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안타 2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초 1사 1루 LG 김현수가 안타를 쳐낸 뒤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고 있다.

▲ 김현수 안타 2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1회초 1사 1루 LG 김현수가 안타를 쳐낸 뒤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고 있다. ⓒ 연합뉴스

 
LG가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말 2연전을 쓸어 담으며 7연승을 내달렸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4-1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8월 25일까지만 해도 선두 SSG랜더스에게 9경기 차로 뒤져 있던 LG는 현재진행형인 7연승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따내며 SSG와의 승차를 단숨에 4경기로 좁혔다(72승 1무 42패).

LG는 선발 애덤 플럿코가 6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4번째 승리를 따내며 팀 동료 케이시 켈리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타선에서는 7회 이영빈이 뒤늦게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고 박해민과 오지환이 나란히 3안타를 적립하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그리고 LG의 간판타자 김현수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1회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타점 3개를 추가하며 타점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KBO리그 역사를 빛냈던 '타격기계' 계보

KBO리그에서는 시대별로 최고의 타격솜씨를 자랑했던 '타격기계'들이 있었다. 1980년대 최고의 타격기계는 별명조차 '타격의 달인'이었던 고 장효조였다. 1983년 프로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369의 고타율로 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던 장효조는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며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장효조는 롯데 시절이던 1991년에도 이정훈(두산 베어스 타격코치)과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펼쳤다.

1990년대를 수놓았던 최고의 타격기계는 '양신'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었다. 장효조와 마찬가지로 루키시즌부터 .341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올랐던 양준혁은 1996년과 1998년, 2001년까지 4번에 걸쳐 타격왕을 차지했다. 또한 장타보다는 정교함에 주력하면서 통산 홈런이 54개에 불과했던 장효조와 달리 양준혁은 통산 .316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도 무려 35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교타자하면 역시 이대호(롯데)를 빼놓을 수 없다. 두 번의 홈런왕 경력과 통산 369홈런 때문에 이대호를 '거포'로만 생각하는 야구팬들도 적지 않지만 이대호는 타격왕 3회에 통산타율 .308를 자랑하는 교타자이기도 하다. 특히 이대호는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2010년(.364)과 2011년(.357) 타격왕 2연패를 차지했는데 KBO리그 역사에서 2년 연속 타격왕에 올랐던 선수는 장효조와 이정훈,그리고 이대호 뿐이다.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에 이은 한화 이글스의 4번째 영구결번 선수인 김태균(KBS N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타격기계의 계보에서 빠지면 섭섭한 선수다. 통산타율 역대 6위(.320)와 출루율 역대 2위(.421)에 빛나는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보낸 19번의 시즌 중 14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정교한 타격의 대명사였다. 특히 김태균이 보유한 8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은 메이저리그(84경기)와 일본프로야구(69경기)의 기록을 능가한다.

2020년대 현존하는 최고의 교타자는 역시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프로무대에 등장하자마자 .324의 타율을 기록한 이정후는 이후 4년 연속 .330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타율 .360으로 프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에도 120경기에서 타율 .343를 기록하며 호세 피렐라(삼성, .347)와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데뷔 후 타율 가장 낮은 시즌에 타점왕 도전 

이처럼 KBO리그에는 많은 타격기계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처음 얻은 선수는 LG의 간판타자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08년 만 21세의 젊은 나이에 타율 .357로 타격왕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터트리면서 야구팬들로부터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작년까지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14년 동안 무려 10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15년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는 2018 시즌을 앞두고 4년 11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LG로 이적했다. 그리고 김현수는 2018년 타격왕과 2020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등 LG의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LG 역시 김현수의 활약에 힘입어 4년 동안 세 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3년 연속 4위로 기대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번번이 좌절됐다.

김현수는 FA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작년 타율 .285 17홈런 96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LG는 김현수에게 다시 한 번 4+2년 최대 115억 원 계약을 안겨주며 믿음을 보여줬다. 어느덧 한국나이로 35세가 된 김현수는 4일까지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274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48명의 타자 중 타율 30위. 이는 분명 3할 타율을 10번이나 기록했던 '타격기계'에게 기대했던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김현수의 올 시즌이 부진하다고 이야기하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이 떨어진 대신 113경기에서 94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타점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세라면 커리어 5번째 100타점 돌파는 물론이고 프로 데뷔 첫 타점왕 등극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김현수는 4일 롯데전에서도 1회 2타점 2루타와 6회 희생플라이로 3타점을 추가했다.

김현수는 LG 이적 후 2~3년간 타격이 약했던 LG의 타선을 이끌었던 외로운 존재였다. 하지만 올 시즌 팀 타율(.274)과 팀 득점(604점) 1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김현수 외에도 박해민과 홍창기, 채은성, 오지환, 문성주, 문보경 등 좋은 타자들이 즐비하다. 전성기에 비해 타율이 많이 떨어진 30대 중반의 김현수가 생애 첫 타점왕을 노리고 있을 정도로 LG의 타격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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