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3회말 2사 주자 2루에서 kt 강백호가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2022.8.21

2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3회말 2사 주자 2루에서 kt 강백호가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2022.8.21 ⓒ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kt가 선두 SSG를 연파하고 파죽의 5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2-3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연장 10회 끝내기 승리에 이어 이날은 타격 폭발로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둔 kt는 안방에서 열린 SSG와의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두고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4경기로 유지했다(63승 2무 47패).

kt는 7.2이닝을 4피안타 3실점으로 막아낸 선발 소형준이 시즌 12승째를 따내며 팀 동료 고영표와 함께 토종 선수 다승 공동 선두(12승)로 올라섰다. 타선에서는 조용호와 배정대, 앤서니 알포드, 김준태, 심우준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이강철 감독과 kt 팬들이 가장 기다렸던 이 선수의 활약이 빛났다. 3회 결승 적시타와 함께 6회 57일 만에 홈런포를 터트린 kt의 간판타자 강백호가 그 주인공이다.

나성범 같은 자체 생산 스타 키우지 못한 kt

2011년에 창단해 2013년부터 1군에 합류한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는 2014년부터 곧바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야구 팬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KBO리그의 신흥강자로 등극했다. 2013년에 창단한 10번째 구단 kt 역시 NC의 선전에 고무되며 2015년 큰 기대를 가지고 부푼 마음으로 1군에 합류했지만 kt에게 돌아온 것은 '3년 연속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 뿐이었다.

그렇다면 NC와 kt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나 적절한 FA 선수 영입 등 많은 원인이 있었겠지만 NC와 kt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자체 프렌차이즈 스타의 유무'였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NC에는 입단 초기부터 나성범(KIA 타이거즈)이라는 확실한 스타가 있었지만 kt에는 그런 선수가 없었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의 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예상보다 큰 결과로 나타났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NC에 입단한 '좌완투수' 나성범은 김경문 전 감독의 권유로 야수로 전향했고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03 16홈런 67타점 29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13년 1군에 가세한 나성범은 2014년 타율 .329 30홈런 101타점 88득점 14도루로 대폭발하면서 NC를 2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나성범은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9년 동안 5번이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물론 kt에도 '제2의 나성범'이 될 수 있는 후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한화 이글스에서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방출과 재입단, 2차 드래프트 등 우여곡절을 거쳤던 김지열(평택시 리틀야구단 코치)은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71 23홈런 72타점 37도루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김지열은 1군에서 네 시즌 동안 165경기에 출전해 타율 .242 8홈런 39타점 53득점을 기록하고 2018 시즌이 끝난 후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지금은 kt에서 백업내야수 및 대타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문상철 역시 한 때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2014년 퓨처스리그 개막과 함께 18경기에서 9홈런을 터트리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문상철은 잦은 부상과 많은 삼진 등 이런 저런 약점들을 노출하면서 1군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결국 문상철은 프로 8년 차가 된 올해까지 1군에서 홈런을 16개 밖에 때리지 못했다.

가을바람과 함께 깨어난 kt의 간판스타

사실 kt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자체 생산 간판 타자를 길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감수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2018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에 도전하는 청소년 대표 4번타자 강백호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물론 교타자였던 2017년 신인왕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달리 강백호는 거포 유형이기 때문에 프로 무대에 적응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란 의견도 있었지만 kt는 강백호의 엄청난 잠재력을 믿었다.

그리고 강백호는 자신을 지명하고 4억5000만 원의 계약금을 투자한 kt의 믿음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금방 증명했다. 2018년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하며 역대 고졸신인 최다홈런 기록을 세운 강백호는 2019년 타율을 .336까지 끌어 올리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프로 데뷔 4년 만에 타율 .347 16홈런 102타점 76득점 10도루를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77.4%가 인상된 5억50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한 강백호는 시범경기 도중 새끼 발가락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하면서 6월이 돼서야 1군 무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22경기 만에 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한달 반 동안 1군에서 자리를 비워야 했다. 새로 영입한 '거포' 박병호와 함께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하려 했던 kt의 계획이 첫 해부터 어긋난 셈이다.

햄스트링 재활을 마치고 8월 중순에 복귀한 강백호는 9경기에서 타율 .229(35타수 8안타) 무홈런 3타점에 그치며 기대 만큼 타격감이 빨리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강백호는 26일 SSG와의 경기를 통해 결승타와 함께 두 달 만에 시원한 홈런포를 터트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날렸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SSG 선발 박종훈으로부터 결승타가 된 좌전 적시타를 때린 강백호는 6회 3번째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우측담장을 넘기는 시즌 4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267 4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강백호는 부상복귀 후 9경기에서도 타율 .263 1홈런 6타점으로 아주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9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4경기에서 타점을 올렸을 만큼 타격감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강백호가 살아난다는 것은 시즌 후반 kt의 기세가 더욱 무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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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 위즈 강백호 자체생산스타 천재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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