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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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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연내 법제화하기로 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로 인해 재정 운용의 경직성이 높아져 경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복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확정했다. 재정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인 재정준칙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명시해 관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세부안을 보면, 정부는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수지는 정부가 거둬들인 재정의 수입(세입)과 지출(세출)의 차이, 즉 나라살림을 뜻한다. 재정수지 중에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차감한 관리재정수지 등이 있다. 현재 사회보장성기금에서 흑자가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관리재정수지가 더 깐깐한 기준이다.

또 정부는 국가채무비율 기준은 GDP 60% 이내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관리재정수지 기준 GDP 대비 적자비율 한도를 3%에서 2%로 축소하기로 했다. 

GDP 대비 적자비율 한도 고정...예외조항도 축소

이는 지난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재정준칙 즉 GDP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기준 적자비율이 3%를 넘을 경우 재정건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보다 단순하지만 더욱 엄격한 안이다. 

이전 정부는 국가채무비율을 GDP 60% 이내로, 재정수지비율은 -3% 이내로 관리하되 두 수치를 곱한 값이 일정 수준에 머물도록 여유를 뒀는데, 윤석열 정부는 적자비율 한도를 2~3%로 고정했다. 

재정준칙의 예외조항도 축소했다. 종전안에서의 예외사유는 ▲전시·사변, 국가비상사태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가 큰 대규모 재난 ▲세계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에 준하는 위기로 성장·고용상 중대한 변화 발생 등이었다. 이번 안에서는 ▲전쟁·대규모 재난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 등으로 단순화했다. '코로나19 위기' 등 구체적 사유가 빠진 것이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는 이번 재정준칙을 시행령이 아닌 국가재정법 개정안 형태의 법률로 명시하기로 했다. 이달 중 개정안을 발의하고, 정기국회 논의를 거쳐 연내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정부는 개정 후 약 3년의 유예를 두고 오는 2025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는데, 적용시기를 더욱 앞당겼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감세 기조로 전환한 가운데 재정준칙마저 법제화할 경우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성장 잠재력도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덮어놓고 아끼다 거지꼴 못 면할 수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엄격한 국채비율과 경상수지 비율로 결정하게 되면 필요한 때에 재정의 경기부양 역할이 저하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는 경제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준칙이 경기부진 때 경기부양 정책 시도를 방해해 장기적으로 오히려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코로나19 당시) 유럽의 경험에서 드러났다"며 "우리나라처럼 부채비율이 상당히 낮고, (유럽연합과 같이) 경제 통합을 통해 다른 나라에 통제를 가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재정준칙 법제화가 감세와 함께 진행되면 복지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유럽에서도 이번 경제위기 때 재정준칙을 모두 지키지 못했다.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면 재정의 유연성이 줄어드는데, 경제위기 상황 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또 감세를 하면서 지출 구조조정도 하겠다는 것인데,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개인의 경우에도 돈을 아끼겠다고 교육비를 줄이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으면 이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덮어놓고 아끼다 거지꼴을 못 면할 수 있다"며 "독일에선 재정준칙을 헌법에 명시하는데, 코로나19로 이를 지킬 수 없게 되자 헌법을 바꿔버렸다. 선진국도 지키지 못하는 재정준칙을 기계적으로 고정하는 데 대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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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010-9403-7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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