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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주택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골목길 옆으로 3주 넘게 수거하지 않은 재활용쓰레기가 쌓여있다.
 5일 오후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주택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골목길 옆으로 3주 넘게 수거하지 않은 재활용쓰레기가 쌓여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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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넘게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한 번도 안 했어요. 여기 좀 보세요. 집안에도 재활용쓰레기 쌓여 있어요. 태풍 온다는데 이게 가만히 있을까 몰라. 왜 여태 수거를 안 해가는지..."

5일 오후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주택가. 주민 A씨가 골목길 이곳저곳을 가리켰다. 대문 앞마다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100리터가 넘는 투명 재활용 쓰레기 봉투가 한 가구당 평균 4, 5개씩이다. 골목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자 재활용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다. 눈짐작으로도 족히 100리터 기준 100여 개가 넘어 보였다.

이날 오후부터 태풍 영향인 듯 오전보다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재활용 쓰레기더미가 쏟아지는 빗줄기에 타다닥 투두둑 따가운 마찰음을 냈다. 빗물이 스며들어 물이 고여 있는 쓰레기 봉투도 많았다.

하루 27톤을 수거하던 대전 서구 관내 13개동(도마 1.2, 변동,기성동, 괴곡동, 내동, 용문동, 괴정동, 가장동, 월평 1, 2, 3동 만년동)은 지난달 14일부터 지금까지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기존 A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인근 청주시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되면서 대전 서구청과의 수거계약도 돌연 해지됐기 때문이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을 구하기 어려워 하루 트럭 10대(2.5톤)가 투여될 곳에 5대 미만이 투여된 상황. 그나마 그동안 쌓인 물량을 처리하기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이날 현재까지 3주 넘게 수거 차량이 단 한 번도 들리지 못한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다운 서구의원은 "업체 측과 재판이 재작년(2020년) 시작됐는데도 구청이 소송 결과에 따라 '영업정지' 될 수 있는 업체와 다시 계약한데다 패소할 경우에 대한 아무런 확인과 대비 없이 시간만 보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결국 불편은 주민들의 몫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서구 내동에 사는 주민 B씨는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직결된 쓰레기 수거가 3주 넘게 마비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서구청 내 1000명(현원 1087명)이 넘는 공무원이 있는데 수거 차량 부족과 인력부족 핑계만 될 게 아니라 이런 때 비상근무라도 해 쓰레기 수거 대란에 나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 서구청(구청장 서철모)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그동안 수거차량 확보를 제대로 못 해 수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늘(5일)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체결, 처음으로 수거 차량(하루 2.5톤 트럭 10대, 인력 33명)이 투입됐다"며 "이번 주 중 그동안 밀린 재활용 쓰레기를 모두 수거한다는 목표로 운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태풍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이 때문에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는 시장통 등을 중심으로 별도의 집게차를 투입해 집중해 수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밀린 쓰레기가 너무 많아 금세 트럭이 꽉 차 수거에 어려움이 많다"라며 "기동처리반 등을 투입하는 등 하루빨리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목마다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까지 수거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어서 주민들은 여전히 태풍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추석연휴 휴무일까지 겹쳐 주민들의 불편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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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생겼다" 2주째 재활용품 수거 안 된 대전 서구 13개동 http://omn.kr/20egp
 
5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주택가 골목길 대문 앞에 몇 주 째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 주택가는 한 주에 두 번씩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하는데 3주 넘게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집안에도 비슷한 분량의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고 한다.
 5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주택가 골목길 대문 앞에 몇 주 째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 주택가는 한 주에 두 번씩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하는데 3주 넘게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집안에도 비슷한 분량의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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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주택가 골목길 대문 앞에 재활용쓰레기 쌓여 있다. 가구당 평군 5-6개의 봉투가 놓여 있었다.
 5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주택가 골목길 대문 앞에 재활용쓰레기 쌓여 있다. 가구당 평군 5-6개의 봉투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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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풍, #쓰레기 대란, #재활용쓰레기, #대전서구청,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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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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