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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는 7월 22일 오후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선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보고, 농성해단식"을 열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7월 22일 오후 대우조선해양에서 "조선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보고, 농성해단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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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쟁의행위를 벌인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470억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기업의 손해배상 소송 남발에 제동을 걸자는 일명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정의당은 당론으로 노란봉투법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민생법안으로 지정하여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법 제정에 반대하고 나서며 그 근거로 프랑스와 영국 사례를 거론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프랑스에선 1982년 노동조합의 모든 단체행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졌지만, 헌법위원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아 시행되지 못했고, 영국은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시 상한액이 있었으나, 올해 7월 4배 인상(25만파운드->100만파운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상훈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경총이 사용한 근거를 바탕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유력 보수 언론들도 경총 주장을 인용해 기사와 칼럼을 내놓고 있다. 실제 프랑스와 영국의 상황이 어떤지 살펴봤다. 

[프랑스] 한국에 비해 적법한 파업으로 판단하는 범위가 넓어 비교 불가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이은주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한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대한 회사의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법이다.
▲ 정의당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이은주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한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대한 회사의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법이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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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의 주장만 들으면, 프랑스에서는 기업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자유롭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프랑스는 한국에 비하여 적법한 파업이라 판단하는 범위가 더 넓기에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한국 대법원은 정리해고를 반대한 파업에 대해서도 경영권을 침해하는 불법 파업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프랑스는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파업 등 고용보장 내지는 고용안정을 위한 파업, 민영화 반대를 위한 파업, 사회적·경제적 파업 등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쟁의행위는 정당한 파업이라고 본다.

한국에선 정리해고로 생계를 위협 받는 노동자가 아무리 평화적으로 파업을 해도 그 이유가 정리해고 반대라면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프랑스에선 정리해고 외에도 노동자 관련 정부 정책에 반대 파업도 정당한 행위로 받아들인다. 절차적인 부분 또한 차이가 있다. 파업 시작부터 법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파업의 개시나 절차와 관련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경총이 언급한 프랑스 헌법위원회 결정의 취지도 '손해배상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나, 법률의 내용상 그 제한의 정도가 다소 과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기업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고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기업의 소송을 제한하는 입법은 그 정도가 과도하지만 않다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또 프랑스에서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한국과 같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 파업에 위법한 성격이 섞여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파업을 했을 경우 발생하는 정도의 손실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이 배상할 책임이 없다.

프랑스의 경우, 파업에 위법의 소지가 담겼을 때의 기업 손해 크기와 적법하게 진행됐을 때의 기업 손해 크기를 비교해 손해 배상 금액을 상정한다. 위법 소지가 담겼을 때 100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적법하게 파업이 진행됐을 때 90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노동조합은 기업에 10원 정도의 손해만 배상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경우 엄격한 적법 파업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회사가 입은 손해 100원 모두를 배상해야 한다.

또한 한국처럼 노동조합과 노동자 모두에게 연대 책임을 묻지도 않고, 노동자 각각이 벌인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의 개별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하며, 그 증명은 회사가 해야 한다. 가령 100명의 파업으로 회사에 100원의 손해가 발생하면, 한국은 100명이 100원의 손해를 연대책임으로 배상해야 하지만, 프랑스는 손해 100원 중 노동자 1명이 얼마를 책임져야 하는지 일일이 따진다. 

이와 같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프랑스 기업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드물다. '적법한 파업' 기준 범위도 한국에 비하여 폭넓고, 금액 책임 범위도 한국보다 매우 좁은 프랑스의 사례를 근거로 노란봉투법을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다 볼 수 없다. 오히려 프랑스와 같이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파업도 적법한 쟁의로 보는 등 적법한 파업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는 것이 프랑스의 사례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영국] 손해배상 상한액 증가, 물가상승 등 반영한 것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봉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봉투를 들어 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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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영국이 손해배상 상한액을 증액한 것을 언급하며, 노란봉투법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최근 상한 금액이 증액된 이유는 1982년 관련 규정이 도입된 이후, 단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액 이유가 단순히 40년 동안 개정되지 않은 사정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면, 노란봉투법을 반대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손해배상 금액 제한 외에도 영국의 노동조합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영국과 한국은 차이가 크다. 한국은 노동자 개인 재산 압류가 가능하다.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 개인의 월급을 압류해 회사가 강제로 뺏을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은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노동자 개인, 노동조합 임원의 개인 재산을 압류할 수 없다. 노동자 개인의 재산, 노동조합 임원의 개인 재산, 쟁의행위에 지원되지 않는 노동조합의 정치기금, 연금 등 조합원의 공제를 위한 노동조합의 재산은 보호재산으로서 압류가 금지된다. 이러한 내용은 영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제23조에 규정되어 있다.

영국 기업이 조합임원과 노동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위법한 측면이 있으면, 법원에 쟁의금지명령을 신청할 뿐 노동자나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재산을 압류하는 방식의 접근을 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영국의 쟁의금지명령 제도와 유사한 방법은 한국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기업이 법원에 쟁의행위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전 세계 유례 없는 한국 기업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무엇보다도 상당수 선진국에선 기업이 쟁의행위를 이유로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고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에선 기업이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비교적 존중 및 인정하고 있고,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도 드물기에, 관련한 최신 판례를 찾기 어렵다. 

반면 한국엔 그 사례가 너무 많다. 대표적으로 2009년 쌍용자동차, 2010년 현대자동차, KEC, 2011년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2013년 상신브레이크, 2018년 CJ대한통운 등이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쌍용차는 노조원 139명의 상대로 5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현대차는 26명을 상대로 90억 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KEC는 노조·조합원 88명을 상대로 301억 원이란 천문학적 액수를 청구했다. 가장 최근엔 대우조선해양 이 파업에 돌입한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47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벌어진 이와 같은 소송 제기야말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노총이 2014년 1월 낸 자료에 따르면, 사측이 가압류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개인 명의 재산만 16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계는 기업의 재산권 행사를 막는다는 점을 '노란봉투법 반대' 근거로 든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의 사례에 비추어, 노동자들의 노동3권뿐 아니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바로 경영계다.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공격하고 재산권을 침해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더욱 위축시키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영계의 소제기권 남용을 막아야 시민들의 노동조합 활동의 자유, 불평등의 심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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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영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1992년[Trade Union and Labour Relations (Consolidation) Act 1992], https://www.legislation.gov.uk/ukpga/1992/52/contents
- 이상희, [위법쟁의행위와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해석 및 입법의 한계], 한국노동연구원, 2006년
- 시사인, 전혜원 기자, [영·프·독·일 노동자에겐 ‘손배 폭탄’이 없다], 2014년 2월 26일
- 박제성, [우리가 배워야 할 프랑스식 손배 계산법], 2014년 3월, 시사인
- 조임영, [프랑스에서의 파업권의 보장과 그 한계], 한국노동연구원 국제노동브리프, 2014년 4월
- 조경배, [노동3권 행사에 대한 대응의 해외 입법례 및 실무례], 노동3권을 제한하는 소송남용에 대한 대책 토론회, 2018년 2월
- 팩트체크넷, 정종호 시민팩트체커, [쟁의로 인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아예 법으로 금지한 나라가 많다?], 2022년 9월 3일
- 최서지, [영국의 노동조합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입법례], 국회도서관,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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