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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동, 평화, 연대'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군산평화박물관(관장: 문정현)은 군산교육희망네트워크와 함께 '2022년 군산미군기지 평화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해 온 군산미군기지 평화답사는 오는 9월에 3번째를 맞는다. 이번엔 남수라갯벌의 물끝선까지 간다. 그곳에서 저어새 같은 조류들의 중요한 먹이 활동지를 확인한다. 수라갯벌 입구 쪽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식생들 또한 만날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녹청자 유물 발견지도 방문한다. 활동가이자 해설가인 구중서, 오동필 님의 실감나는 해설을 통해 금강,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는 서해 해상로의 중심지였던 해당 지역의 역사를 듣는다. 

한편, 지난 6월에는 하제포구에서 화산까지 걸었다.

참가자들은 오동필 해설가와 함께 하제포구 곳곳에 남겨진 과거의 영광을 수집했다. 바로 다양한 조개이다. 새만금 공사로 바닷길이 막히지 않았다면 하제를 떠나지 않았을 거라 했던 하제 주민들의 말이 절로 떠오른다. 노랑조개, 생합, 동죽, 꼬막, 피조개, 큰구슬우렁이, 피뿔고둥, 대추고둥.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손바닥만한 조개 껍질들이 널려있다. 사람들이 돈밭이라고 불렀던, 끝이 없을 것만 같던 풍요를 선물했던 갯벌은 메워져 소가 먹는 풀 사료를 재배하는 땅이 되었다.
 
하제포구의 다양한 조개껍질
▲ 군산미군기지평화답사 3차 하제포구의 다양한 조개껍질
ⓒ 평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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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포구에서 화산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바닷길을 막은 뒤 새롭게 형성된 생태계가 펼쳐진다. 한때 그곳이 갯벌이었다는 사실을 넌지시 건네듯 갈대, 산조풀같은 식물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 육지 생물의 터전이 되었다. 고라니 발자국, 오소리 발자국이 보이고 길가엔 기생초, 달맞이꽃 등이 피어있다.

식물 주위에는 나비, 길앞잡이가 보인다. 환경 강사로 활동하는 손지숙 해설가는 요새 만나기 힘든 길앞잡이를 보았다며 연신 감탄했다. 뱀, 쥐, 삵, 멧돼지 또 다양한 조류도 이 곳에 산다고 한다. 인간이 훼손한 자연을 다시 한번 풍요로 채우는 생명들의 기민함과 강인함에 놀란다.
 
하제포구에서 화산으로 가는 길. 다양한 생명의 발자국
▲ 군산미군기지평화답사 3차 하제포구에서 화산으로 가는 길. 다양한 생명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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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백악기 퇴적환경의 정보를 제공하며 지질학적 의미를 가지는 화산은 붉은 빛깔을 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다. 화산의 정상부에는 봉수대 터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조선 시대에 동쪽의 사자암 봉수와 북쪽의 점방산 봉수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군산미군기지에 속해있는 지역으로서 자세한 현황과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 화산을 등지고 앉아 오른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가 보인다. 

구중서 해설가는 새만금 신공항이 미군기지 확장으로 연결되는 근거를 설명했다. 먼저 새만금 신공항의 관제권이 군산 공항과 마찬가지로 미군에게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두 공항을 연결하는 유도로이다. 그 면적은 약 23만 평에 달한다.

군산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지역 활동가들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미군의 제2활주로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새만금 지역 개발 촉진을 위한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6월 30일 수립·고시한 상황이다.
 
화산에서 내려다 본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지
▲ 군산미군기지평화답사 3차 화산에서 내려다 본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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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민들, 지역활동가들은 이 땅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2차 평화답사에 참석한 한 군산 시민은 "사람은 종종 실수를 하는 것 같아요. 정책도 마찬가지고. 잘못된 정책을 그 당시 했다고 하면 그 부분들은 다시 용감하게 되돌렸으면 좋겠는데 계속 그렇게 시정하지 않고, 묻어가려고 하는 부분들이 마음이 무척 좋지 않다"라며 이런 상황을 주변에 널리 알려서 최소한 해수 유통이라도 진행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9월 17일 토요일에 열릴 3차 평화답사는 다음 링크(https://url.kr/3t6m2h)를 통해 신청가능하다. 참가비는 만원이다. 
 
화산을 향해 걷는 시민들
▲ 군산미군기지평화답사 3차 화산을 향해 걷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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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수라갯벌 물끝선까지
▲ 군산미군기지평화답사 3차 구월, 수라갯벌 물끝선까지
ⓒ 군산평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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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군산평화박물관, #군산미군기지, #평화답사, #새만금신공항, #수라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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