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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이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후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의당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이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후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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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초대 대표의 탈당, 막대한 부채만 남은 재정 상황, 존재감 없는 정치 현실... 창당 10년 만에 위기에 처한 정의당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리더십 교체'가 절실하다며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조 전 부의장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을 부수고, 한국 정치를 부수자"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치가 이렇게 나빠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며 "우리 편이면 뭐든지 용서되는 정치의 타락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무례한 시민을 탄생시켰다. 만일 21세기 지옥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양당의 스피커를 자처하는 유튜버들의 방송과 댓글창을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타락은 정치의 품격만 앗아간 것이 아니다"라며 "토론과 대안이 필요한 우리 삶의 문제가 정치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의장은 "안타깝게도 진보정치도 구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우리의 출발점인 노동에서 대표성이 흔들리고, 누구누구의 2중대, 잔여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의당은 이제 익숙한 곳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며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대표되는 강한 국가라는 제1권력과 사회경제적 대표성을 잃은 양당체제라는 제2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중원으로 나가자. 자신의 정당을 간절히 찾는 제3시민을 대표해 세상을 바꿀 '세 번째 권력'이 되자."

"진보정치도 구체제... 정의당을 부수고, 한국 정치를 부수자"

조 전 부의장은 "이제 '6411버스'에서 내릴 시간"이라고도 말했다. '6411버스'는 고 노회찬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언급했던 서울시 구로구와 강남구 일대를 오가는 노선이다. 노 의원은 이 버스 첫차를 타는 승객들은 대부분 강남 고층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고,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며 진보정당은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6411버스'는 정의당의 철학이 담긴 단어인 셈이다. 

하지만 조 전 부의장은 "투명인간들이 자신의 일터로 출근할 때, 우리는 그 일터를 지배하는 경제권력의 전장으로 용기 있게 나가야 한다"며 "필드에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산업과 경제라는 던전으로 돌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곳에서 불평등을 보정하는 것을 넘어 평등을 창조하자. 고 노회찬 전 대표가 평생을 재벌권력의 정치장악에 맞서 싸웠음을 기억하자"며 진보정치가 노동자의 권익 증진을 넘어 더 큰 전장에서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의장은 또 "정의당은 평등과 존중이라는 페미니즘의 가치를 실천하는 모델이 되지 못했다"며 "서로 다른 정체성이 교차하는 통합의 정치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혼란은 민주주의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한 당연한 진통"이라며 "우리는 성평등의 가치로 더 좋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하겠다"고 선언했다. 2024년 총선 전략의 중심은 비례보다 지역에 두고, 당 자원을 지역에 집중적으로 쓰겠다며 '비례대표 100% 전략공천' 공약도 내걸었다.

이날 조 전 부의장의 옆에는 21대 국회에 비례대표 1·2번으로 입성하며 '정의당의 새 얼굴'로 주목받았던 류호정·장혜영 두 젊은 정치인이 나란히 섰다. 조 전 부의장은 "오늘 저의 선언은 당대표 출마 선언이자 리더십 교체 선언"이라며 "리더십 교체란 첫 문장 없이 진보정치의 다음 장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주의 도전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며 "진보정치의 새로운 세대들과 함께 하기에 진보정치의 리더십을 바꿔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태그:#정의당, #조성주, #류호정, #장혜영, #진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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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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