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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 있는 '가요황제 남인수 동상'.
 진주에 있는 "가요황제 남인수 동상".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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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북부농협은 친일 행적이 뚜렷한 가수 남인수(1918~1962, 본명 최창수‧강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 예선 장소를 불허하기로 했다. 

진주연예협회는 오는 10월 9일 제1회 남인수 가요제 예선을 진주북부농협 2층 강당에서 열기로 했다.

그러나 진주북부농협은 진주연예협회에 장소 사용 불허 통보를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지회장 강호광)가 장소 사용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진주북부농협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청산을 해야 한다며 문서를 보내왔다.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장소 제공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주연예협회는 최근 거리에 '부활, 남인수 가요제 예선'라고 적은 펼침막을 내걸었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가 진주북부농협에 공문을 보내 장소 사용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 진주북부농협 몇몇 조합원 역시 농협 측에 장소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8월 31일 공동성명을 통해 "친일파 남인수 가요제 부활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친일가수 '남인수 가요제' 부활에 사회단체 "개탄" http://omn.kr/20ilq)

이들은 "남인수가 진주 출신의 유명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남인수의 유명세만을 내세워 '생계형 친일' 운운하며 그를 두둔하고 미화하는 가요제를 개최한다면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의 영전에 무엇이라 변명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남인수가 대중 가요계의 황제로 대접받은 만큼 민족의 운명에 바르게 처신했더라면 진주시민과 자손대대에 부끄러운 인물로 기억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주 출신인 남인수는 병원선, 낭자일기, 이천오백만 감격, 혈서지원 등의 친일 군국가요를 불렀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 이후 반드시 처단해야 할 친일파 267명에 남인수를 포함했고,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에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그를 등재했다.

앞서 진주시는 1996년부터 남인수 가요제를 개최했으나 그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2008년에 폐지했다

진주연예협회 관계자는 진주북부농협의 장소 사용 불허에 "장소를 새로 마련할 것이고, 9월 7일경 결정된다"고 밝혔다.

강호광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은 "남인수 가요제를 열어서는 안 된다. 자라나는 후세에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어도 노래만 잘 부르면 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만약 다른 장소를 결정한다면 우리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남인수, #남인수가요제,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연예협회, #진주북부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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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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