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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선거 패배를 복기하고 당의 노선을 재정비하고자 7월 15일 새로고침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이후 두 달간 전국 만 18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웹조사와 수도권·충청·호남·부울경 지역 만 20~55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 FGI(표적집단 심층면접)조사를 진행, <이기는 민주당 어떻게 가능한가>란 보고서를 완성했다. <오마이뉴스>는 해당 보고서를 단독 입수, 달라진 유권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민주당을 바라보는지, 또 민주당의 과제는 무엇인지 소개한다.[편집자말]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5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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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
 
지난 대선을 달궜던 단어들이다. 국민의힘은 당시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반페미니즘을 표방하며 이대남을 집중 공략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막판 박지현 당시 당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을 내세워 이대녀의 결집을 끌어냈다. 이밖에 세대연합론, 세대포위론 등 각 당의 선거전략을 상징하는 표어들이 선거판을 떠돌아다녔다.
 
이 단어들은  '진보냐, 보수냐'로 현재 설명 불가능한 유권자 지형을 그려내고 있다. 다만 그 형태는 불완전했다. 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아래 새로고침위)는 여기서 부족한 조각을 파악하고, 전체 그림을 완성하고자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주요 정당의 역사적 기여도 평가, 역량 및 이미지 평가, 대변 계층과 추구 이념, 정치개혁방향, 정책욕구 등에 관한 34개의 질문을 던졌고, 응답자 선호에 따라 집단을 분류했다. 이 결과는 8월 25일 기자회견에서 대략 공개됐다.
 
당시 새로고침위는 유권자들을 크게 6가지 그룹으로 나눴다. ▲평등과 평화, 복지를 중시하는 평등·평화(37.7%) ▲시장 중심의 자유와 능력주의에 기반한 공정을 선호하는 능력주의 보수(21.5%) ▲신 성장동력을 중시하면서도 복지·친환경정책이 필요하다는 친환경·신성장(18.8%) ▲시장·국가의 기득권에 비판적이면서도 성평등·소수자 우대에는 반감을 보이는 반권위·포퓰리즘(9.3%) ▲정치사회 이슈에 냉소적인 민생우선(6.4%) ▲검찰개혁 등을 강력히 요구하는 배타적 개혁우선(6.3%)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는 3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를 진행, 유권자 성향을 단순 이념지향이 아닌 개별 정책 이슈에 관한 판단 등을 기준으로 크게 6가지 집단으로 구분했다.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는 3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를 진행, 유권자 성향을 단순 이념지향이 아닌 개별 정책 이슈에 관한 판단 등을 기준으로 크게 6가지 집단으로 구분했다.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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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외면한 그들, '반민주당'을 택하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대외비'로 묶인 당 새로고침위 보고서를 입수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그룹별 특성이 보다 상세하게 나왔다. 이에 따르면 평등·평화 그룹은 민주당 핵심지지층으로 20~50대 여성, 50대 남성이 주도하며 저소득층 중심이고 지역 기반은 경인·호남이다.

능력주의 보수 그룹은 국민의힘 핵심지지층으로 60대 이상 남녀와 50대 남성이 주도, 서울과 영남 중심으로 형성됐다. 지지정당이 유동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인 친환경·신성장 그룹은 다소 고소득층이 많고, 연령 특성도 명확하지 않은 편에 지역 편차도 적었다.
 
그런데 새로고침위 분석에 따르면 반권위·포퓰리즘 그룹과 민생우선 그룹도 '스윙보터'였다. 20~40대 남성이 대부분인 반권위·포퓰리즘 그룹과 달리 민생우선 그룹은 2030여성이 조금 더 많으나 편차가 크지 않았다. 다만 두 그룹은 공통적으로 영·호남과 강원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태였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 성향을 보이는 점 역시 비슷했다.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웹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권자를 6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이 지향하는 정책이념을 표시한 그래프. 이에 따르면 더 이상 진보-보수 구분법이나 단일이슈만으로는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을 읽어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웹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권자를 6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이 지향하는 정책이념을 표시한 그래프. 이에 따르면 더 이상 진보-보수 구분법이나 단일이슈만으로는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을 읽어낼 수 없다.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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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이대남'으로만 알려졌던 반권위·포퓰리즘 그룹은 주로 소득 하위층에 월세를 살고 불안정 서비스업 종사자였다. 이들은 미혼·비혼 혹은 무자녀를 계획하는 등 '정상가족(기혼·유자녀 중심)'의 대척점에 선 존재다. 또 여성가족부 폐지, 핵무기 보유 등을 지지하고 난민 수용, 성평등, 노조에 부정적이지만 기본소득과 복지·재정지출을 지지하고 노동자 권리에는 중립적이라는 점에서 '전통 보수'와는 달랐다. 민생우선 그룹도 도시의 비정규직, 여성, 저소득자가 가장 많았다.  

두 그룹은 각각 무당층이 45%, 42%에 달할 정도로 '떠도는 유권자'들이었다. 새로고침위는 이들이 모두 국가 정책으로부터 소외됐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반권위·포퓰리즘 그룹은 "민주당이 방기할 경우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우파 정당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수는 친환경·신성장 그룹(온건보수)와 능력주의 보수 그룹(강경보수)만으로도 평등·평화 그룹의 부피를 넘어서는데, 반권위·포퓰리즘 그룹이 가담하면 보수가 50%에 육박한다는 점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반면 민주당이 '다수파 연합'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핵심 지지층 평등·평화 그룹은 규모가 가장 크지만, 이들의 주요 관심사인 평등, 평화, 복지는 유권자들의 눈길을 새롭게 끌기 어렵다. 잠재적 지지층인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과 민생우선 그룹은 모두 규모가 작은 데다 두 그룹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 엇갈린다. 예를 들어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의 주관심사인 검찰개혁에 민생우선 그룹은 별 관심 없다. 저마다 '민주당을 찍지 않을 이유'가 여러 가지인 셈이다.

지지층 혁신 없다면... "민주당, 소수파로 전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로고침위원회 활동 결과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로고침위원회 활동 결과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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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성의 약화는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 새로고침위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복지에서는 친환경·신성장 그룹에 가깝지만, 가치 지향은 능력주의 보수 그룹(친자본주의, 친능력주의, 친여성, 친 핵보유)에 가까웠다"면서도 "어느 보수그룹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해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또 "민생우선 그룹은 잠재적 민주당 지지자이고, 여러 지원정책을 폈으나 검찰개혁 등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지지를 철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들은 '지지층의 혁신'을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과 민생우선 그룹을 하나로 묶어낼 묘수를 찾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층에 안주하며 소수파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새로고침위는 단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은 규모가 한정적이고 확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친환경·신성장 그룹, 민생우선 그룹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고침위는 민주당이 특히 친환경·신성장 그룹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그룹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세가 비슷하고 무당층은 27.6%에 달한다. 민주당의 역량에 따라 지지정당을 바꿀 수 있는 유권자들이 상당수라는 의미다. 새로고침위는 또 반권위·포퓰리즘 그룹을 논쟁거리로만 삼지 말고, 이들의 삶의 조건 개선을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생우선 그룹을 위해서도 사회보장 강화와 정치개혁을 함께 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②번 <국민의힘보다 낫다? 그건 착각>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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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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