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일요일 오후 2시 30분 (미국 현지 시간), 전후석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초선(Chosen)> 시사회가 애틀란타 둘루스 스튜디오 무비그릴(SMG)극장에서 열렸다.  2019년 쿠바 한인 디아스포라를 다룬 영화 <헤로니모>를 만들었던 전후석 감독은 영화상영 후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그의 책 <당신의 수식어> 사인회도 가졌다. 

애틀랜타 무료공동체 상영회는 한미연합회(Korean American Coalition, KAC) 애틀랜타 지회(박사라 회장)와 아시아계 미국인 옹호 기금(Asian American Advocacy Fund, AAAF)가 공동주최했으며, 19일(월요일) 오후 6시에 한 번 더 상영된다. 
 
영화포스터 "초선 Chosen"  애틀란타 영화상영회가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린다

▲ 영화포스터 "초선 Chosen" 애틀란타 영화상영회가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린다 ⓒ 전희경

 
2020년 미국 연방 하원에 도전한 한인 5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은 '선택받은 자'라는 뜻도 있고, '조선'으로 발음되기도 한다. 연방하원 선거에 동시 도전한 5명 중 데이비드 김을 제외한 4명은 처음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되어 초선(메릴린 스트릭랜드, 영김, 미쉘스틸박)의원 또는 두 번 당선된 재선(앤디 김)의원이 되었다.

<초선>은 2022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어 호평을 받았고, LA,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시카고, 뉴저지, 워싱턴 DC, 뉴욕, 시애틀, 애틀란타,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 전역을 돌며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상영회를 개최 중이다. 9월 2일에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시안아메리칸 국제영화제인 AAIFF45에서 관객들이 직접 선정한 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후석 감독 <당신의 수식어> 책 싸인회 한미연합회(KAC) 애틀랜타 지회와 아시아계 미국인 옹호 기금(AAAF) 공동주최 <초선> 영화상영회

▲ 전후석 감독 <당신의 수식어> 책 싸인회 한미연합회(KAC) 애틀랜타 지회와 아시아계 미국인 옹호 기금(AAAF) 공동주최 <초선> 영화상영회 ⓒ 전희경

 
"잘 만들었다. 가족 관계도 깊이 들어갔고, 진심을 보여줘서 감동받았다. 한국인들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다."

재미 한인들의 정체성과 도전, 역사, 현재, 미래를 다룬 이 영화를 본 50여 명의 애틀란타 동포들은 감독과의 대화시간에 감동했다며 호평을 했다.
 
올해는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폭동(4.29)이 일어난 지 30주년이다. 흑인 로드니 킹 과잉진압과 경찰 무죄 판결로 촉발된 시민 폭동은 한인타운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는데 당시 한인사회를 대표할 정치인이 한 명도 없던 시대에 한인들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필요함을 자각했다. 이는 2020년 연방 선거 동시 진출로 열매를 맺었다. 

영화는 정치적 이념, 출신, 성별, 성정체성, 세대 등이 다른 이들 5명의 선거레이스를 따라가는데, 서너번의 선거캠프 접근만 허용했던 당선자들보다는 무제한 접근을 허용했던 데이비드 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재미 한인들의 고민과 아픔, 세대 간의 갈등, 연대와 응원을 보며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2년 전 데이비드 김 후보(캘리포니아 34지구)는 9만 6554표를 얻었으나 지미 고메스 현의원에 1만 2238표 차이로 석패를 했고, 올해  11월 선거에 다시 도전 중이다. 한인들이 결집해 김 후보에 힘을 실어준다면 이번 선거는 당선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열띤 관객과의 대화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관객이 "모든 후보들이 신앙인인 듯하다. 한국교회가 공동체를 위해 역할을 했는지, 도움이 되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도전이 되었다"라고 발언하자, 전 감독은 "5명 후보 각자의 신앙이 펼쳐지는 방식이 첨예하게 다르다.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좋은 소식이 있다. 데이비드 아버지가 회개하시고,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아낀다고 하셨다"고 답했고, 관객들이 환호했다.

보수적 신앙인이라고 밝힌 한 관객이 "영화가 차세대에 미치는 영향이나 감독의 결론이 위험하다고 느낀다"고 하자, 전 감독은 "어떤 지점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요?" 되물으며, "열린 대화를 통해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것이고, 피부색이나 성정체성이 다르면 위험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감독과의 대화 상영 후에도 남아 전후석감독과의 대화 중인 관객들

▲ 감독과의 대화 상영 후에도 남아 전후석감독과의 대화 중인 관객들 ⓒ 전희경

 
한인 디아스포라를 위하여

전 감독은 젊은 친구들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감독의 <당신의 수식어>에는 "나는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통해 한반도 밖의 한인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 한반도 분단의 문제, 그리고 한반도 밖의 이들과 한반도 내 이들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 실마리 혹은 하나의 가설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본인의 스토리텔러로서의 사회적 존재가치를 발견한 구절이 나온다. 영화를 보면 디아스포라의 상상력을 느낄 수 있고, 삶의 의미를 묻게 될 것이다. 

<초선>은 11월 3일 한국에서 극장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영화관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 모금:  https://bit.ly/3d1O3JH)이 진행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 극장상영을 위해 텀블벅 모금 중이다

▲ 크라우드 펀딩 극장상영을 위해 텀블벅 모금 중이다 ⓒ 텀블벅 갈무리

전후석 감독 초선 한인 정체성 헤로니모 당신의 수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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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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