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U-23 아시안컵 축구 8강 진출 한국 남자 U-23 대표팀 황선홍 감독이 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중앙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태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황선홍 ⓒ 연합뉴스


대표적인 공격 지표인 슛 기록(한국 10, 우즈베키스탄 9) 중 유효 슛 기록(한국 4, 우즈베키스탄 4)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게임이었지만 내용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어웨이 팀인 우즈베키스탄에 대체로 끌려다닌 게임이었기 때문에 황선홍는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 없었다. 위험한 경고성 반칙이 많이 나올 정도로 우즈베키스탄의 압박 수위가 높아 우리 선수들의 후방 빌드업이 매우 불안했던 것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6일(월) 오후 8시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전 시작 후 3분만에 측면 역습 한 방을 얻어맞고 휘청거렸지만 왼발잡이 멀티 플레이어 조현택(부천 FC 1995)의 그림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3일 전 비공개 연습 게임도 1-1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3세 이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서 당시 황선홍호는 상대적으로 한 두 살 어린 일본대표팀을 만나 0-3으로 완패하며 충격을 당했다. 지난 일은 잊고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다수의 어린 멤버들로 물갈이한 황선홍호는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멤버인 우즈베키스탄을 첫 평가전 상대로 부른 것이다.

우즈베키스탄도 일본처럼 비교적 오래 전부터 다음 올림픽 본선 진출을 1차 목표로 두고 발을 맞춰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이 공식 평가전을 앞두고 비공개로 뛴 연습 게임 결과도 1-1이었다니 오랜만에 임자를 제대로 만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즈베키스탄 감독이 우리 축구팬들에게 낯이 익은 인물이었다.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로 30게임(5득점 3도움)이나 뛴 미드필더 티무르 카파제(41살)였다.

우리 선수들의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순도 높은 우즈베키스탄의 유효 슛들은 전반전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21분,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 방향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는 이야노프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순발력 뛰어난 김정훈(김천 상무) 골키퍼가 날아올라 그 슛을 가까스로 쳐냈다.

반면에 우리 선수들은 오현규(수원 블루윙즈),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의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유효 슛처럼 순도가 높지는 않았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즈베키스탄의 측면 역습 골이 터져나왔다. 48분, 왼쪽 풀백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의 뒤쪽 공간이 휑하게 뚫린 것이다.

오른쪽 옆줄을 따라 역습 기회를 잡은 노르차예프의 빠른 드리블, 오프 사이드 함정을 벗겨내는 패스 타이밍, 김정훈 골키퍼를 살짝 피해 오른발로 부드럽게 찍어찬 이야노프의 마무리까지 완벽한 작품이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이진용(대구 FC)과 왼쪽 날개 공격수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를 한꺼번에 교체로 들여보낸 황선홍호가 우즈베키스탄의 역습 한 방을 제대로 얻어맞은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도 위력적으로 처리했다. 57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롭게 감아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수비수 다브로노프가 방향만 슬쩍 바꾸는 헤더로 골을 노린 것이다. 한국 골키퍼 김정훈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6월 일본에게 당한 0-3 완패의 충격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76분에 박규현 대신 왼쪽 풀백 자리에 들어간 조현택이 교체 후 3분만에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다는 점이다. 후반전에 중원을 휘저으며 가장 인상적인 공격 능력을 자랑한 고영준이 이브라지모프의 위험한 반칙으로 얻어낸 직접 프리킥 기회에서 조현택의 황금 왼발이 빛난 것이다. 조현택의 왼발에 제대로 감긴 공은 우즈베키스탄 나자로프 골키퍼가 몸을 날리지 못할 정도로 뚝 떨어져 크로스바 하단을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이후 양 팀은 결승골을 뽑아내기 위해 후반전 추가 시간 4분이 넘어설 때까지 치열한 다툼을 펼쳤지만 끝내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린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두 차례의 만남을 잘 기억해야 한다. 상대의 거친 압박 앞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빌드업을 해내는 것과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것들이 숙제로 남았다.

축구 올림픽대표 평가전 결과(9월 26일 오후 8시, 화성 종합경기타운)

한국 1-1 우즈베키스탄 [득점 : 조현택(79분) / 이야노프(48분,도움-노르차예프)]

 
한국 선수들

FW : 정한민(46분↔홍시후), 오현규, 안재준
MF : 고영준(90+1분↔권혁규), 윤석주(46분↔이진용), 오재혁(74분↔이현주)
DF : 박규현(76분↔조현택), 조성권(74분↔조위제), 변준수, 황재원
GK :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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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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