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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 서병수 전국위 의장 사퇴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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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국위원회 의장직을 사퇴했다.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소집 권한이 전국위원회 부의장에게로 넘어감에 따라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소신과 철학 지키면서 당에 걸림돌 되지 않는 방향"

서병수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부로 전국위원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상임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의장직까지도 사퇴한다는 이야기"라며 "제 소신과 철학을 지키면서도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방향을 고심하다가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여전히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소집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헌상으로 상임전국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을 경우 회의 소집을 저지할 수 없기에, 소신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의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설명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새 비대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비대위 요건인 '비상상황'을 규정한 당헌 96조를 개정하기 위한 상임전국위를 소집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이라는 문구를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할 경우"로 고쳐 현 상황을 '합법적 비상상황'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다.

"비대위 이해할 수 없어... 법원, 가처분 똑같은 결론낼 것"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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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의원은 "저는 일관되게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 최고위 체제로 가는 게 옳고, 비대위 체제로 가는 건 잘못이라고 주장해왔다"라며 "빠르고 쉬운 길이 있는데, 왜 구태여 어렵고 논란이 많은 과정인 비대위를 거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당헌·당규로 규정해서 (비상상황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작위적"이라며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원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을 크다고 봤다. 서 의원은 "법원이 비대위원장 가처분 신청 때 인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결론을 낼 것 같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전국위 의장으로서 똑같은 잘못을 두 번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일 다시 가처분 인용이 현실화 된다면 당은 더욱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왜 당 지도부가 어렵고 논란이 많은 길로 가려고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는 "글쎄, 짐작에 맡기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윤심'이 작용했다고 믿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을 수는 있다"라고 답했다.

의장직을 내려놓는 건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직을 걸고 당 지도부에 마지막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서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연락해서 사퇴를 다시 한번 종용할 생각은 없느냐'는 말에 "이렇게 말씀드리면 충분히 전달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준석 "서병수에 죄송...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광분"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해 8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해 8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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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의원이 의장직을 내려놓으면, 상임전국위 소집 권한은 부의장에게 넘어간다.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들의 회의 소집 요청이 있을 경우 별다른 저항 없이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대표는 서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 도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당함에 대해 할 말을 하고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해주신 서병수 의장님께 너무 큰 부담이 지워진 것 같아 항상 죄송하고 또 마음이 아팠다"라며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높이며 소신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느냐"라고 남겼다.

이어 "그대들이 끼려고 하는 절대반지, 친박도 껴보고 그대들의 전신인 친이도 다 껴봤다"라며 "그들의 몰락을 보고도 그렇게 그 반지가 탐이 나느냐"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글을 두고 "전국위원회 의장을 시킨 사람이 이준석 전 대표"라며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과정 중에 한 번도 전화통화를 하거나 의논했던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위 의장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엔 의장이 지명하는 부의장이 의장 직무를 대행한다. 의장 지명이 없을 시엔 '부의장 중 연장자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 현재 국민의힘 전국위 부의장은 윤두현(1961년생), 정동만(1965년생) 의원이다. 서병수 의원이 지명하지 않는다면 윤 의원이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태그:#서병수,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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