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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콜센터 용역업체인 효성ITX.
 KB국민은행 콜센터 용역업체인 효성ITX.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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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콜센터 용역업체가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원청인 국민은행이 1인 최대 월 50만 원 가량의 인상분을 용역비로 지급했으나, 하청업체는 40%에 불과한 20만 원만 인상하겠다고 제시,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

반면 사측은 용역비에는 간접비가 포함되어 있는데, 노조가 용역비 인상분 전체를 인건비로 오해해서 생긴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에 따르면, 국민은행 콜센터 용역업체인 효성ITX지회(지회장 반순금)는 사측과 2022년 임금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7일 총파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효성ITX지회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어 지난 7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냈고, 이후 3차례의 조정회의가 열렸으나 끝내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총파업을 결의하게 됐다는 것.

노조는 사측이 원청인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용역비를 과도하게 중간 착복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해 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은 대규모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당시 5대 은행 중 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장 낮았다. 10년을 일해도 월 200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했고, 별도의 휴게시간과 휴게공간을 보장해 주지 않는 등 업무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같은 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은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고, 결국 국민은행은 2022년 용역비를 대폭 인상했다.

노조에 따르면, 청약·대출·예금·자동화기기·인터넷뱅킹 등 다양한 은행업무를 위해 고객이 국민은행 콜센터(1588-9999)로 전화하면 이를 상담하는 인바운드 상담사들은 1인 당 월 35만 원이 인상된 용역비가 책정됐다. 또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은행 상품 가입 등을 안내하는 아웃바운드 상담사들은 최대 51만 원이 인상됐다.

이러한 용역비에는 회사 운영경비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노조는 인바운드의 경우 월 평균 28만원, 아웃바운드는 평균 36만원을 인상해 달라고 사측과의 협상에서 제시했다. 그러나 효성ITX는 인바운드는 최대 18만원, 아웃바운드는 최대 20만원 만 인상하겠다고 제시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얻어낸 용역비 인상분을 용역업체가 중간에서 과도하게 착복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순금 효성ITX지회장은 "지난 해 사측은 임금을 올려주고 싶어도 원청에서 용역비를 올려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더니, 올해는 원청에서 용역비를 올려주니 회사 운영비가 많이 들어 올려줄 수 없다고 한다"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얻어낸 인상분을 어떻게 회사가 가만히 앉아서 꿀꺽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반 지회장은 또 "50만 원을 전부 인상해도 아웃바운드 상담사는 인바운드 상담사들 보다 임금이 낮다. 워낙 임금이 낮아서 원청에서 대폭인상을 결정한 것인데, 그 중에서 60% 가까운 금액을 용역업체가 가져가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용역비 중 최소한 몇 퍼센트 이상은 직접 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런데 저희는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용역회사가 마음대로 정한다"며 "원청인 국민은행이 나서서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하청업체나 노동자 모두 납득할 수 있고, 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사옥앞에서 대전에서 상경한 KB국민은행 콜센터노조원들이 휴게시간, 교육,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사옥앞에서 대전에서 상경한 KB국민은행 콜센터노조원들이 휴게시간, 교육,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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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용역비에는 VAT·운영경비 등 포함... 노조, 인상분 전체 인건비로 오해"

이에 대해 효성ITX 측은 용역비 구조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이 오해한 부분이 있어 타결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효성ITX 관계자는 "인상된 용역비는 VAT와 운영경비 등 간접비가 다 포함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직접인건비는 용역비의 72~74%를 차지한다"며 "그런데 노조에서는 인상된 용역비 전체를 인건비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수차례 설명을 드리고 자료도 보내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건비에는 고정급과 변동급(성과상여금)이 있다. 회사에서 제시한 평균 18만원 인상에 변동급, 회사이윤 5% 등을 포함하면 74% 정도가 되고, 나머지는 간접비다"라며 "따라서 회사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평균 18만~20만 원 정도다. 이미 다른 용역업체는 20만 7천원에 합의를 했다. 따라서 우리도 그정도 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회사가 중간에 과도하게 이윤을 챙기려고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러한 내용을 이미 충분히 설명했고, 지부장도 이해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노조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대화를 통해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국민은행콜센터, #KB국민은행, #효성ITX, #콜센터, #콜센터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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