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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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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7일 오후 11시 25분]

법원으로부터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이 27일 다섯 시간 넘는 마라톤 의총 끝에 현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새로운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또 법원에 비대위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낸 이준석 전 대표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당 윤리위에 추가 징계를 신청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사퇴 요구가 분출한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부터 9시 20분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당 지도체제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 전날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주호영 비대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 주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되면서 여권은 대혼돈에 빠졌다.

"새 비대위 구성… 지금의 혼란 사태 원인은 이준석"

박형수·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현재 당의 상황이 중대한 비상사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유의 사태로 인한 당헌당규 입법 미비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또 "이준석 전 당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당정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함에도 이 전 대표는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당 운영을 앞장서서 방해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준석 전 당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증거 조작 교사"라고도 공격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세우고 비대위를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당내 반대에 부딪혀 새롭게 비대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비대위 효력 정지 결정을 끌어낸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예고하며 당 차원의 강력한 경고를 더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 전 대표 징계 요구와 관련해 "지금 윤리위에 이 전 대표 징계와 관련된 요구들이 제출됐고, 그것에 대한 조속하고 빠른 처리를 요구한 결의를 채택한 것"이라면서도 "(징계는)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고 당 윤리위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윤리위에) 요청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총서 분출한 권성동 책임론… 윤상현 "윤핵관 2선 후퇴해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의원총회장 밖으로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27
▲ 기자 질문에 답하는 하태경 의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의원총회장 밖으로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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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총에선 권성동 원내대표 책임론이 격렬하게 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4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회의 도중 자리를 뜨며 "권 원내대표는 현 사태를 수습할 명분이 없다"면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윤 의원은 "새 원내대표를 뽑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식으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라며 '윤핵관'의 2선 후퇴도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의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우리 당이 정말 걱정이다. 반성과 성찰은 하나도 없다"고 직격했다. 하 의원은 "법원과 싸우려 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라며 "민주주의도 버리고 법치주의도 버리고 국민도 버렸다. 다섯 시간 동안 의총을 열어 토론했는데 결론이 너무 허망하다"고 토로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사퇴 요구와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만약 권 원내대표가 지금 사퇴하면 앞으로 새 비대위 구성 등을 추진할 사람이 전혀 없는 상황이 된다"라며 "그 상황을 수습한 후 의총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잠행' 이준석… 국힘이 추가 신청한 징계 '뇌관' 될까

이준석 전 대표는 27일 오후 11시 현재까지 이번 결정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법원의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정지결정이 나온 뒤에도 직접적인 반응을 삼간 채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북 지역을 방문한 사실을 알리며 "오랜 세월 집안이 터전 잡고 살아왔던 칠곡에 머무르면서 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의 추가 징계 요청은 이 전 대표와 여권 사이 갈등을 증폭시키는 뇌관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날 국민의힘이 의총 직후 발표한 입장문 전체를 기록한 것.
    
[전문] 국민의힘 "새 비대위 구성… 이준석 추가 징계 촉구"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현재 당의 상황이 중대한 비상사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조속한 안정을 위해 다음의 네 가지 사안을 결의했다. 

첫째, 국민의힘은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른 조치는 취하되, 이의 신청 및 항고 등 이의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둘째, 초유의 사태로 인한 당헌당규 입법 미비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지난 비대위 구성으로 인해 최고위가 해산됨에 따라 과거 최고위원회로의 복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현 비대위를 유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셋째, 이준석 전 당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당정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하여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함에도 이준석 전 당대표는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당 운영을 앞장서서 방해하였음. 이번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른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준석 전 당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증거 조작 교사임. 그 중 증거 조작 교사 의혹으로 6개월 직무 정지 당한 사태가 있음을 확인하며, 이에 대해 의원 총회 결의로 이준석 전 당대표에게 강력 경고하는 바임. 또한 윤리위원회는 윤리위 재개된 추가 징계 요구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함.

넷째, 원내대표의 거취는 이번 사태를 수습한 후 의원총회의 판단에 따르기로 했음."


[관련 기사]
이준석이 이겼다... '주호영 비대위' 사실상 무효 http://omn.kr/20fqr 
'비대위 무효' 비상 걸린 국힘... 하태경 "심판 받은 것" http://omn.kr/20fsq

태그:#국민의힘, #이준석, #주호영, #권성동,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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