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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준홍님은 국민대학교 졸업생이며,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편집자말]
5개월 대 4주간의 조사, 2쪽 대 80쪽 결과문, 신상이 감춰진 검증위원 대 투명하게 공개된 검증위원.

2022년 8월 1일 국민대 측의 검증(5개월, 2쪽, 검증위원비공개)과 9월 6일 국민검증단 검증을 비교한 내용이다. 검증 과정의 투명함과 결과물의 설득력 등을 감안할 때, 김건희씨 논문의 실체는 후자인 국민검증단의 것이 최종 결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번 사태의 당사자이자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할 국민대학교가 여전히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한숨이 깊어진다.  

2012년 문대성과 2022년 김건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4개 교수·학술단체가 모인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김건희 여사의 논문에 대해 “내용과 문장, 개념과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광범위하게 표절이 이루어졌다”고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4개 교수·학술단체가 모인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김건희 여사의 논문에 대해 “내용과 문장, 개념과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광범위하게 표절이 이루어졌다”고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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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학이 마땅히 지녀야 할 지성과 양심이, 재단을 포함한 학교당국에 있으리라 기대한 것이 애초부터 무리였던 것 같다. 전국의 대학들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 가혹한 생존 경쟁에 몰려 있으니, 생존에 유리하다면 재력가와 권력에 기울어지는 속성은 예상했던 바이다.  

그럼에도 앞서 동문 비대위는, 학교측이 논문 검증에 돌입해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의 시간이 되면 꼬이고 꼬인 이번 사태가 쉽게 풀릴 것이라 봤다.  

우리 학계가 수 십 년에 걸쳐 확립해 놓은 연구윤리 시스템은 권력 눈치보기의 영역은 넘어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 연구윤리 역사에서 공정한 작업으로 손꼽히는 문대성 전 의원의 논문검증을 수행한 기관이 국민대 윤리위였다는 좋은 기억도 한 몫 했다. 

하지만 '학문의 영역에서 용인할 만한 범주에 드는지', 나아가 '논문 작성당시와 검증 당시의 기준 고려'라는 같은 잣대로, 같은 기관이 검증했는데도 2012년의 문대성씨 검증과 2022년의 김건희씨의 검증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혹시, 검증 대상 두 명이 지닌 돈과 권력의 체급차이가 너무 컸던 탓일까?  

윤리위에 모든 책임 넘기는 국민대 

일단 현재의 국면은 국민대 학교당국이 논문 최종 판정에 관한 모든 책임을 윤리위측에 떠넘긴 상태다. 즉, 학교당국의 최종 판정은 자신들은 어떠한 개입도 없이 윤리위의 결과를 단지 승인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쪽짜리 결과문의 근거가 되는 조사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요구조차, 학교 측은 '조사 보고서 공개를 금지한 것은 윤리위'라면서 발뺌을 하고 있다. 

윤리위 규정 어디에도 조사보고서 공개에 관한 조항 외에, 공개를 금지 할 권한은 나와 있지 않다. 더구나 그 발언은 야당 국회의원들과 국민대 총장의 면담 자리에서 처음 나온 내용이다. "윤리위의 독립성을 지켜 주기 위해 공개 못 한다"라고 반복해 주장하다, 항의하러 간 의원들이 거듭 설득하자 느닷없이 "윤리위의 결정 때문이니 우리에게 요구해봤자 소용없다"라고 급조한 듯한 핑계를 대서 의원들의 요구를 봉쇄해 버린 것도 석연찮다.  

더 큰 문제는 교수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 등, 동종업계의 동료들이 서울 프레스센터에 수십 명 기자들을 모아 놓고 약 3시간에 가까운 상세 설명과 질의응답까지 했으며, '국민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윤리위 측 검증에 정면 반박하는 결과물을 내 놓았다는 사실이다. 

국민대가 진짜 위기인 세 가지 이유  
 
국민대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8월 8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국민대 동문 비대위, 국민대 민주동문회, 숙명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는 모습.
 국민대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8월 8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국민대 동문 비대위, 국민대 민주동문회, 숙명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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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진짜 국민대의 위기이다. 현재 윤리위 앞에 전개된 현실은 다음 세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 국민대 윤리위가 오랜 조사 끝에 내놓은 검증 결과물의 수준을 볼 때 위원들이 과연 논문을 검증할 전문성이 있는지 심히 의심될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다는 점. 둘째, 검증 후의 결과물을 증명할 근거를 공개 금지(못)할 정도로 윤리의식도, 직업의식도 낙제점이라는 점. 셋째, 외부의 동료들이 본인들의 작업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하는 데에도 입 꾹 다물고 있는 걸 볼때, 학자로서의 자신감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 말이다.

국민대 학교당국의 처사는, 그나마 최근 대학들이 처한 현실을 들어 읍소하면서, 다른 대학당국들도 본질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도매급으로 넘길 수 있는 핑계라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대 교수들과 그들의 대의기관인 윤리위는, 국민대의 양심과 실력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들의 무능력, 비윤리성에 더해진 비굴함이 그야말로 '뼈를 때리는' 아픔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대 윤리위에 묻는다. 윤리위는 학교당국의 노골적인 또는 교묘한 압력에 굴복한 피해자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수준 밖에 안 되는 집단인가? 입장을 분명히 하라. 국민대 재학생, 동문, 동료 교수들이 간절히 소원한다. 제발 국민검증단에게 반박이라도 좀 제대로 해 달라. 아니면, 국민검증에 비해 본인들의 검증이 부실했다는 고백을 통해 마지막 양심이라도 회복하라. 

'국민대 국정감사' 준비하는 여의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첫 국정감사가 10월에 열린다.  교육위 국회의원들이 학교 당국의 최고 책임자들은 물론, 법인 이사회 심의·의결도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30만주를 취득·처분했던 국민대 재단까지 증인으로 세울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증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모양인지, 논문 심사를 맡았던 교수들을 불러 구체적인 내용을 검증하겠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더 나아가 국민대에 스스로 공개할 기회를 주었지만 거부했던, 조사위원 5인의 명단이 이미 확보되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즉, 김건희 논문의 국민대 측 최종판정이 무효가 될 수도 있는 '검증의 절차적 위반'이 없다면, 재조사위원회 위원 5명의 명단은 이미 제출이 되어 있을 것이고, 그러니 이들을 증인으로 국회에 불러서 논문 검증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얘기다.

물론, 논문 작성 당시 심사를 맡았던 교수들과 이번 검증위원들의 부실 검증 책임이 적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들의 '사용자'이자 '지휘감독 기관'인 국민대 학교당국과 윤리위가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이, 이들이 국정감사장에서 과중한 부담을 안게 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내가 속한 동문 비대위는 "마침내 김건희 논문은 검증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결국 앞선 국민검증으로 논문의 진실은 대중 앞에 드러났다고 본다. 표절이 거의 확실하다는 게 그 결론이다. 검증은 이미 끝났으니 이제 비대위의 주장은 "검증의 실체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다"로 바뀌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순 있겠으나, 거짓과 회피로는 진실을 숨기거나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대학교 당국은 지난 1년 여를 돌이켜 보고 위기에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 과정을 한번 되돌아 보라. 그간 잘 방어하면서 왔다고 보는지, 아니면 내몰리고 내몰리다 이제 벼랑 끝에 서 있는지를 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월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뒤 총장실로 향하는 모습.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월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뒤 총장실로 향하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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