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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무한경쟁 욕망의 질주를 과감하게 벗어난 용감한 40대 청년활동가가 2013년 시골살이를 선택한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청년활동가 이꽃맘의 귀농분투기다.
 
어느 청년 활동가의 귀농 분투기
▲ 우리 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어느 청년 활동가의 귀농 분투기
ⓒ 삶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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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딸 유하가 첫 해를 살아낸 2013년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간다. 자연의 시간으로 돌아가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것이다.
 
유하네에게 농부란 자본주의를 넘어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유하네가 되려는 농부는 스스로 가난을 선택한 사람입니다.스스로 가난을 선택한다는 것은 경쟁과 욕망으로 가득찬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돈이면 뭐든 되는 자본주의 쳇바퀴를 벗어나 조금은 느리게 살고 싶었습니다. - 5쪽

자신들이 정한 원칙대로 유하네는 최대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농법을 고집한다. 그 흔한 비닐 멀칭을 하지 않아 풀밭 사이에 작물이 자란다. 땅이 굳어질까 봐 심지어 트랙터도 사용하지 않고 곡괭이, 호미로 농사 짓는 유하네는 시대를 거스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늘만 바라보며 노지 농사를 짓는 유하네는 하늘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제 하늘만 의지해 농사짓는 시대는 갔어'라고 누군가 훈수를 둔 적이 있습니다. 핸드폰 하나로 온도며 습도며 다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며 공장형 채소농장들이 등장하고 있는 있는 시대에 비닐도 안깔고 농사짓는 유하네를 안타까워하는 현실적인 조언이기도 합니다.
"농부마저 하늘을 믿지 않으면, 농부마저 자연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요" -123쪽  

유하네가 들어가 사는 마을은 열여덟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40대 유하네가 막내다. 옆 집 사는 50대 한 집을 빼곤 모두 60대에서 80대 어르신들이 산다. 동네에 힘쓰는 일,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일은 모두 막내 유하네 몫이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마을 입구에 대형 축사를 짓겠다고 레미콘이 들어와 시멘트를 들이붓자 마을의 투쟁이 시작됐다고 한다.
 
유하네가 살고 있는 영산마을은 선배 농부들이 오래전부터 친환경 농사를 지어왔습니다.우렁이를 풀어 벼농사를 짓고 제초제를 뿌리는 대신 손으로 풀을 뽑으며 밭농사를 짓습니다.선배 농부들과 지구를 지키는 농사를 짓고 싶었던 유하네가 이 마을에 살기 시작한 이유죠. 그런 곳에 대형 축사라니 마을 주민들은 화가 났습니다. -172쪽
 
꽃맘씨는 시골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노동인권 강사로 활동하며 노동자 농민의 권리와 인권에 대해 알려주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농업은 학생에게 농사를 체험하게 만들고 농사짓는 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인권강사이자 농업전도사라고 해야 할까. 자본주의의 탐욕과 무한한경쟁, 끝없는 무한질주를 벗어나 광대한 자연의 힘에서 모두가 사랑받고 존중받는 존재로 살아갈 길은 욕망을 내려놓는 일이다. 민정이와 농업 선생으로 활동했던 지은이의 글은 자연이 주는 소중한 깨우침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민정이와 보낸 3개월의 시간을 '사회적농업'이라고 부릅니다. 약육강식 자본의 논리만 가득한 도시의 어둠을 농사가, 농민들이 품어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늘과 땅이 큰 품으로 유하네를 품어줬듯 유하네도 큰 품으로 힘든 사람들을 품어주며 살아가려 합니다. - 182쪽
 
지은이 이꽃맘은 교육운동, 노동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수호 전태일이소선 장학재단 상임공동이사장의 맏딸이다. 이수호 선생은 전교조 창설에 함께하느라 해직, 수배, 감옥 생활로 초등생 세 자녀의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했지만 자녀들은 아버지의 삶을 존경하고 그 뜻을 이어 잘 살고 있다. 

이꽃맘은 학생운동을 거쳐 노조활동가로 살다 자발적 가난을 선택해 귀농한 농부가 됐다. 아들은 아버지처럼 교사가 되어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노동절에 아버지와 아들이 행진을 하다가 만나면 서로의 안전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가르침은 이론에 있지 않다.

이수호 선생은 참교육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전교조 활동을 통해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본 자녀들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으로 자발적 고난의 길을 간 아버지처럼 자발적 선택으로 소신껏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지은이 이꽃맘은 원주시 호저면 작은 마을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강원도의 중고등학교에서 노동 인권 교육을 하며 유하, 세하와 살고 있다. 꾸러미 가족이 되면 계절마다 자연을 담은 꾸러미를 받아 먹을 수 있다. 꾸러미 가족 신청은 유하네 농담 페이스북 참조.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 어느 청년 활동가의 귀농 분투기

이꽃맘 (지은이), 삶창(삶이보이는창)(2022)


태그:#우리 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이꽃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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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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