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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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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짧고, 변명은 길었다.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의 첫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전 정권 탓', '언론 탓' 그리고 '야당 탓'에 집중되어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기국회이지만, 얽혀있는 여야 대치 정국은 당분간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정진석 "민주당, 대통령에 저주·증오 퍼부어"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http://omn.kr/20x95).

그의 연설 중간중간마다 여당의 박수와 환호, 야당의 야유와 항의가 뒤섞였다.

[전 정권 탓]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짙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먼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했다"라며 "기울어진 의회 권력의 난맥을 탓하기에 앞서, 집권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저희들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변하겠다.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겠다"라며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 회복과 정치 복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뛰겠다"라고 약속했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여당의 지지율 모두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한 것은 이날 이 두 문단이 다였다.

그는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짙은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과도하게 늘려놓은 규제와 세금으로 민간의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컨대 "막무가내 탈원전을 추진하며 전기요금까지 왜곡한 결과, 에너지 시장 전반에 막대한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국가채무를 급격하게 늘려놓은 결과,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경제위기의 책임을 문재인 정권에 전가한 것이다.

또한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국정 전환은 결국, 이러한 잘못을 바로잡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결코 지난 5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탓] "망국적 입법 독재,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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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위원장의 공격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졌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가? 정권 교체라는 명백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있다"라며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신들을 보호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까지 표현했다.

특히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라며 "여전히 죽창가를 목청 높여 부르며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선동하고 있다"라고 이번 해외 순방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반발했다. "'혼밥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의 외교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라며 "나라의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는, 제3세계 국가들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무책임한 국익 자해 행위"라는 주장이었다.

정 위원장은 "검수완박에 감사완박까지 밀어붙이면서 자신들의 적폐를 덮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라며 "민생을 살피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스토킹 수준으로 대통령 영부인 뒤를 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절차를 방탄하는 데만 169석 야당의 힘을 몽땅 쓰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자리에 앉아 있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불쾌한 표정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저격하고 나섰다.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 FC, 변호사비 대납, 애당초 우리 당에서 처음 내놓은 사건은 하나도 없다"라며 "모두가 민주당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고, 거대한 권력 카르텔에 의해 벌어진 사건들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사법 당국의 수사가 억울하다고 한다"라며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느냐?"라고 항변했다.

[언론 탓] "가짜 뉴스로 국익 훼손... MBC, 정치적·사법적 책임져야"

언론을 향한 비난도 빠지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누구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통령을 흠집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특히 이번 해외 순방 관련 보도를 두고 "대통령은 치열한 외교 전쟁터에서 나라의 미래를 걸고 분투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 언론사가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MBC를 재차 정조준했다.

정 위원장은 "MBC는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한 것처럼 자막을 조작하여 방송하고, 자신들의 조작 보도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에 이메일까지 보내고, 백악관의 답변마저 또 다시 왜곡해서 내 보내며, 한미동맹을 훼손하려 시도하고 있다"라고 공격했다. "대한민국 언론이 맞는지 묻고 싶다"라며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MBC는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 발언에 없는 '미국'을 괄호까지 넣어 추가하고, 아무리 들어도 찾을 길 없는 '바이든'을 자막으로 넣은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히기 바란다"라며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적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정부, 비정상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 외교, 튼튼하게 새로 세워"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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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143일은, 민주당의 끊임없는 훼방과 어깃장 속에서도 국민의 삶을 챙기며 과거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이었다"라며 여권의 노력과 성과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외교도 근본부터 튼튼하게 새로 세우고 있다"라며 "한미동맹을 신속하게 재건했다" "33개월만의 한일정상 단독회담으로 냉전 상태의 한일관계를 해빙시키는 첫 단추를 끼웠다"라고 자평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겨놓은 한일관계의 뇌관을 윤석열 정부가 조심스럽게 제거하는 폭탄처리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도 꼬집었다.

그의 연설 말미는 협치의 여지를 남기는 제안으로 마무리됐다. 정진석 위원장은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을 두고 "하루라도 빨리 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여야가 머리를 맞대기를 바라고 있다만, 민주당의 반대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도 적어도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어제 이재명 대표께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제안하신 개헌과 선거법 개정, 국회 특권 내려놓기 등도 이 기구를 통해 충분히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저와 국민의힘은 국가 발전을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면 민주당과 협의할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라는 취지였다.

이어 "정기국회 기간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7대 민생입법에 대해서도 "한 걸음 양보해서 살피면, 우리 당이 추진하는 법안들과 취지를 같이 하는 법안들도 있다"라며 "비교적 쟁점이 적거나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법안들을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과 정부는 형식보다 내용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협치와 소통의 틀을 확대하는 데 보다 힘을 기울이겠다"라며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 대표가 언제든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회담의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라고 '영수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협치만 제대로 될 수 있다면 저는 여당 대표 패싱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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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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