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이달말 시즌 2가 공개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이달말 시즌 2가 공개될 예정이다. ⓒ 디즈니플러스

 
OTT(Over-The-Top) 서비스의 후발주자인 디즈니 플러스의 강점은 바로 '디즈니'라는 브랜드의 힘이다. 바로 어린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그 어떤 업체에게 결코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 전통의 미디어 아니던가? 자연히 OTT 에서도 이러한 모기업의 성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독점 제작, 방영중인 시리즈물에서 어린이 혹은 청소년 시청자를 겨냥한 신작 출시는 디즈니 플러스만의 강점이 되어준다. ​지난해 3월 (한국 11월) 공개된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눈썰미 있는 1990년대 영화 팬이라면 낯익은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92년 첫 상영 후 총 3편의 극장판 시리즈로 이어진 <마이티 덕스>의 속편 격 OTT 시리즈물이기 때문이다.  

오합지졸에 불과한 동네 어린이 아이스하키팀이 전직 북미하키리그(NHL) 선수 고든 봄베이(에밀리오 에스테베즈 분)의 지도 속에 우승을 차지한다는 전형적인 성공담+스포츠 드라마 구성은 그 시절 미국 극장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심지어 디즈니가 직접 NHL 구단(마이티 덕스 오브 애너하임, 현 애너하임 덕스)을 창단할 만큼 파급 효과는 엄청 났었다. 

하지만 3편의 흥행 참패 이후 <마이티 덕스> 시리즈는 그대로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그저 추억 속 어린이 스포츠 영화 정도로 남을 뻔한 이 작품이 OTT 시대에 맞춰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1990년대 인기 어린이 스포츠 영화의 속편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1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1 ⓒ 디즈니플러스

 
​드라마의 배경은 영화 속 이야기의 20여 년 이후로 옮겨졌다. 마이티 덕스는 어느새 주립 대회 단골 우승팀이 될 만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아이스하키 팀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 것은 연습 경기장, 학생 선수 뿐만이 아니었다. 팀의 운영 방식마저 변화한 것이다. 문제는 경기를 통한 배움의 자리가 되어 줬던 마이티 덕스가 이젠 무조건 경기에 이겨야 하는, 흔하디 흔한 스포츠 팀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이다.

​주인공 에반(브래디 눈 분)은 법률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하는 싱글맘 알렉스(로렌 그래엄 분)과 사는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마이티 덕스 소속으로 방과 후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지만 실력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늘 경기 출전에서 제외되곤 한다. 코치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던 엄마 알렉스는 급기야 아들을 데리고 나와 하키팀을 새로 만들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수월한 일이겠는가.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급우 닉, 이제 막 마을에 이사온 로건 등을 규합해 돈 바더(Don't Bother)라는 신생팀을 규합해보지만 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연히 들른 동네 낡은 아이스링크 운영자가 알고 보니 마이티 덕스의 원년 코치였던 고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알렉스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팀 창단 초창기의 정신을 망각한 덕스 팀에 실망하고 아이스하키와의 인연마저 끊어버린 고든은 이에 응하지 않았지만 알렉스와 어린 친구들의 정성을 이해하고 돈 바더 팀에 힘을 실어 준다.  

시대 변화에 맞게 달라진 구성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1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1 ⓒ 디즈니플러스

 
총 10부작 구성에 편당 30분 정도로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되었다. 극의 전반적인 내용은 과거 1980~1990년대 할리우드에서 하나의 장르 처럼 굳어졌던 어린이+스포츠 영화의 틀을 기반에 둔다. 그 시절엔 <마이티 덕스>(아이스하키) 외에도 <외야의 천사들> <루키> <미네소타 트윈스> <리틀 야구왕>(이상 야구)같은 작품들이 현지에서 속속 쏟아지기도 했다.  

약자인 주인공들이 어떤 계기를 거치면서 각성하고 마침내 승리를 차지한다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의 이야기들은 어린이 관객들 입장에선 어려움 없이 이해하기 귀운 내용들이었다. 기존 작품의 후속편 혹은 리부팅이 흔한 미국 TV 시장에서 <마이티 덕스>처럼 어린이+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하키라는 2개가 결합된 소재를 그냥 놔둘 리 만무했고 자사 콘텐츠의 재활용이 일반화된 디즈니 역시 대세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대신 시대가 변화한 만큼 내용도 살짝 달라졌다.   

​주로 백인계 남자 어린이 위주로 구성되었던 캐릭터는 다양한 인종과 성별 구성으로 탈바꿈했다. 팀의 에이스인 스와얌은 인도계 여자 어린이로 배역이 부여되었고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맞춰 학교 친구들이 직접 팟캐스트로 경기를 중계, 제작하는 등의 시대상도 반영되었다. 또한 어른들의 말에 수동적으로만 따르는 것이 아닌 주체적 아동의 이미지도 심어준다. 돈 바더 팀이 승승장구하자 창단 주역 알렉스가 점차 성적(승리)에 관심을 두는 등 현재 마이티 덕스 팀의 안좋은 점을 답습하자 에반은 직접 엄마를 해고하는 조치를 취하고 나선다. 

시즌2 공개 예정... 주역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하차
 
 9월말 공개 예정인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2 예고편

9월말 공개 예정인 디즈니플러스 '마이티 덕스 : 게임 체인저' 시즌2 예고편 ⓒ 디즈니플러스

 
​어린이 드라마 답게 주변 어른들 또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덕스 구단 이사회의 일원이자 알렉스의 직장 상사 스테파니는 처음엔 알렉스와 돈 바더 팀을 무시하곤 했지만 하키에 대한 진심,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면서 최종 10회에선 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그리고 시즌2로 이어질 수 있는  선물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지금에 와서 되돌아 보면 영화 <마이티 덕스>는 유치한 구성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뻔히 예측되는 이야기 전개와 결말 등으로 인해 개봉 당시 미국 내 흥행 성공과는 반비례하는 평단의 혹평도 이어졌다. OTT 시리즈로 부활하면서 약점의 상당량을 보완한 덕분에 시즌1은 공개와 동시에 현지 시청자와 평론가 양쪽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디즈니는 새 시즌 제작을 일찌감치 결정지었고 오는 9월 28일(현지시간)부터 시즌2가 방영될 예정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이티 덕스>의 주역이자 공동 제작자였던 에밀리오 에스테베즈는 이번 시즌에 불참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 이야기 구성 등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인해 결국 하차를 하게 된 것이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의 부재는 이 시리즈로선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에 제작진은 시즌2를 여름 아이스하키 캠프로 배경을 꾸며 충격 최소화에 나섰다. 새로운 인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조쉬 더하멜이 여름 캠프 담당 코치로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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