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간 U-18 야구대표팀이 멕시코를 제압하며 대회 7연승을 질주했다.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U-18 야구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위치한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서 열린 제 30회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U-18 야구월드컵 슈퍼 라운드서 멕시코를 6-4로 꺾었다. 첫 경기 미국전 패배 이후 대표팀은 이날까지 7경기 동안 한 번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대표팀은 정준영(중견수, 장충고)-문현빈(2루수, 북일고)-김민석(1루수, 휘문고)-박한결(좌익수, 경북고)-김재상(3루수, 경기상고)-김정민(우익수, 경남고)-김범석(포수, 경남고)-박태완(유격수, 유신고)-김영후(지명타자, 강릉고)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오프닝 라운드 브라질전 이후 등판 기록이 없었던 서현원(세광고)이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18일(한국시간) 멕시코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을 책임진 윤영철

18일(한국시간) 멕시코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을 책임진 윤영철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경기 초반 위기를 극복한 대표팀

선발투수로 등판한 서현원이 1회초 볼넷만 2개를 내주자 곧바로 최재호 감독이 움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신영우(경남고)를 곧바로 호출했는데, 볼넷과 야수실책으로 선취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3루수 김재상의 송구가 정확하지 않았던 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를 내줄 수 없었던 대표팀은 또 한 번 투수교체를 단행, '에이스' 윤영철(충암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대에 부응한 윤영철의 연속 범타 처리로 이상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3회초 윤영철이 이치로 카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 안타로 멕시코가 3점 차까지 달아났다.

3회말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한 대표팀은 4회말 침묵을 깼다. 1사 2루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타를 친 박한결이 2루주자 문현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김범석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박한결이 득점을 기록해 두 팀의 격차가 한 점 차까지 좁혀졌다.

기세를 끌어올린 4회말에는 상대의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무사 2루서 정준영의 번트 때 투수의 송구를 멕시코 1루수 야엘 로메로가 놓쳤고 그 사이 2루주자 김영후가 홈을 파고들었다. 이후 1사 1, 3루서 박한결의 투수 땅볼로 3루주자 김민석이 홈을 밟아 승부를 뒤집었다. 정대선의 1타점 적시타까지 더해져 단 2이닝 만에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5회초 1사 1루서 정확히 49구를 던진 윤영철이 내려가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서현(서울고)이 역투를 펼쳤다. 강력한 구위를 뽐낸 김서현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멕시코의 추격을 뿌리쳤다. 여기에 6회말 정대선의 1타점 적시타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4연투를 소화해 부담이 큰 '에이스' 김서현

4연투를 소화해 부담이 큰 '에이스' 김서현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미국 결과에 따라 결승행 여부 결정

멕시코전을 마친 대표팀의 결승 진출 여부는 알 수 없다. 동시간대 경기를 치른 대만(vs 네덜란드 3-0)이 승리를 거두었고 미국의 경우 일본전을 치르던 중 3회초 강한 폭우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일본이 3-2로 한 점 차 앞선 상태였다.

일본이 그대로 경기를 이기면 경우의 수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과 대만의 결승전이 성사된다. 대표팀이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반대로 미국이 일본을 꺾는다면 4승 1패를 기록한 팀이 대한민국, 대만, 미국까지 무려 세 팀이나 된다. 따라서 이들은 WBSC 규정에 따라서 TQB(Team Quality Balance)를 계산해야 한다.

계산법은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으로, 세 팀 간 맞대결 결과를 토대로 수치가 나온다. 대한민국은 대만과 미국에 밀리면서 조 3위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하게 된다. 오프닝 라운드 첫 경기였던 미국전 3-8 패배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슈퍼 라운드 3위 팀과 4위 팀이 맞붙는 동메달 결정전은 18일 오후 11시부터 시작한다. 결승은 19일 새벽 3시 개시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일본-미국전으로 인해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 일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결승이든 동메달 결정전이든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대표팀으로선 방심은 금물이다. 우선 대표팀 마운드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김서현과 윤영철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전날 경기 포함 3연투' 김서현, '18일 멕시코전 4이닝' 윤영철 모두 100%의 기량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몸에 맞는 볼로 경기 도중 교체된 김정민의 몸상태 또한 변수다. 휴식일 없이 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아야 하는 다소 빡빡한 일정을 고려하면,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와야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동메달 결정전에 가더라도 2015년, 2017년, 2019년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이 미국을 꺾게 될 경우 결승에 진출하는 대표팀은 2008년 캐나다 에드먼튼 대회 이후 14년 만의 U-18 야구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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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야구월드컵 청소년대표팀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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