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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태풍 '힌남노'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대가 물에 잠겨있다. 2022.9.6
 11호 태풍 "힌남노"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대가 물에 잠겨있다. 2022.9.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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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관통했다. 우리는 더 많이, 더 자주, 더 크게 '기록적인'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것이다.

화석연료 문명의 시대, 산업혁명 이후 무한생산과 무한소비를 외치며 끊임없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의 자원을 착취해왔다. 지구는 우리에게 극강의 이상기후라는 재난으로 그동안의 손익계산서를 내밀고 있다.

'지구위험한계선'을 지키기 위한 시기가 7년도 남지 않았다는 과학자들의 경고, 6차 대멸종의 전조, 2초에 한 종씩 생물 종이 사라진다 목소리를 높여도 여전히 경제성장이라는 화두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

이미 뜨거워진 지구는 생물종과 농작물감소, 사막화, 해수면상승, 야생동물 멸종, 각종 전염병 창궐 등과 같이 다양한 신호를 보내며 개발과 성장을 멈추라고 경고를 보내고 있다. 그럼 에도 전 세계의 기업과 자본권력, 정치인, 각국 정부들은 지구의 경고를 무시한 채 '이윤착취'에 몰두하고 있다. 인간도 하나의 생물종임을 망각하고 지구의 지속성이 여전히 인간을 중심으로 버티어 줄 믿고 있는 것이다.

저 멀리 아마존 숲의 개발이나 화석연료 채굴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서도 개발과 성장의 족쇄가 만연하다.

정부는 막대한 연료를 필요로 하는 이동 수단중 하나인 항공운송을 위해 신공항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 좁은 한반도에 15개나 되는 공항도 모자라 10개를 더 신설하거나 이전 하겠다고 한다. 새만금 수라갯벌에 살고 있는 흰발종개나 저어새 등과 같이 개발예정지에 살고 있는 생물종의 멸종위기는 대수롭지 않다. 가덕도와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위해 예산사용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예타제도는 가볍게 '패스'한다.
 
농지가 있었던 땅이 수몰돼 그 안의 비료와 퇴비 성분이 강물에 녹아들어 녹조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농지가 있었던 땅이 수몰돼 그 안의 비료와 퇴비 성분이 강물에 녹아들어 녹조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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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토건 개발세력에 의해 난도질 당한 4대강은 8개의 커다란 시멘트보로 가로막혀 썩어가고 있고 뭇 생명들은 사라져 갔다.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인근에서는 가정집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독성물질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발암물질이자 간과 생식독성을 일으키는 독소로 알려져 있으며 청산가리에 비해 100배 이상의 맹독성을 가졌다고 한다.

어디 낙동강뿐이겠는가? 금강 역시도 이 독성물질이 발견되고 있다. 식수뿐만 아니라 이 물로 농사를 지은 농산물에서도 이러한 독소가 검출되어 우리 식탁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동산광풍과 기업과 자본의 이익을 위해 전국의 숲과 강을 파괴하고 있다. 지구온도 상승의 원인이 되는 탄소저감에 숲과 강. 갯벌의 순기능을 인지하고 보전하기 위해 재자연화를 꿈꾸는 유럽의 몇몇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한쪽에는 개발을 또 한쪽에서는 탄소를 저감 하겠다고 나무를 베고 심는 어리석은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한 결과로 지구가 내민 손익계산서- 태풍, 폭염, 폭우, 한파와 같은 기후재난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재난은 지금까지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탄소를 더많이 배출한 기업과 자본권력, 정부가 아닌 가난한 이들과 지역주민, 여성, 장애인, 농어민 등과 같이 탄소를 덜 배출하는 계층에게 집중되어 기후불평등을 양산해 내고 있다.

침묵과 냉소는 우리와 지구생태계를 위협하며 생명파괴를 지속하고 있는 자본과 기업, 정부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로 암묵의 동조로 인식될 것이다. 모이자, 9월 24일 광화문 광장으로. 외치자, 기후정의를.
    
이오이 환경정의 전문위원. 기후정의행진 집행위원회 재정반장
 이오이 환경정의 전문위원. 기후정의행진 집행위원회 재정반장
ⓒ 이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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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오이 환경정의 전문위원은은 기후정의행진 집행위원회 재정반장이며, 이 기고는 기후재난과 불평등을 뛰어넘어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924 기후정의행진' 집행위원들의 릴레이기고입니다. 오는 9월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해주세요


태그:#기후정의, #기후정의행진, #기후위기, #환경정의, #924기후정의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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