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외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주차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시외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주차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 원주투데이

관련사진보기

 

강원 원주시의 시내버스 운수업체인 대도여객이 지난 14일 오후 3시부터 시내버스 일부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경영난으로 시내버스 연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서다. 원주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도여객은 도시가스 공급규정 제25조 제1항에 따라 3개월 사용예정요금 약 4억 8천만 원을 참빛원주도시가스에 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하지만 재정여건상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지난 7월 27일 참빛원주도시가스와 별도협의 후 CNG를 사용했다. 약 6일간의 사용요금인 보증금 4천 550만 원을 예치하고 가스 충전요금을 일일 납부하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의 CNG 가스 충전요금 3천 800만 원을 참빛원주도시가스에 지급하지 못한 것. 이에 시내버스 일부 노선은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나머지 버스도 운행횟수를 줄였다.

전면 중단된 노선은 3번, 3-1번, 13번, 16번. 운행횟수 감소 노선은 16-1번, 21번, 22번, 23번, 24번, 30번, 31번, 32번, 34번, 34-1번, 81번, 82번, 100-2번이었다. 원주시 관계자는 "버스 운행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버스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스 운행과 관련한 정보는 원주시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http://its.wonju.go.kr) 알림마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창운수 운행 중단하나
 
태창운수 버스
 태창운수 버스
ⓒ 원주투데이

관련사진보기

 
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는 비단 대도여객에서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태창운수가 시내버스 영업권 등을 두고 대도여객과 진행한 법정소송이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은 태창운수의 손을 들어줬던 1·2심 판결을 뒤집고 관련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중인 태창운수의 회생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영난에 처했던 태창운수가 태창TP(현 대도여객)에 40개 노선과 버스 35대, 부대시설 등을 포함한 영업권을 양도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태창운수 측은 대도여객과의 거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1·2심 법원은 태창이 대도에 버스와 노선을 넘기면서 받은 25억 원이 태창의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이 중 10억 원 이상이 태창의 채권자이자 대도여객 설립자에게 되돌아가는 등 부당하게 쓰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도가 태창에 25억 원을 준 게 확인됐다며 돈의 흐름과 상관없이 태창에 지급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영업권을 인수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지급한 임금 11억 원 역시 대도가 태창에 지급한 금액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영업가액 42억 원 중 36억 원가량이 이미 지급됐다고 본 것이다.

이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태창운수의 노선운영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로부터 재정지원금 등을 받아 근근이 버텨왔는데, 이번 판결로 영업권도 돈도 다시 받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대의 버스를 운영하는 태창운수가 당장 운행중단을 선언해도 크게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민주노동노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태창운수지회 관계자는 "법원 판단에 따라 태창은 파산으로 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원주시, 임시방편 대책만 반복
 
원주시청
 원주시청
ⓒ 원주투데이

관련사진보기


한편, 원주시는 시내버스 회사들이 운행중단을 선언할 때마다 전세버스를 투입하는 임시방편만 내놓고 있다. 이번 대도여객 운행중단 선언에도 원주시는 전세버스를 투입,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시민 혈세로 땜질 처방만 되풀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지면 태창운수의 파산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두고도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원주시가 대응할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시민 세금으로 운영손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는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태창운수지회 관계자는 "시내버스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원주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원주시가 손을 마냥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준공영제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원주시가 민영 버스 회사를 인수할 경우 비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운영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용역이 착수돼도 준공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돼, 전세버스 투입 사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주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고려해 태창운수, 대도여객, 동신운수 등에 55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태그:#원주시, #대도여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원주의 게시판, 원주의 사랑방, 원주의 나침반' '원주투데이를 보면 원주가 보입니다' 매주 월요일 발행(기사제보: 033)744-7114, 정기구독 문의: 033)744-4905)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