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안정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시흥의 임정빈 선수 .

▲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안정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시흥의 임정빈 선수 . ⓒ 임정빈


기적이란 무엇일까?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 나왔던 대사처럼, 비록 많은 이들이 인지하진 못하고 있더라도 숨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기적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K3리그. 특히 이번시즌은 마지막까지 우승팀을 예측하기 힘들정도로 많은 팀들이 치열하게 싸웠기 때문에 더욱 재밌는 시즌이 되었다. K3리그에도 정말 기적같은 축구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오늘 만나볼 이는 지난시즌 K4리그에서 승격하여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마지막까지 상위권 경쟁을 했던 팀 K3리그 시흥의 한 선수이다.

그는 바로 인천대학교의 전성기를 이끌고 J리그에 입성하였지만, 큰 부상으로 인해 양계업에 뛰어들었던 임정빈. 하지만 그는 현재 지난시즌 유력한 강등후보에서 우승후보로 발돋움한 시흥의 핵심멤버이자 팀 개막골 주인공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축구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다음은 시흥시민축구단 미드필더 임정빈 선수와 나눈 인터뷰 내용.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흥시민축구단 88번, 미드필더 임정빈입니다."

- 작년에 시흥시민축구단이 K4에서 승격을 했는데, 올해 시즌 중반까지 1위를 달릴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어요. 주원동력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뛰다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잔류에서 우승으로 목표를 바꾸었습니다. 팀의 분위기는 항상 좋았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스쿼드도 한 층 보강했고, 이러한 이유 등으로 팀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리그통합 이후 시흥의 K3리그 첫 득점을 넣으셨어요.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시즌 전부터 항상 그 어느때보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간절함으로 뛰다보니 헤딩으로 득점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록 수비적인 역할로 많이 뛰는 선수이긴하지만 해당 경기 이후 득점이 없었는데, 확실히 K3리그가 만만치 않은 무대이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 축구를 굉장히 힘들게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대학에서 J리그에 진출했다가 한국으로 복귀를 했고, 이후 K3리그에서 제대로 된 급여 없이 선수생활을 하다가 축구를 포기하고 막노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닭장을 고치는 일도 해보았고, 여러곳을 다니다가 군입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희귀병으로 인해 공익근무를 하게 되었고, 이후 다시 축구를 하기로 결심하여 욕심을 버리고 뛰다보니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드라마 같은 축구인생을 살아온 임정빈 선수 .

▲ 드라마 같은 축구인생을 살아온 임정빈 선수 . ⓒ 임정빈

 
- J리그에서 뛰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본 진출배경과 그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J2리그에 속해있던 자스파 쿠사츠 군마라는 구단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이적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일본 에이전트분이 인천대학교에 방문하셨고 이후 구단에서 저를 스카웃하게 되었습니다. 시즌 초반 경기를 뛰었지만, J1리그 쇼난 벨마레와의 연습경기에서 발목인대가 파열되어 이후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당시 구단에 통역사도 없을 정도로 소통이 잘 안되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 임정빈 선수를 보면 그라운드에선 욕심이 많은 선수이지만, 어떻게보면 지금의 환경에 늘 감사하시며 활동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활의 만족도는 어느정도인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운동장에서는 당연히 누구보다 욕심을 갖고 죽기살기로 뛰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욕심 없이 그저 감사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제 삶의 모토입니다. 축구를 다시 하겠다고 결심했던 공익근무 기간 때보다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공을 차고 있고, 늘 긍정적으로 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K3/4리그에는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계시는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임정빈 선수처럼 힘들게 축구를 다시하게 된 또 다른 선수의 사례가 있을까요?

"이곳에는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축구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당장 우리 팀만하더라도 힘들게 축구를 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고, 프로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다양한 이유로 이곳으로 오게 된 선수들이 많습니다."

- 리그통합 이전까지 포함하면 이제 이 리그에서의 베테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리그에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확실히 지금 리그의 팀들이 더 높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그통합 이후 프로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이외에 다양한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는 임정빈 선수 .

▲ 축구 이외에 다양한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는 임정빈 선수 . ⓒ 임정빈

 
- 현재 축구 이외의 활동도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축구와는 조금 거리가 먼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원래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으신가요?

"항상 축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경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작년부터 훈련이 없는 시간에 카페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하는데 지장도 없고 정말 재밌습니다(웃음). 제가 가만히 쉬는 것을 즐기는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활동이 정말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 은퇴 이후의 행보가 정말 궁금합니다. 특별히 하시고 싶은 활동이 있을까요?

"저도 많이 궁금합니다(웃음). 은퇴 이후에는 당장 축구계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분명 축구 외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은퇴 이후의 제가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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