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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에 앉은 하늘다람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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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상자에 있는 하늘다람쥐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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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둥지에서 누군가의 번식 흔적을 확인했다. 손을 대자 둥지의 입구에서 새가 아닌 다른 녀석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직감적으로 하늘다람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신없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그 순간 둥지로 들어가 버렸다. 150m 고층타워를 만든다는 보운대 현장답사를 갔다가 하늘다람쥐 때문에 그야말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보운대에서 불과 50m도 되지 않는 곳에서 하늘다람쥐가 번식하고 있다니 말이다.

하늘다람쥐는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328호 지정 보호받고 있으며,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종자체가 보호종이다. 2015년, 대전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합의를 통해 대전시 깃대종으로도 지정했다.

조심스럽게 둥지상자를 열자 하늘다람쥐의 몸이 보였다. 움츠린 모습을 담고 다음에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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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식한 둥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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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의 하늘다람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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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망원렌즈를 준비해 올라간 후 둥지 앞에서 하늘다람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언젠가는 나오겠지'라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은 지 1시간만에 하늘다람쥐가 잠시 밖으로 나왔다.

하늘다람쥐는 둥지에서 나와 참나무 중간에 앉았다.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지는 않는 듯 했다. 그럼에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사진만 찍고 바로 산을 내려왔다.

번식을 하는 하늘다람쥐를 본적이 없기에 실제 번식하는 둥지인지 궁금했다. 전문가에게 둥지내부 사진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는 번식하는 둥지라고 확실하게 답변해 주었다.

섬유질 같은 것을 쌓아 놓은 곳에 구멍을 만들어 번식한다는 것. 휴식을 취하는 곳은 낙엽정도만 깔아 놓고 쉬기 때문에 번식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하늘다람쥐는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후 민둥산이 되면서 개체가 급감했다가 최근 숲이 보전된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숲이 잘 보전된 지역에 서식한다는 말이다.

이번에 확인된 지역은 참나무림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참나무림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숲의 나이가 오래 되었다는 증거이다.

보운대 인근 숲은 오랜기간 잘 보전된 숲이다. 보운대 인근에서 하늘다람쥐가 번식하고 있다는 뜻은 숲 자체가 잘 보전되어 있다는 뜻이다. 

현재 대전시는 보운대에 150m의 고층타워 건설을 예정하고 있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토목사업이다. 향후 사업이 강행될 경우,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 번식처의 훼손은 불가피하다. 케이블카까지 건설된다면 대전시가 스스로 지정한 깃대종의 서식지를 훼손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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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에 하늘다람쥐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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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운대 인근 지역은 하늘다람쥐 이외에도 소쩍새와 솔부엉이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잘 보전된 숲에 대규모 개발을 한다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늘다람쥐가 살아가는 숲 자체에 관심을 갖고 오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숲 자체가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다.

대규모 토목공사로 관광을 활성화 할 생각은 접어야 한다. 대전시가 스스로 지정한 깃대종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현재 추진하려는 고층타워와 케이블카는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하늘다람쥐의 서식처의 보전과 더불어 시민들과 함께 지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태그:#하늘다람쥐, #생태계, #보운대, #150M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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