승'으로 KBO리그의 신기원을 열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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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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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인턴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LG트윈스 류지현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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