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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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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었던 지난 17일,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소송 소장이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됐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협업해서 진행하고 있는 공직 감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소송대리는 필자가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실이 '비공개' 하고 있는 정보들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대상은 세 가지다. 첫째는 '대통령비서실의 정보목록'이다. 정보공개법상 당연히 공개하도록 돼 있는 항목이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보목록이 공개돼야 그 목록을 보고 국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하기 쉬운데, 목록 자체가 비공개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두 번째는 '대통령비서실의 수의계약 내역'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 대통령 관저 이전 등과 관련해서 수의계약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대통령비서실의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다. 이 예산들은 그동안 숱하게 문제가 돼 왔던 항목들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시절에 이 예산들에 대해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1심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다. 문재인 정권 시절에도 청와대 특수활동비 공개거부는 위법하다는 1심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대통령이 탄핵되거나 임기만료가 되면서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돼 비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되는 '시간끌기'
 
2021년 9월 16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년 9월 16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서울 중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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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다. 박근혜 정권 시절에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실을 상대로 정보공개소송을 했고, 특수활동비 등 예산집행내역을 비공개한 것은 위법하다는 1심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항소심이 진행되는 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황교안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이 특수활동비 집행자료를 포함한 기록들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해 버렸다. 소송도중에 소송대상인 정보가 다른 곳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관하면서 자료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면 최대 30년동안 자료가 비공개되도록 돼 있다.

그래서 항소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결국 필자의 청구를 '각하'해 버렸다. 대통령기록관으로 자료가 이관돼 더 이상 대통령비서실에 자료가 없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1심과 항소심에서 박근혜 정권의 대통령비서실이 노골적인 '시간끌기'가 행해졌다는 점이다. 재판부가 자료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하겠다면서 자료를 제출하라고 해도(정보공개소송에서는 재판부만 비공개로 자료를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비서실은 시간을 끌면서 재판부에게도 자료를 보여주지 않았다.

항소심에서는 해외 주재 대사관에 사실조회신청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항소심 판결을 받지 못해서, 결국 소송이 각하된 것이다.
  
시간과의 싸움인 소송

따라서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관건은 '시간'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야만, 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 늦어도 2026년 상반기까지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야 실질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소송이 각하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여론의 관심이다. 대통령비서실이 '시간끌기'를 시도하는 일이 또다시 벌어졌을 때,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어나야 '시간끌기'를 막을 수 있다.

최고 권력기관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1998년부터 정보공개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비밀주의와 관료주의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힘깨나 있다'고 하는 권력기관들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곳이 대통령비서실과 검찰이다. 

이런 곳들부터 투명해져야, 전체적으로 공공기관들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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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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