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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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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막상 뚜껑을 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중요 의혹들에 대한 질문은 빠졌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갖가지 의혹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나오지 않았다.

17일 오전 10시, 사회를 맡은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의 소개에 따라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안녕하세요"를 두 번 반복하면서 연단에 섰다. 대통령 등 뒤로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는 커다란 글씨가 보였다. 

당초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 주어진 시간은 40분. 먼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시작됐다. 무려 20분 동안 석 달 만에 곤두박질친 지지율, 연이은 인사실패 지적에 관한 사과 또는 쇄신 약속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이뤘다는 자화자찬 가득한 보고로 기자회견의 문을 열었다(관련 기사 : 쇄신 약속도 사과도 없었다... 자화자찬 가득했던 20분 http://omn.kr/20aom ).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예정된 20분에 추가로 14분이 주어졌다. 총 34분 동안 12개의 질문이 나왔다. 이번 기자회견에 임했던 내외신 기자들 수는 120여 명이었는데, 외신 기자의 질문 3개를 빼면 9개의 국내 현안 질문이 나온 것. 사전에 질문자를 선정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자들은 주어진 34분 동안 사회를 맡은 강인선 대변인에게 질문권을 얻고자 손을 들었다.

그런데 이날 질의응답에선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를 비롯한 국민의힘 내부 갈등 상황이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사적채용 논란, 관저 공사를 둘러싼 의혹, 특히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날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과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무엇보다 관저 공사 수주 업체들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기자는 이 질문을 하려 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끝내 질문하지 못했다.

지지율·인사문제·이준석... 정치 현안 질문 셋, 구체적 답변은 없었다 
 
국민대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국민대 민주동문회, 국민대 동문 비대위, 숙명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다.
 국민대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국민대 민주동문회, 국민대 동문 비대위, 숙명 민주동우회 회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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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개 질문 중 정치 현안 관련 질문은 3개였다. 윤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고, 명쾌한 답변은 없었다. 

우선 '낮은 수준에 머무는 국정운영 지지율에 대한 대통령 자신의 분석과 원인을 세 가지 꼽아달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요인을) 세 가지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취임 후에 한 100여 일을 일단 당면한 현안들에 매진하면서 되돌아볼 시간은 없었지만, 이번 휴가를 계기로 해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 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국민이 국정운영 부정평가 원인으로 '인사문제'를 꼽은 것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도 구체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지지율 하락 요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어느 정도 제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라고만 밝혔다.

덧붙여 그는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이런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제가 지금부터 벌써 시작을 했지만, 그동안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지금 짚어보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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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내놓는 지적, 여당 내 집안싸움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었다"면서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는 "하하" 웃으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로 답했다. 그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속하겠다"라고 웃어보였다. 또 외신 기자가 질문 중 '외신의 대통령실과 정부에 대한 접근을 좀 늘려주셨으면 한다'는 요청에도 "접근 기회는 더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흔쾌히 답변하기도 했다. 

질의응답 전반부에 주로 정치·외교 사안 관련 질문이 나온 것을 고려한 것인지, 사회자는 후반부에 주로 경제지 기자에게 질문권을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 현안 질문과는 다르게 길고 자세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사회자인 강 대변인이 시간제한으로 더이상 질문을 받지 못하는 점에 양해를 구하면서 마무리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잠깐만"이라며 앞서 자신의 답변을 보충하기까지 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34분이란 질의응답 시간에서 불편한 정치 현안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피하고, '민생과 경제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이 하고픈 말은 충분히 한 것으로 보인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포함한 54분간의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현장에 참석한 120여 명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해 나누고는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 문구를 뒤로한 채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윤 대통령 질의응답 시간 총 34분... 문재인·박근혜 등 전 대통령 때보다 짧아져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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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국민 담화를 밝힌 모두발언 20분을 빼면 34분가량 진행됐다. 전임 대통령과 비교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불통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 이후 316일 만에 개최된 2014년 첫 기자회견은 총 80분간 진행됐고, 이중 62분 간 질의응답을 했다. 그리고 2017년 1월 1일 새해 첫날의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는 자신의 '정당함'과 '무고함'을 길게 주장한 뒤 기자 15명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각본없는 생중계' 방식으로 60분 동안 대통령이 직접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5~6분 모두 발언 뒤 나머지는 질의응답으로 채워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 때는 온오프라인으로 120명 기자들과 만나 100분 동안 질의응답을 나눴다. 

이번 윤 대통령의 첫 공식 기자회견은 전임 대통령들의 기자회견에 비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쓴소리도 경청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기대에 기자들이 부응하지 못한 탓도 크다. 

다행히 윤 대통령은 17일 질의응답에 앞서 "100일을 맞아 열린 이번 기자간담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주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질문권을 받지 못한 기자들은 이 말을 믿고,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언제든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다음날인 18일 출근길 문답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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